생활속 법률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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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에서 얻는 생활지혜 9 - 상가 분양대행사의 수익보장, 선임대 확보 등 기망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대법원은 “임대와 무관한 지원” 확약서의 존재를 근거로, 임대차 해지 사실이 최소한 일정 범위에서 공유·조정되었을 가능성을 강하게 보았다. 분양 분쟁에서는 종종 “말” 다툼으로 흐르는데, 결국 재판부는 작성·교부된 문서의 문언과 그 이후 이행 여부를 중요한 객관자료로 평가했다.

작성일 : 2026.05.18 10:37 작성자 : 변호사 박병규

상가 분양대행사의 수익보장, 선임대 확보 등 기망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대법원 판례(2025다219673)

 

상가 분양 현장에서는 ‘임대수익 보장’, ‘선임대 확보’, ‘대출로 잔금 90% 가능’, ‘시세차익 확실’ 같은 문구가 자주 등장한다. 문제는 실제 결과가 달랐을 때, 그 설명이 단순한 과장 광고(상술)에 그치는지, 아니면 불법행위(기망행위 또는 고지의무 위반)로서 분양대행사 및 직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이다.

2025년 대법원 판결은 그 경계를 판단하는 기준과 사실관계 평가의 포인트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안의 개요

 

2022년경 분양대행사 직원들로부터 평택의 한 상가를 추천 받았다. 당시 직원들은 “3년간 선 임대가 확보되어 있어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고, 계약금만 내면 잔금의 90%는 은행 대출이 가능하다” 며 투자를 권유했다. 이 설명을 믿고 분양계약을 체결했으나, 이후 기존의 선 임대차계약이 해지되는 변수가 발생했다.

 

분양대행사 직원들은 잔금 납부를 망설이는 원고에게 “언제든지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거나 “임대와 무관하게 6개월분 월차임을 지원하겠다”는 확약서를 써주며 안심시켰다. 원고는 결국 부족한 잔금을 대행사 직원으로부터 빌려가면서까지 대금을 완납하고 소유권을 취득했으나, 약속된 임대 수익이 실현되지 않자 피고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원심법원의 판단)

원심은 분양대행사 직원들의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피고들이 분양계약 체결 이후 선 임대차계약이 해지된 사정을 잘 알면서도, 수익성을 의심하며 잔금 지급을 유보하려던 원고에게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적극적으로 제시한 것은 상거래 관행에서 용인되는 상술의 범위를 넘어서는 기망행위라는 판단이었다.

 

(대법원의 판단: 2025다219673 판결)

대법원은 먼저 일반 법리를 정리했다.

“상품의 선전·광고에 다소의 과장 허위가 수반되더라도 그것이 일반 상거래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시인될 수 있는 한 기망성이 결여”되고, “구체성과 확정성, 실제에 부합하는 정도,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또한, “부동산 거래”에서 “고지를 받았더라면 그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한 사정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고지의무가 문제될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들의 언동을 곧바로 “비난받을 정도의 허위 고지” 또는 “고지의무 위반”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분양계약 체결 전에 “임대차보증금과 월차임 상당액을 보장”한다는 확약서가 교부되었고, 그 당시에는 실제로 선 임대차계약이 존재했으므로, 그 확약서가 곧바로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둘째, 선 임대차 해지 이후에는 “입주지원금” 및 “임대와 무관하게 6개월분 월차임 상당액 지원” 취지의 확약서가 다시 작성·교부된 점에 비추어, 선 임대차 해지 사실이 일정 부분 ‘양해’ 되었고(적어도 그 가능성이 높고), 임대가 안 되면 일정 금전 지원으로 정리하는 합의로 볼 여지도 있다는 점이다.

셋째, 실제로 피고들이 확약서 내용을 이행한 사정(대여 및 상계 처리 등)과, “약속 불이행”이라고 볼 만한 사정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넷째, 수익·시세차익 설명은 “추상적으로 이루어진 예상 정도”로 보이고, 분양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되었다고도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판결은 “분양대행사(직원)의 말”이 결과적으로 틀렸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불법행위책임(기망 또는 고지의무 위반)을 인정하지 않고,

① 그 설명이 구체적·확정적 사실의 단정인지,

② 거래 관행상 용인되는 수준의 과장인지,

③ 계약 내용으로 편입되었는지,

④ 이후 문서(확약서)와 이행 경과까지 포함해 ‘전체 거래 과정’을 종합 평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사례로 정리할 수 있다.

 

“선임대 확보”는 강한 문구이지만, 법적 책임은 표현의 ‘형태’와 ‘정황’에 좌우될 수 있다.

‘확정된 사실’ 처럼 단정적으로 고지했는지, 아니면 일반적 전망·기대 수준인지가 핵심이다. 대법원은 이 구별을 위해 구체성·확정성, 실제 부합 정도, 의사결정 영향을 종합하라고 했다.

확약서(문서화)의 의미가 매우 크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임대와 무관한 지원” 확약서의 존재를 근거로, 임대차 해지 사실이 최소한 일정 범위에서 공유·조정되었을 가능성을 강하게 보았다. 분양 분쟁에서는 종종 “말” 다툼으로 흐르는데, 결국 재판부는 작성·교부된 문서의 문언과 그 이후 이행 여부를 중요한 객관자료로 평가했다.

‘고지의무 위반’은 자동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임대차 해지 같은 사정이 중요하더라도, 그것이 경험칙상 “알았으면 거래를 안 했을 사정”인지, 그리고 당사자 사이에 이미 다른 방식(지원금 등)으로 조정·합의된 정황이 있는지 등이 함께 심리될 수 있다.

분양대행사 책임을 다투는 사건에서 실무적으로 가장 위험한 지점은 “판매 멘트의 과장” 그 자체보다,

① 특정 사실을 ‘확정된 것’처럼 말했는지,

② 그 사실이 나중에 바뀌었는데도 적시에 알리고 조정했는지,

③ 그 조정이 문서로 남아 있고 실제 이행되었는 지로 보인다.

 

이번 판결은 “임대가 결국 안 됐다”는 사후 결과만으로 책임을 쉽게 인정하기보다, 거래 과정 전체의 문서·이행·대화 흐름을 촘촘히 보겠다는 메시지에 가깝다.

따라서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분양 단계에서

① ‘선임대’의 근거 자료(계약서, 해지 여부, 조건)를 확인하고,

② 지원 약정이 있다면 문구를 명확히 하며,

③ 이행 여부를 증빙으로 남기는 방식이 분쟁 대비에 유리할 수 있다.

반대로 분양대행사 입장에서는 “확정”처럼 들리는 표현을 경계하고, 사정 변경 시 설명 및 문서 정리를 통해 오해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리스크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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