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법률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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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에서 얻는 생활의 지혜 7 - 임대차 종료 후에 소유자가 변경될 경우, 상가보증금 반환 의무 승계 여부와 대항력은?

보증금을 받기 전에 점유를 풀거나 사업자등록을 말소하면 대항력을 잃어 새로운 주인에게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보증금을 돌려받는 순간까지 요건을 철저히 유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작성일 : 2026.05.03 08:48 작성자 : 변호사 박병규

임대차 종료 후에 소유자가 변경될 경우, 상가보증금 반환 의무 승계 여부와 대항력은? (대법원 2023307116)

 

상가 임대차 계약이 끝났음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에서 건물의 소유자가 바뀌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때 임차인은 전 주인에게 보증금을 달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건물을 새로 산 주인에게 청구해야 할까요?

대법원은 이와 관련하여 임차인의 권리를 두텁게 보호하는 명확한 판결을 내놓았다.

이 판결을 통해 대항력 있는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 주체가 누구인지 살펴보자.

원고는 재건축 정비구역 내 상가 점포를 임차하여 영업하던 중에 임대차 계약 기간이 20211231일로 종료되었다. 그러나 원고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고, 그 상태에서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인 피고가 20221월 해당 상가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하게 됐다.

이에 임차인인 원고는 건물을 새로 취득한 조합을 상대로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원심은 임대차계약이 기간만료로 종료된 후에 임차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피고는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의 피고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법리를 근거로 원심판결을 파기했다((2023307116).

상가임대차법 제9조 제2항에 의하여 임차인은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 임대차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의제된다. 그러한 상태에서 임차목적물인 부동산이 양도되는 경우에는 같은 법 제3조 제2항에 의하여 양수인에게 임대차가 종료된 상태에서의 임대인으로서의 지위가 당연히 승계된다.

이는 법률상 당연승계 규정으로 보아야 하므로, 상가건물이 양도된 경우에 그 양수인은 상가건물의 소유권과 결합하여 임대인의 임대차계약상의 권리·의무의 일체를 그대로 승계한다. 그 결과 양수인은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면책적(새로운 사람이 빚을 대신 떠안고 원래 채무자는 책임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으로 인수하고, 양도인은 임대차관계에서 탈퇴하여 임차인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면하게 된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임대차 계약이 형식적으로 종료되었더라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면 임대차 관계는 여전히 유지되는 것으로 본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기간 중에 건물을 산 사람은 임대인의 지위를 그대로 이어받게 된다.

대법원은 상가임대차법의 입법 취지가 임차인의 보증금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데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며, 소유권 변동 시점이 임대차 종료 전인지 후인지를 따지지 않고 임차인의 손을 들어주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건물의 주인이 바뀌었을 때 누구에게 돈을 달라고 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이번 판결은 임대차 종료 후 보증금을 못 받은 임차인이 대항력을 유지하고 있다면, 새로운 건물주에게 당당히 보증금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주의할 점은 임차인이 대항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증금을 받기 전에 점유를 풀거나 사업자등록을 말소하면 대항력을 잃어 새로운 주인에게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보증금을 돌려받는 순간까지 요건을 철저히 유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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