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채를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은 우리 경제의 안전판을 유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민생이 힘들어도 정부의 적절한 재정 지출을 유지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다.
작성일 : 2026.03.27 07:39 수정일 : 2026.04.01 10:48 작성자 : 경제에디터 박세미
우리는 지금 재정준칙(법)의 제정이 시급하다.
지난 23일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 따르면, 우리 정부부채는 1천250조7천746억원, 가계부채는 2천342조6천728억원, 기업부채는 2천907조1천369억원이고 이를 합한 총부채는 6천500조5천843억원으로 나타났다. 총부채는 2021년 1분기 5천조원, 그해 4분기 5천500조원, 2023년 4분기 6천조원을 차례로 넘는 등 지속해서 증가했다. 총부채는 GDP의 2.5배를 훌쩍 넘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정부부채가 9.8% 늘어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가계부채와 기업부채는 각각 3.0%, 3.6%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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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제 주체별 부채 규모 추이(단위: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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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2025년 3분기 말 |
2025년 2분기 말 |
2024년 3분기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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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부채 |
12,507,746 |
12,391,435 |
11,394,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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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
23,426,728 |
23,258,980 |
22,752,0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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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부채 |
29,071,369 |
28,718,715 |
28,059,6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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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부채 |
65,005,843 |
64,369,130 |
62,205,770 |
※ 국제결제은행(BIS) 최신 데이터 취합(연합뉴스 자료)
국제금융협회(IIF)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지난해 4분기 말 48.6%로, 1년 전(43.6%)보다 5.0%p 상승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IIF 기준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50%에 바짝 다가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정부부채는 OECD국가 중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지만, 그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확장 재정과 정부 지출 확대 등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한 가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원유를 비롯한 원료 비용이 증가한다면, 인플레이션은 경제정책 운용의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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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가계·기업부채 비율 추이(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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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정부부채 |
가계부채 |
기업부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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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분기 말 |
45.4 |
92.1 |
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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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말 |
45.3 |
90.4 |
1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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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말 |
45.1 |
90.2 |
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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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말 |
43.6 |
89.6 |
11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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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분기 말 |
43.6 |
90.3 |
1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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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말 |
48.2 |
90.2 |
1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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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말 |
48.4 |
90.2 |
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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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말 |
48.6 |
89.4 |
110.8 |
※국제금융협회(IIF) 최신 데이터 취합(연합뉴스 자료)
주택담보 대출 위주의 가계부채, 그리고 중소기업과 부동산 PF 중심의 기업부채 이 둘을 합한 부채는 우리 경제의 위험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대부분의 국가가 이 둘 중 한 가지만 높은 편인데, 우리는 둘 다 높다. 여기에 우리 경제의 심각성이 숨어 있다.
따라서 정부부채를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은 우리 경제의 안전판을 유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민생이 힘들어도 정부의 적절한 재정 지출을 유지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다.
정부부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여 정부실패를 바로잡기 위한 대안을 연구하는 학파가 공공선택이론이다. 공공선택이론은 경제학, 그 중에서도 재정학을 학문적 배경으로 한다. 재정학은 크게 조세(taxation) 부문과 정부지출(public expenditure)의 분야로 나눌 수 있다.
기존의 신고전파 후생경제학이 공공재 공급을 위한 조세 수익에 관심을 두었다면, Buchanan 등 공공선택이론가들은 이 보다는 정부지출 측면에 초점을 두었다. 시장실패의 치유를 위한 정부개입으로 초래된 ‘정부실패’에 대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였다.
미국은 1940~50년대에 정부의 수입과 지출 등 공공부문의 규모가 급속하게 팽창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 이러한 이유를 정치인과 관료의 이기심에 기초한 행태로 인해 경제정책이 왜곡되고, 국민들 다수의 선호를 반영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고 보았다.
공공선택이론은 선출직 공직자들은 공익을 추구하기보다 자기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하여 행동한다고 가정한다. 이기적 주체로 설정한다. 선출직 공직자들은 선거에서 득표의 극대화를 추구하기 위하여 자신의 정치적 재량권을 남용한다. 정치인의 경우 국민 전체를 대표하여 행동하기보다는 본인의 지역구 주민이나 특정 이익집단에 한정하여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달성하기 위한 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Buchanan은 재정지출 관련 정부실패를 막기 위해 국가권력을 제한하는 다양한 헌법 규칙을 제안한다. 방만한 통화정책을 억제하기 위해 통화준칙주의를 헌법에 도입할 것을 제안하고, 국가의 조세 권력을 제한하기 위한 단일세율제도, 그리고 세율∙정부 지출∙예산적자 등의 한도를 정한 헌법 규칙, 차별적인 입법을 금지하기 위한 법치주의를 헌법에 도입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에 따라서 스위스가 헌법에 세율의 인상한계와 지출한도를 정했고, 독일이 헌법 개정을 통하여 적자예산의 한계와 경쟁적 연방주의를 도입했다.
정리하면, 유권자의 정치적 지지를 얻기 위해 경쟁하는 여ㆍ야가 재정집행을 재량정책에 일임한다면, 시장과 공적 영역을 명확히 분리해서 합리적으로 의사선택을 하는 것이 어렵게 된다. 즉, 대통령 및 국회 그리고 정당은 지속적으로 유권자의 선호를 재정정책에 반영할 경우에 이러한 재정재량은 포퓰리즘으로 이어지게 된다.
예컨대, 정당과 정치인이 유권자에게 복지지출의 확대를 공약으로 제시하여 정권을 획득한 후, 재정건전성을 해치면서 복지재원을 지출하는 경우는 재정적자를 초래하여 조세부담을 늘리거나 또는 국공채발행으로 재원을 조달하게 된다. 결국 이러한 불합리한 현실은 유권자인 국민의 소득감소와 부채부담으로 이어지게 됨을 깨달어야 한다.
실제로 여러 나라에서 공공부채 확대와 재정건전성 악화, GDP 대비 재정수지 및 정부부채 문제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공공채무를 통제하기 위해서 재정준칙의 법제화가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한국도 최근 정부부채가 급증하고 있다. 예산 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뷰캐넌의 재정 준칙(fiscal rule: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GDP 대비 3% 이내로 제한하고, 국가채무도 일정 수준 이하로 관리)의 도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재정준칙(fiscal rules)이란 재정수지∙재정지출∙국가채무 등 총량적인 재정지표를 포함하는 재정운용의 목표설정 및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 등을 법제화함으로써, 재정당국의 재량적 재정운용에 제약을 가하는 재정운용체계다.
IMF는 재정준칙의 구성요소를 세 가지로 규정하고 있다. 첫째 헌법, 법률, 가이드라인, 국제협약 등 법적 토대, 둘째 재정수지, 국가채무, 지출총액 등의 총량적 재정목표, 셋째 재정준칙을 준수하지 못했을 경우이 가해지는 사법적∙금전적∙신용적 제재 등의 제재조치가 이에 해당된다.
그동안 역대 정부들이 재정준칙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을 해 온 것이 사실이다.
2016년 박근혜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채무 비율을 45% 이하로 유지하고,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GDP 대비 -3% 이하로 유지하도록 재정 준칙을 설정하는 재정건전화법 제정안을 마련했으나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20년 10월 문재인 정부도 ‘한국형 재정준칙’ 즉 GDP 대비 정부채무 비율은 60%, 통합재정수지비율은 -3% 이내로 관리하며, 이를 넘길 경우 건전화 대책을 의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2022년 7월 윤석열 정부에서 재정적자를 관리재정수지 -3% 이내로 통제하는 내용의 재정준칙을 법제화하려고 했으나, 국회에서 여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법제화에 이르지 못했다.
OECD 회원국 중 아직까지 재정준칙을 도입하지 않은 국가는 대한민국, 튀르키예 두 나라뿐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저출산 및 고령화와 통일 비용 등을 감안해야 한다. 조속히 재정준칙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우리는 지금 재정준칙을 마련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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