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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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존중 TF 발표, 이제 '절차'가 관건이다

공개된 관여자와 징계 숫자가 아닌, 책임 기준과 독립 심사 제도화를 고민해야할 때다

작성일 : 2026.02.12 02:12 수정일 : 2026.02.12 02:26 작성자 : 백자성 (100j-star@newssisun.com)

정부조직법과 국군조직법 상 국방부장관은 대통령의 명을 받아 국방에 관련된 군정 및 군령과 그 밖에 군사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장관의 역할 전반에 관한 통찰과 이해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방부는 2월 12일 오후 ‘헌법존중 정부혁신 TF’의 ‘12·3 불법 비상계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TF와 특별수사본부가 6개월간 120여 명을 투입해 24개 부대 860여 명을 조사했다. 이 중 직·간접 관여자 180여 명을 식별했으며(일부 중복), 수사의뢰·수사 중 114명, 징계요구 48명, 경고·주의 75명, 중징계 35명을 집계했다. 이런 숫자 공개는 사건을 덮지 않고 제도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어제 본지 칼럼에서 지적했듯, 징계가 정치 프레임에 휘말리면 군은 위험 회피 조직이 된다. 형사·징계 절차의 경계가 모호해질 때 내부 법치도 흔들린다. 이번 발표는 책임 규명 속도를 높였지만, 이제 ‘책임 기준을 어떻게 제도화할까’가 핵심이다. 숫자는 출발점일 뿐이다.

   TF는 실체적 정황도 밝혔다. 계엄 해제 후 계엄사에서 추가 부대(2신속대응사단 등)를 확인한 점, 정보사의 선관위 점거 모의, 방첩사·조사본부의 체포조 운영 등이 그것이다. 이런 사실은 사회적 분노를 키우지만, 결론만큼이나 절차의 엄밀함이 더 중요하다. 현 정부가 이번 사안을 헌정질서 훼손으로 규정한 만큼, 후속 조치가 흔들리면 군 불신만 깊어진다.

   발표 강점은 조사 규모다. 하지만 기준이 모호하면 불신도 커진다. 국방부는 의사결정권, 계급, 행위 시점·역할을 판단 기준으로 꼽았으나, 이는 행정적 분류에 그친다. ‘관여’ 안에 위법 인식 여부, 기밀 접근, 명령 압력, 준비·실행·은폐 단계 등 층위가 다르다. 이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으면 발표는 논쟁거리로 전락할 수 있다.

   징계와 형사 절차의 연계도 문제다. 징계가 형사 증명·방어권을 우회하면 법치가 무너진다. 중징계 35명은 무게가 크니,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형사와 어떻게 정렬할지가 핵심이다. 예방 조치(직무배제 등)와 파면은 논리가 다르다. 중징계는 독립성, 방어권, 증거 투명성을 갖춰야 정당화된다.

   방첩사·정보사 기밀 때문에 미발견 부분이 있다며, 국방부조사본부장 주도 ‘내란 전담 수사본부’의 고강도 수사를 예고했다. 여기서 혁신 TF의 성패가 갈린다. 기밀이 많을수록 내부 절차는 정교해야 한다. 공개가 어렵다면 독립 심사와 기록성을 강화해야 한다. 국민에게 ‘다 보여주라’가 아니라, 사후에도 견디는 절차를 남겨야 한다.

   발표가 수사 성과 열거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 재발 방지 설계도가 신뢰를 낳는다. 이를 위해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관여 유형(명령·공모·협조·방조·은폐)을 구분한 책임 분류 체계 명문화다. 둘째, 징계·항고를 다루는 독립 심사 구조의 제도화다. 셋째, 계엄 요건, 위법 명령 판단, 문민통제 교육 실전화다. “절차와 기준”의 문제의식은, 이제 이런 구체적 설계로 내려와야 한다.

   국방부 발표는 국가의 단호한 태도를 보여주려 한 것으로 이해된다. 헌법존중은 구호가 아닌 엄격한 절차다. 단호함은 더 철저한 과정으로 증명돼야 군이 헌법의 도구로 남는다. 이번이 군 법치와 문민통제를 성숙시키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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