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논리를 배제하고, 군사적 전문성과 구조적 원칙에 기반한 실무적 재검토가 시급하다
작성일 : 2026.01.20 08:53 수정일 : 2026.01.21 02:57 작성자 : 백자성 (100j-star@newssi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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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합참청사 전경. 지휘·부대구조 개편에 관한 논의는 합참의 역할과 임무, 기능에 대한 명확한 검토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사진: 합참 홈페이지] |
2026년 1월 20일, 국방부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 미래전략 분과가 권고안을 발표했다. 국방부와 자문위는 이번 권고안이 인구 절벽과 복합적 안보 위협을 AI·첨단기술 기반의 '스마트 강군'으로 극복할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발표 내용만으로 구체적 정책 설계를 평가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핵심 사항들을 살펴보면 전문적 군사 소요보다 정치적 정서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러한 우려는 과거 전략사령부와 드론작전사령부 창설 논의 과정에서도 유사하게 제기된 바 있다.
이번 권고안은 네 가지 분야로 요약된다. 우선 전략 개념에서는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 주도의 연합방위체제를 구축하고, 재래식 전력과 핵자산을 결합한 억제체제를 구축하며, 선형 경계에서 거점 중심 기동대응으로의 작전 개념 전환을 제시하고 있다. 둘째, 지휘구조 개편은 합동작전사령부 창설 및 합참 작전 기능의 이관, 전략사령부 역할 재정립과 우주사령부 창설을 포함하고 있다. 셋째, 전력구조 개편은 핵심전력 소요 재검토와 첨단 연구개발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넷째, 인력구조 개편은 간부·전문병·민간 인력의 결합과 민간자원 활용 확대를 제안했다.
전략 개념 및 지휘 구조의 한계
먼저 미래 국방전략의 연합·억제 전략과 위협 인식 확장은 변화하는 전략 환경에 부합한다. 그러나 작전개념 전환이 주로 경계작전이라는 지엽적 분야에 머문 점은 전략적 범위 설정의 오류를 드러낸다. 경계작전의 변화를 통해 전구작전 전반, 특히 방어 단계의 전략적 변화를 유발할 수 있는 상징성은 있다. 하지만 권고안은 전구작전의 전략적 변화를 중심에 두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이러한 접근은 미래 전장 환경과 합동 및 지상작전 수행 개념을 충족하기 어렵다. 아울러 권고안은 군사사상과 전략문화의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다.
지휘·부대 구조의 기능적 결여
지휘·부대 구조 개편 분야에서는 사령부 명칭만 나열될 뿐, 전구 작전 수행을 위한 '기능 아키텍처'가 결여되어 있다. 개편의 기본은 전·평시 지휘권 흐름, 기능 배분 원칙, 연합 및 합동 작전의 결합 방식, 그리고 중복과 공백 제거라는 구조적 원칙을 확립하는 것이다. 이번 권고안은 이러한 원칙 명시 없이 사령부 목록만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전구 작전을 위한 기능적 통합과 명확한 책임 소재를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권고안은 새로운 합동작전사령부로 합참의 작전 기능을 이관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정작 합참의 작전 기능이 무엇인지 상위 개념에서 정의하지 못했다. 대통령령인 「합동참모본부 직제」에는 15가지 임무가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를 수행할 구체적 기능은 정의되지 않고 참모부서 중심으로만 나뉘어 있다. 이렇듯 기능 배분이 불명확한 상태에서는 '작전 기능 이관'의 실질적 의미가 모호해지며, 결과적으로 합동작전사령부의 역할 또한 불분명해질 수밖에 없다.
지휘·부대 구조의 개편은 연합·합동작전 수행체계 내에서 합참의 역할을 재검토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합참의 임무를 기초로 기능을 구체화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해 참모부서를 최적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해당 기능을 직접 수행할 주체로 예하 작전사령부의 편성을 고려해야 한다. 이처럼 임무와 기능 수행의 효율성을 먼저 따져본 뒤에야 합동작전사령부 창설이나 전략사령부 재정립을 논의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이번 권고안이 구조적 취약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를 우려하는 것이다.
복합적인 지휘체계의 위험성
전시 지휘체계에서 합참, 합동작전사령부, 연합사, 전략사령부, 각 군 작전사령부 사이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힐 우려도 크다. 예를 들어, 합동작전사령관이 연합사령관직을 겸임하더라도, 합참 고유의 임무인 통합방위작전이나 전시에 연합사로 전환되지 않는 부대에 대한 지휘·통제 기능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이러한 고유 임무까지 합동작전사령부에 부여한다면 지휘관계는 더욱 복잡해진다. 본지는 2024년 5월, 전략사령부 창설이 평시 각 군 작전사와 전시 연합사 간의 관계에서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드론작전사령부 역시 창설 당시부터 기능 중복과 지휘 관계의 불분명성 문제를 안고 있었다. 따라서 이번 개편안은 군사작전의 효율성을 기준으로 종합적이고 체계적이며 전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전력 및 인력 구조의 실효성 확보
전력 구조 개편 논의는 당위적 수준에서 제안되고 있다. 다만 '통합소요 기반 체계개발' 추진을 위해서는 실무차원의 노력이 중요하다. 이는 상호운용성과 작전 효과를 중심으로 능력을 정의하고 획득을 연계하는 모델이다. 이를 실현하려면 현행 합동전투발전체계와 국방전력발전업무훈령의 절차, 평가 기준, 상호운용성 검증 등 실질적 요건이 정책적 토대로 마련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력 구조의 핵심은 인구 감소와 전문성 확보이다. 간부 중심 구조 전환은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으나, 인력 확보 경쟁 상황에서 국방 분야는 다른 분야에 비해 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다. 현재의 패러다임을 벗어나지 못한 단순한 처우 개선만으로는 인력 유인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군 인재 확보는 노동 시장 경쟁의 관점에서 근본적으로 재설계되어야 한다.
이번 권고안이 발표에 포함되지 않은 부분까지를 고려해 체계적으로 검토되었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현재 드러난 사안만으로는 전문화된 군사적 판단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 미래 전략환경 대응은 정치적 영향을 배제하고 전문성과 기능적 효율성을 기초로 정책화되어야만 실질적인 개선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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