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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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정보 기능 전반을 고려해야 한다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의 「방첩·보안 재설계」 권고안은 국방정보 체계 전반을 고려한 정책 설계로 보완될 필요가 있다

작성일 : 2026.01.18 11:50 수정일 : 2026.01.18 11:52 작성자 : 백자성 (100j-star@newssisun.com)

내란극복·미래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 홍현익 위원장이 지난 1월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국군방첩사령부 해제, 안보수사·방첩정보 기능 신설 조직 이관 등을 골자로한 방첩사 해제·개편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뉴스1
 

   국방부는 2026년 1월 8일,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원회의 활동 결과를 발표했다. 권고안의 핵심은 국군방첩사령부를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안보수사 기능을 국방부 조사본부로 이관하며, 방첩정보와 보안감사 기능을 분리·전문화한 조직을 신설하자는 것이다. 또한 동향조사·세평수집 등 정치적 오남용 소지가 컸던 기능을 폐지하고, 문민통제와 외부 통제를 강화해 군 방첩·보안 기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권한 집중 해소와 통제 강화를 목표로 한 개혁 구상이다.

   이 발표는 1월 8~9일 사이 주요 언론의 집중 보도로 이어졌다. 보도 프레임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뉘었다. 방첩 기능의 정치적 중립성 회복을 강조한 ‘민주적 통제’ 프레임, 보안사 이후 이어진 군 방첩 조직의 단절을 부각한 ‘해체의 상징성’ 프레임, 기능 분리가 안보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그리고 새 조직 신설이 관료 구조를 비대화할 수 있다는 비판이다. 동일한 권고안을 두고 평가의 초점은 언론마다 달랐다.

   이번 권고안은 12·3 계엄 이후 제기된 군 「방첩·보안」기능의 정치화 논란에 대한 제도적 대응이라는 맥락에서 검토되었다. 방첩 조직이 정치적 위기 국면에서 특정 권력의 이해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논의의 중심에 있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민주적 통제 강화라는 방향 설정에는 설득력을 부여한다. 그러나 검토의 초점이 정치적 중립성에 집중되면서, 방첩·보안 기능이 국방정보 체계 전반에서 수행해 온 역할과 효율성에 대한 검토는 상대적으로 제한되었다. 그 결과 안보 공백, 판단 지연, 책임 전가, 비공식 정보 라인의 재등장 같은 쟁점이 동시에 제기된다.

   군 「방첩·보안」기능이 반복적으로 정치화 논란의 대상이 된 배경은 조직 명칭이나 법률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보안사, 기무사, 안보지원사령부로 이름을 바꾸는 동안에도 핵심 기능과 인사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방첩 조직은 군 내부 동향과 인사 정보를 장기간 독점하며 정권의 위기 관리 수단으로 활용돼 왔고, 이 과정에서 고위 장교단 역시 헌법적 중립성보다 조직과 권력에 대한 순응을 전문성으로 오인해 왔다. 12·3 계엄 이후 방첩 조직이 다시 정치화된 핵심 세력으로 지목된 것은 이러한 구조적 역사 과정의 연장선에 있다.

   그럼에도 권고안은 민주주의 국가들의 군 방첩·보안 개혁 흐름과 일정 부분 정합성을 가진다. 다수의 국가들은 군 방첩 조직을 법률에 명확히 근거시키고, 의회나 외부 독립기구의 감시를 제도화해 정치적 오남용을 억제해 왔다. 독일과 캐나다는 군 방첩 활동을 법률과 외부 통제로 관리하고, 영국과 호주 역시 동향조사·세평수집처럼 정치적 악용 소지가 큰 기능을 제한하거나 폐지해 왔다. 이러한 점에서 권고안이 법률 기반과 위험 기능 억제를 강조한 방향은 국제적 기준과 부합한다.

   반면 비정합성도 분명하다. 많은 민주국가들은 군 방첩 기능을 해체하기보다 존치한 상태에서 통제와 책임성을 강화해 왔다. 독일, 프랑스, 캐나다 모두 조직을 유지하면서 법적 통제를 강화했다. 수사와 방첩 정보의 관계 역시 국가별로 분리와 결합이 혼합된 형태로 운용된다. 미국은 군종에 따라 상이한 구조를 택하고 있다. 이에 비해 권고안은 기능 분리를 급격한 단절형으로 설계했다는 인상을 준다. 더 나아가 방첩 기능을 분산시키면서 동시에 국방부 내 정책관을 통한 총괄 구조를 두는 방식은 권한 재집중 논란을 남긴다.

   군 「방첩·보안」기능에 대한 논의는 본질적으로 국방정보 운영의 효율화라는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국방정보본부령은 국방정보본부의 임무를 수집·분석·생산·전파에 그치지 않고, 국방정보정책의 통합·조정과 군령 수행을 위한 판단 지원까지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국방정보를 단순한 자료 축적이 아니라 정책과 작전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체계로 전제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번 권고안은 방첩 기능을 분리·재편하면서도, 방첩 정보가 이 법정 정보 순환 과정의 판단·활용 단계에서 어떻게 결합되는지에 대한 설계를 제시하지 않았다. 그 결과 국방정보본부의 역할과 충돌하거나 제도적 공백이 발생할 소지가 남아 있다.

   이처럼 권고안이 지닌 국제적 정합성과 구조적 비정합성, 그리고 국방정보 체계와의 긴장을 함께 고려할 때, 향후 정책화 과정에서는 몇 가지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첫째, 방첩 개편의 핵심은 조직 해체가 아니라 통제 방식의 설계라는 점이다. 둘째, 기능을 분리하더라도 방첩 정보를 포함한 군사정보가 국방 차원에서 어디에서 종합·판단되는지에 대한 공식 경로를 제도화해야 한다. 셋째, 정책관 중심의 총괄 구조는 정책 조정과 기준 설정으로 역할을 명확히 제한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개혁은 또 다른 구조적 불안을 낳을 수 있다.

   결국 이번 권고안의 성패는 조직 개편 그 자체보다 통제와 판단의 기준을 어떻게 정립하느냐에 달려 있다. 법률화와 제도화는 필수 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정치권의 비정상적 군 인사 개입과 비공식 네트워크가 지속된다면 어떤 구조도 왜곡될 수 있다. 동시에 직업군인, 특히 장성급 장교들이 헌법에 대한 충성과 전문직 윤리를 판단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면 개혁은 형식에 그칠 것이다. 국방정보 기능 전반을 고려한 정책화만이 이번 권고안을 제도의 언어로 완성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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