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통로개척 전력은 AI 기반 유·무인 High–Low Mix로 재편되어야 한다.
작성일 : 2025.11.15 03:33 수정일 : 2025.11.18 05:55 작성자 : 이정구 (외부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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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이 운용 중인 K-600 장애물개척전차 [사진: 육군 제공] |
본지는 3회에 걸쳐 "기동의 진화"라는 주제로 군사전문가의 기획컬럼을 연재한다. 4차 산업혁명기술 기반의 첨단과학기술군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전장의 본질, 전투력 운용의 원리를 기반으로 균형된 작전적 사고와 전력획득의 필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① 미래전의 승패를 가르는 힘, 기동성 ② 기동지원 능력의 확보 ③ DMZ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지난 ①편에서는 우크라이나전이 보여준 현대전의 본질—정밀타격과 감시기능이 아무리 강화되더라도 전장을 장악하는 최종 결정력은 여전히 기동에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지능형 기동지원체계가 승패를 좌우한다는 점을 분석했다. 이번 ②편에서는 이러한 기동의 핵심 조건 중 하나인 지뢰지대·장애물지대 돌파 능력, 즉 기동지원 능력의 확보 방향을 살펴보면서, 한국군이 미래전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전력적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기동전의 성패를 가르는 통로개척 능력
우크라이나전이 장기화하면서 세계는 본격적인 재군비 경쟁 국면으로 재진입했고, 한반도 역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장사정포·특수전 위협, 그리고 DMZ 지역 다층 방어체계 구축으로 안보 불확실성이 크게 증대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기동부대가 복합 장애물을 돌파하며 작전의 속도와 기세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은 단순한 장비 확보 차원을 넘어 전쟁지속능력과 국가 생존전략의 핵심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 통로 개척 능력이 부족할 경우, 전장의 주도권 상실뿐 아니라, 작전이 소모전·교착전으로 빠지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경제·인명 피해가 누적될 가능성이 높다.
역사적으로도 방어지대 극복과 기동 우위 확보는 전쟁 승패를 결정짓는 중추적 요소였다. 1차 세계대전의 독일군 ‘침투전술(Hutier Tactics)’은 교착된 전선을 일거에 연계 돌파했고, 2차 세계대전의 ‘전격전(Blitzkrieg)’은 속도·기습·기동의 결합이 전장을 지배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1991년 걸프전의 고속 기동전 역시 방대한 방어선을 돌파하며 전장의 흐름을 완전히 장악한 대표적 사례다. 반면 2023년 말라 토크마치카(Mala Tokmachka) 전투에서는 우크라이나군 제33·47기계화여단이 지뢰지대 돌파에 실패해 Leopard 2·Bradley 전투차량을 대량 손실했다. 이로 인해 작전 전체가 좌초되었으며, 이는 기동통로 개척 장비가 단순 공병 장비가 아니라 기동전의 문을 여는 ‘결정적 자산’임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한국군 통로개척 전력의 한계와 보완 방향
한국군의 K600 ‘코뿔소’ 장애물개척전차는 일정 수준의 기동력·방호력·장애물개척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북한이 구축한 고밀도 지뢰지대(1km²당 1,000개 이상, 총 100만발 이상 추정)와 심층방어체계의 규모·밀도를 고려할 때, ‘속도 중심’ 통로개척 능력의 강화가 절실하다. 특히 MICLIC이나 이스라엘 CARPET처럼 넓은 범위의 지뢰를 단숨에 제거해 돌파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기동통로 개척은 단 몇 분의 지체가 아군 부대를 적의 화력에 노출시키므로, 폭발물 기반의 고속 개척 능력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그러나 현재 K600에는 폭발식 지뢰제거 기능이 없어, 이를 보완할 전용 통로개척장비의 별도 전력화가 필요하다. 미국의 M1150 ABV, 독일 Keiler NG처럼 고방호·고기동 전차 기반 플랫폼에 MICLIC/CARPET과 쟁기·도저 블레이드를 결합하여 1차로 폭발식 지뢰제거, 2차로 잔여지뢰·장애물 제거를 연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두 단계 통합 개척 방식’은 고강도 지뢰지대를 상대하는 현대 기동전에서 사실상 표준으로 간주된다.
또한 경제성과 다양한 작전환경(도심전·저강도전·평시 대비 임무 등)을 고려하면 장갑차 기반의 ‘Low급 경량 통로개척장비’ 전력화도 필요한데, 이는 보병사단·기동여단 규모에서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결과적으로, 전장 상황·제대 임무·작전환경에 최적화된 구성을 가능하게 하는 High–Low Mix 통로개척체계가 가장 합리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AI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로의 도약
그러나 High–Low Mix 체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통로개척장비는 전장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지뢰지대, 장애물지대, 적 진지 전방—에서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AI 기반 자율주행·임무장비 자동화가 가능한 무인화 기술의 도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는 국방개혁 4.0의 핵심 과제인 “AI 기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구축”과 정확히 일치하며, 한국군 전력구조의 질적 도약을 위한 필수 방향이다.
현재 국내 기술은 차체 차원의 반자율주행은 가능하나 MICLIC·쟁기·도저 등 개척 임무장비의 반자율 운용 기술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국방혁신 4.0이 제시한 1단계 원격통제형, 2단계 반자율형 시범, 3단계 완전 자율형 중, 한국의 지뢰지대 통로개척 기술은 ‘2단계 플러스(2+) 수준’으로 평가된다.
현 단계에서는 조종자가 안전지역에서 통제하고, 장비는 반자율 주행과 반자율 개척을 수행하는 제한적 유·무인 복합 운용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다. 향후 기술이 성숙하면 기존 유인 장비와 완전 자율형 장비를 결합하는 구조로 발전하여, ‘진정한 의미의 AI 기반 유·무인 복합 통로개척체계’를 완성하게 될 것이다.
결론: 미래전 기동의 성패는 지능형 통로개척 능력에 달려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군은 High–Low Mix 체계에 기반한 통로개척장비를 전력화하고, 두 체계 모두를 AI 기반 반자율·자율 운용 능력을 갖춘 무인화 플랫폼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서만 기동부대는 적 방어선을 신속히 돌파하고, 전장을 선도하는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
전장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대응하지 못할 경우 대가는 패배와 막대한 피해로 이어진다. 따라서 통로개척 능력은 단순히 공병장비의 세부 기능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결합된 속도·기동·생존력의 핵심 전력이다. 지금의 선택과 투자 방향이 미래 전장의 승패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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