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법률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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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의 법률 여행: 16 열여섯 번째 이야기- 현재에도 존재하는 장발장 이야기들

법에도 인정은 있다. 법에 규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준수가 기본이지만, 상황이나 입법 취지가 고려되어야 실질적 보호가 가능

작성일 : 2025.10.31 01:22 수정일 : 2025.11.02 11:53 작성자 : jk_law (jk_law@newssisun.com)

법은 올바른 길을 안내하는 나침반

 

최근, 한 보안업체 직원이 아무도 없는 사무실을 둘러보다가 냉장고 옆 탕비실(간식 등을 비치하는 공간)에 들어가 초코파이 1개와 카스타드 1(1050원 상당)를 들고 나와 먹었다는 것이 절도죄인가의 문제가 법정에서 논의되는 웃지 못할 뉴스가 화제다. 1심은 벌금 5만원을 부과하였다. 

 이것은 구체적인 법률 요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통상 이런 정도의 재물에 대해서도 고소와 기소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는가라는 의문을 남기는 통념의 문제이기도 하다. 범죄로 다루는 것들이 철학적 문제를 함유하고 있는 이유이면서, 사회상규의 문제와 가벌적 위법성의 문제로 논의되는 대상이 된 이유기도 하다.

 

우리나라 형법 제329(절도)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규정은 법원이 여러 정황을 고려하여 절도범에게 징역형을 선택할 수도 있고, 벌금형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형법상 형벌은 형의 무거움 대로 순서를 나열하면 사형, 징역, 금고, 자격상실, 자격정지, 벌금, 구류, 과료, 몰수 등 9가지이다. 이를 크게 생명형(사형), 자유형(징역, 금고, 구류), 명예형(자격상실, 자격정지), 재산형(벌금, 과료, 몰수)으로 구분된다.

 

절도죄의 형벌은 6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을 물린다고 하였기 때문에 남의 재물을 훔친 절도범에게 형벌의 순선에 의하면 징역형에 처하기보다는 벌금형에 처하는 것이 가벼운 형벌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절도범에게 벌금을 내도록 하는 경우 절도범이 벌금을 내지 못하면 노역장에 유치되거나 벌금을 마련하기 위해 절도를 해야 하는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훔친 돈보다 적은 벌금액을 정하는 처벌의 실효성이 없을 수도 있다. 예컨대 돈 100만 원 훔치고 50만 원 벌금 내면 50만 원이 남는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경제적 능력이 충분한 절도범에게 벌금형은 큰 처벌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예컨대 수억 원을 가진 자가 절도죄를 범했을 때 죄질이 비교적 경미하다고 해서 적은 액수의 벌금을 물리게 되는 경우 솜방망이 처벌로 인식되어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

 

절도는 타인의 재산을 침해하는 행위로, 인류 역사의 시작과 더불어 범죄로 구성된 것이기도 하다. 단순히 경제적 손실을 금전으로 보상하는 것 이상의 사회적, 윤리적 책임이 따르는 것이다. 벌금형은 이러한 책임에 대한 처벌이라기보다는 단순한 경제적 제재로 여겨질 수 있는 범죄의 본질적 처벌과 동떨어진 제도라고 할 수도 있다.

 

필자는 과거 벌금형을 선고받은 의뢰인이 항소를 요구하면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게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벌금형보다 높은 징역형의 선고를 구하면서 항소를 하는 것은 인정되지 않는 것이기에 이를 거부하였더니, 의뢰인은 오히려 납부한 변호사 보수를 돌려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절도죄를 범한 사람이 생활고 등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절도를 저질렀는데 법원이 벌금형을 부과하면, 돈이 없어 범죄를 저질렀는데 다시 돈으로 처벌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고, 그렇다고 벌금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두고 벌금보다 무거운 형벌인 징역형을 받도록 한다는 것도 변호인으로서 올바른 변론이라 할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변론은 달라질 수도 있다. 비교적 고령이거나 재범의 우려가 없는 경우 징역형을 받아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켜 주기도 하고,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나 직장인인 경우 전과 사실이 직장으로 통지될 수도 있으므로 징역형보다 가벼운 벌금을 받도록 변론에 임한다. 우리나라 공무원은 벌금형만으로는 신분상 큰 불이익이 없지만, 징역형을 받으면 공직생활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그런데 왜 절도범에 대하여도 벌금형을 선고하도록 형법이 정하고 있는 걸까?

절도죄에 벌금형이 존재하는 것은 사법 체계의 현실적인 필요성과 유연성 때문이다. 모든 절도 사건이 동일한 심각성을 갖지는 않는다. 즉 피해 규모, 범행 동기, 범행 횟수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징역형부터 벌금형까지 여러 처벌 방안을 마련해서 각 사건의 특성에 맞는 적절한 처벌을 내리는 것이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도 우리 사회의 일원이다. 따라서 절도죄를 범한 사람이 초범이거나 우발적인 범행의 경우, 징역형보다는 벌금형을 통해 범죄자에게 사회에서 다시 재기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취업을 앞둔 사람이 돈이 없어 우발적으로 범한 절도 행위에 대하여 과도한 처벌로 낙인 효과를 키워 취업도 못 하게 하기 보다는 재범 방지에 중점을 두고는 사회일원을 살아가도록 해야 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다.

 

벌금형은 범죄자에게 직접적인 경제적 제재를 가함으로써 범죄로 얻은 이익에 상응하는 손실을 입히는 효과를 가지게 되는 것이고, 특히 이득을 취하기 위한 절도범에게 효과적인 처벌이 되는 순기능도 존재한다.

 

따라서 절도범에 대한 벌금형 선고는 모순적인 측면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는 형사 정책적 판단의 문제이고, 법치주의와 형벌의 목적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로 볼 때 경미한 절도 범죄에 대해 획일적으로 중형(징역형)을 선고해서는 안 될 것이다.

 

여러분이 배심원이라면 돈이 없어 돈을 훔친 절도범에게 돈을 내라는 벌금형으로 평결하여 경제적 부담을 줄 것인가? 벌금형보다 무거운 형벌인 징역형으로 평결하여 당장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것인가?

                         <가벌적 위법성론의 내용>

 

법무법인 로엔피플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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