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이슈

한반도 이슈

미군 특수전의 시스템에서 배우는 ‘한국 특수전’의 길(上) - 군사 인플루언서 제언 ⑥

“균등의 프레임을 넘어, 정예의 구조로 — 선발·자원·훈련의 3대 축을 다시 설계하라”

작성일 : 2025.10.26 10:31 수정일 : 2025.10.26 11:25 작성자 : 스파르탄 (외부기고)

미 해군 특수부대(SEAL) 후보생들이 코로나도 해군 상륙기지에서 기본 수중 폭파/SEAL(BUD/S) 훈련의 "지옥 주간" 동안 머리에 고무보트를 쓰고 달리고 있다.   [사진: DVIDS 홈페이지 캡처]
 

   한국 특수전부대(특전사 포함)가 미군 특수전부대(SOF: Special Operations Forces)와 본질적으로 다른 지점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선발(Selection)–탈락–재도전’이 작동하는 인력 구조가 없다는 점, 둘째, 임무 특수성에 맞춘 집중적 자원 배분이 미흡하다는 점, 셋째, 팀 단위 자율과 실전형 훈련 문화가 체력 중심의 정형 평가로 대체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글은 미군 SOF의 구조와 운영 사례를 토대로, 한국군이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제도적 개편 방향을 제안한다. 즉, ‘누구나 들어오는 부대’에서 ‘기준을 통과해야 들어오는 부대’로, ‘균등 배분’에서 ‘핵심 집중’으로, ‘정형 평가’에서 ‘팀 자율’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것이다.


선발(Selection): “입대→보직”이 아니라 “지원→탈락→재도전→입과”의 루프(Loop)

   한국군 특수전 체계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바로 선발 단계에서 드러난다. 미군 SOF는 ‘지원–평가–탈락–복귀–재도전’의 순환 구조가 제도화되어 있다. 예컨대 미 육군 그린베레(US Army Special Forces)는 SFAS(24일) 선발 과정을 통과해야만 본 과정인 Q코스로 진입할 수 있으며, 탈락자는 원 소속부대로 복귀했다가 다시 도전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자격 부여가 아니라, 반복 검증을 통해 자격을 유지하는 문화로 작동한다.
* SFAS : Special Forces Assignment & Selection, 특수전부대 입교 및 선발과정

   해군 SEAL의 BUD/S 훈련은 평균 68%에 달하는 중도탈락률을 보이며, “기준 미달은 걸러낸다”는 원칙을 수치로 증명한다. 레인저 연대 역시 RASP(8주)라는 별도 선발과정을 거쳐야 하며, 불합격자는 원대 복귀 후 재지원이 일반화되어 있다. 이처럼 미군 SOF의 핵심은 “탈락의 통로를 두려워하지 않고, 재도전의 통로를 제도화”하는 데 있다.
* BUD/S : Basic Underwater Demolition/SEAL training 

   반면 한국군은 병무청 특전병 지원 이후 특수전학교 입교로 이어지지만, 충원 압력이 선발보다 우선한다. 모집요건은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탈락보다는 인원 확보가 중시되는 구조다. 장교·부사관 과정에서도 퇴교가 특전 이탈이 아니라 재입교 성격을 띠며, ‘선발’이 아니라 ‘후반기 교육’에 가까운 시스템이 지속되고 있다. 여단 규모의 대형 조직 구조와 인구 감소로 인한 간부 선발률 하락은 “정예화=탈락 허용”을 제도적으로 어렵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한국 특전의 선발 구조는 ‘입대–보직 배정’형 충원 시스템으로 남아 있으며, 경쟁적 검증의 루프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다.


자원 배분: ‘모두에게 조금’이 아니라 ‘임무 핵심에 집중 투입’

   미군 SOF는 통합사령부(USSOCOM) 체계 아래, 각 군 특수전사령부와 JSOC(특수임무지휘), 그리고 전구별 TSOC가 구성되어 있다. 이 구조의 핵심은 임무 강도와 준비태세가 높은 조직에 자원을 우선적으로 투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SOCOM은 의회로부터 SOF 전용 예산(MFP-11)과 독자적 획득 권한을 부여받아, ‘SOF-peculiar’ 장비를 민첩하게 도입·개량할 수 있다. 이는 곧 “특수성이 높은 임무에는 자원도 특별해야 한다”는 제도적 기반을 제공한다.

   반면 한국군은 여전히 '형평 중심의 분배’가 강하다. 여러 여단에 장비와 예산을 균등 배분하는 관행이 유지되면서, 장비 수준이 일반 보병 수색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고위험·고난도 임무 수행에 필요한 특수장비나 실전 시뮬레이션 인프라 확보가 어렵다. 사격장 등 훈련 인프라 개선은 일부 진행되고 있으나, 임무 특수성에 따른 집중 투자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훈련·평가: 팀 자율·실전성 vs 체력 위주·정형 평가

   미군 SOF는 행정 업무를 군속(민간 인력)이 담당하고, 팀 단위 자율 커리큘럼으로 전투기술을 숙성시킨다. ODA(Operational Detachment-Alpha)나 플래툰 단위의 팀은 각자의 임무 프로파일에 맞춰 자유롭게 훈련을 설계한다. SOCOM의 기동적 예산과 자원 운용은 사격·전술·의무·정찰 등 실전형 모듈을 끊임없이 반복하게 만든다. 팀워크와 전장 적응력은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길러진다.

   한국군은 도심 인접 부대의 여건, 민원, 안전 규제 등으로 인해 야전형 반복훈련이 제한된다. 대신 체력단련 중심·정형 평가 위주의 훈련이 주류가 되어, 우발적·복합적 상황 대응력이 낮아지는 문제가 나타난다. 최근 차단벽 사격장 등 인프라 개선이 추진 중이지만, 실질적 변화는 훈련 설계권의 자율화와 자원 집중화가 병행될 때 가능하다.  (다음 편에 계속)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등록된 데이터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