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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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토 방어로 기우는 미국, 재편되는 인태 전략

미국의 본토 방어 우선 기조 속, 한국은 ‘핵심 거점’으로, 일본은 ‘허브’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작성일 : 2025.10.01 10:22 수정일 : 2025.10.01 10:34 작성자 : 백자성 (100j-star@newssisun.com)

2025년 9월 22일, 미 육군 참모총장 랜디 조지 장군이 패트리어트 전술 기지의 간접사격 보호체계(IFPC) 앞에서 35 방공포병여단의 지휘관과 만나고 있다.   [사진: DVIDS, Photo by Staff Sgt. Nicholas Goodman, 8th Army]
 

   미국의 차기 국방전략서(NDS)를 둘러싸고 이전 버전의 단순한 연장이 아닌 전략적 전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9월 29일 보도를 통해 새 전략 구상이 “본토 방어 우선” 기조로 기울고 있으며 이는 동맹 공약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Politico 역시 9월 초에 중국 억지 대신 서반구와 본토 중심의 방어 체계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으며, Atlantic Council과 EU안보연구소(EUISS)는 이 같은 흐름이 해외 주둔군의 역할 재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동맹국 입장에서는 단순한 문서 개정이 아니라 질적 변화를 의미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NDS가 “본토 방어 우선”으로 기울게 된 배경에는 미 본토에 대한 공격 위협의 증가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북한의 ICBM, 중동 지역의 드론·사이버 공격 능력은 이제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이로 인해 국방예산과 전력 배분의 우선순위를 조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해외 전개보다는 본토 방어 체계 강화에 자원이 집중되는 흐름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는 해외 전방 기지의 의미가 축소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주둔 병력의 성격과 규모는 상시 주둔 중심에서 유연한 순환 배치·모듈형 편성으로 바뀔 수 있으며, 전방 기지는 기지 방호, 군수 지원, 순환 전개 같은 기능을 통해 본토 방어 전략을 뒷받침하는 핵심 축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전환은 몇 가지 특징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첫째, 미국의 글로벌 포커스가 "중국 억지" 일변도에서 벗어나 국내 결속과 본토 방어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둘째, 미국이 해외 동맹국에 두고 있는 전방 주둔 기지는 여전히 억지와 작전 지속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거점으로서 기능하겠지만, 그 안에 배치되는 미군 병력의 규모와 편제는 상시 주둔 위주에서 순환 배치나 모듈형 부대 운용 등으로 보다 유연하게 조정될 수 있다. 셋째, 이러한 변화는 동맹국의 군사적·군수적 부담을 제도적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과 결합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한국은 단순히 북한 억지의 전진 기지를 넘어, 인도-태평양 전구 전체의 작전 지속성을 보장하는 핵심 거점으로 재정의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 변화는 미국 내부뿐 아니라 동맹국들에게도 민감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WP는 같은 보도에서, 일부 미군 수뇌부가 본토 중심 전략이 해외 억지력과 동맹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아 미군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한국은 병력 조정 가능성에 대한 불안 속에서도 실제 대응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주 역시 연합 억지 강화를 논의하며 미국과의 협력에 적극적이다. 결국 동맹국들은 저마다의 이해와 계산 속에서 미국 전략의 변화 방향을 주시하고 있다.

   한편, 최근 미 육군참모총장이 오산 공군기지를 방문했을 때 촬영된 사진에서 포착된 간접사격 방호체계(IFPC)가 화제가 되었다. IFPC는 크루즈 미사일, 드론, RAM(로켓, 포, 박격포) 등의 위협을 방어하는 신형 방공체계이며, 첫 해외 배치 지역으로 한반도가 선정되었다. 이는 북한의 복합 위협에 대응하기 위함일 뿐 아니라, 해외 전진 배치를 본토 방어의 연장선으로 해석하는 차기 NDS 기조의 구체적 표현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IFPC 배치 사례는 이러한 변화 가능성의  상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주한미군 기지의 생존성을 강화하는 것은 미국의 본토 방어 우선 전략을 해외에서 구현하는 방식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9월 30일에 개최한 전 세계 미군 장군 소집 회의를 앞두고 배포된 문서에서 주한미군사령관과 인도-태평양 육군사령관의 계급이 중장으로 표기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미국방부는 단순한 행정 오류라고 해명했지만, 이 사건은 미국이 전구별 지휘 구조를 재편할 가능성을 연상시켰다. 조선일보 영문판은 9월 29일자 보도를 통해 이 내용을 소개하며, 한국의 역할 축소와 일본의 역할 확대가 동시에 논의될 수 있다는 분석을 덧붙였다.

   실제로 주일미군의 허브화는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일본은 대만과 직접 연결된 지리적 이점과 더불어, 미사일 방어·장거리 타격·군수 허브로서의 위상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핵심 거점으로서 기지 방호, 연합 전개 지원, 군수 지속성 확보 등 차별화된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 즉, NDS가 본토 방어를 우선한다고 해서 해외 기지가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미국은 동맹국에게 더 많은 역할을 맡기고, 전방 기지의 방호력과 지원 능력을 강화함으로써 본토 중심 전략을 뒷받침하려는 것이다.

   주한미군 관련 최근의 변화 가능성들은 일부 추측성 요소를 포함하지만, 전반적 흐름은 사실에 기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FPC 배치, 계급 표기 논란, 미군 내부 전략 논의는 모두 미국의 글로벌 전략 구상과 연결된다. 일본은 허브, 한국은 거점이라는 역할 분화는 가능성이 아니라 점차 현실적 경로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듯 하다. 따라서 우리는 단기적인 주한미군의 병력 증감보다는 장기적 전략 구조 속에서 한국의 위상이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를 주목해야 한다.

   결국 미국의 전략 변화는 한국 안보에 중대한 파급력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미국이 본토 중심 전략을 강화하면 한국은 한편으로는 자체 방위 능력을 강화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이 요구하는 동맹 분담 확대에도 대응해야 한다. 결국 이 두 과제를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앞으로의 핵심 과제가 된다. 특히 현 정부가 관세·무역 문제 대응 과정에서 반미 정서를 확산한다면, 한국의 전략적 거점 위상은 쉽게 흔들릴 수 있다. 우리의 대응은 감정적 접근이 아니라, 기지 방호·군수 지속·연합 협력에서 실질적 역할을 입증하여 미국 전략 속에서 필수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것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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