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자본주의는 서양의 인문고전 독서로 다져진 사람들의 두뇌에서 나왔다. 한국의 경제학과 경영학은 변해야 한다. 서구의 그것을 능가하는 한국만의 경제학과 경영학을 만들지 못하면, 우리는 계속 서구의 학문에 계속 종속될 수밖에 없다. 우리 경제학·경영학자들이 Keynes보다 더 위대한 경제사상을 창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문고전을 들고 파야 한다.
작성일 : 2025.07.23 08:00 수정일 : 2025.07.23 08:10 작성자 : 에디터 박세미
우리 경제계에서 세계적인 거장이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인문고전으로 시대흐름을 간파하는 ‘통찰력’과 미래를 여는 ‘상상력’을 길러야 한다. 그곳에 길이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 중에서 중요한 것은 시대흐름을 남보다 빨리 간파하는 것이다. 이런 능력은 삶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변수들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에서 나온다. 이런 통찰력에 터하여 세상의 변화를 미리 감지하는 예지력이 생긴다.
성공한 젊은 부자들 중에서 독서를 통해서 영감을 얻거나 통찰력을 길렀다고 체험담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다. 통찰력과 예지력은 실용학문보다는 인문고전을 읽고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데서 나오게 된다고 한다.
Steve Jobs는 “만일 소크라테스와 점심식사를 할 수 있다면 우리 회사가 가진 모든 기술을 그와 바꾸겠다.” 고 고백할 정도로 인문고전에 애착을 갖고 있었다. 그는 모교인 리드 칼리지에서 연설하면서 “리드 칼리지 시절에 접했던 플라톤과 호머에서 시작하여 카프카에 이르는 인문고전의 독서 프로그램이 애플 컴퓨터를 만든 결정적인 힘이었다.” 고 말한바 있다.
우리는 그를 ‘인문학적 상상력을 가진 천재’라고 말한다. 그는 애플의 성공은 기술과 인문학의 결합이라고 아래와 같이 이야기 한다.
“It’s in Apple’s DNA that technology alone is not enough-It’s technology married with liberal arts, married with the humanities, that yields us the result that makes our heart sing and nowhere is that more true than in these post-PC devices.”
(애플의 DNA가 기술하나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그 기술은 교양과목, 인문학과 결합되어 이루어진다. 교양과목, 인문학과 결합한 기술은 우리의 가슴이 노래하도록 만든다. 아이패드와 같은 제품은 어디에도 없다.)
그는 스탠퍼드 졸업식에서 “여러분들이 놓은 삶의 점들은 지나고 나서야 뒤돌아보며 이을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그의 인문학을 엿볼 수 있다. 인문학(人文學)은 인간이 그려온 삶의 무늬라고 할 수 있다. Steve Jobs는 이런 인문학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했고, 마침내 기술과 의미를 결합하여 시대를 앞서가는 제품을 만들었다. 그는 인문학에서 의미를 찾아내고, 거기에 기술을 보태서 세계를 변화시키는 스마트폰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
현대 자본주의는 서양의 인문고전 독서로 다져진 사람들의 두뇌에서 나왔다.
시대마다 부딪치게 되는 모순적 상황이나 커다란 사회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고민했던 선조들이 남긴 사유의 흔적이 곧 인문고전이다.
인문고전은 길게는 수천 년, 짧게는 수백 년 동안 각 시대의 리더들에게 철저히 검증을 받은 최고의 지침서다.
따라서 우리는 문학고전을 통해서는 인간의 마음을, 철학고전을 통해서는 인간의 생각을, 역사고전을 통해서는 인간의 삶을 배우게 된다.
Adam Smith는 이러한 인문고전의 치열한 독서로 만들어진 천재적인 두뇌를 통해서 현대 경제학의 문을 열수 있었다. 그는 열네 살에 글래스고 대학에 입학하여 고대 그리스어와 그리스 문학 강의의 일인자였던 던롭 교수 등으로부터 최고 수준의 인문학 교육을 받는다. 그리고 몇 년 뒤에 옥스퍼드 대학의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그 곳에서 고대 그리스 로마 고전을 다시 폭넓게 공부한다. 훗날 그는 글래스고 대학의 도덕철학 교수로 13년간 강의를 하게 된다. 그 강의록을 정리한 것이 바로 ‘도덕 감정론’이다. 도덕 감정론의 저자 Adam Smith는 1776년에 ‘국부론’을 출간해 현대경제학을 창시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현대 자본주의의 초석을 이룬 경제학은 인문독서가이자 철학 교수였던 Adam Smith에 의해서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이제 경영학을 알아보자. 미국의 Peter Drucker, 유럽의 Charles Handy로 대표되는 현대경영학은 그 뿌리가 ‘소크라테스’의 질문법에 있다고 하면 의아해 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사실이다.
먼저, 미국 대학교육에 질문법 또는 논박법이 도입된 연역을 알아보자. 1807년 아리스토텔레스의 교육법 중 하나인 ‘논박(elenctic)’ 방식이 Christopher Langdell에 의해서 하버드 법대에서 되살아나게 된다. 이를 두고 법학교육의 혁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버드 법대에서 부활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박은, 1924년 하버드 경영대학원으로 흘러들어가 ‘최고경영자의 사고’라는 과목으로 첫 선을 보인다.
이렇듯 현대경영학은 하버드 경영대학원 → 하버드 법대 →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 소크라테스로 거슬러 연결된다고 말할 수 있다.
현대 경영학의 거장인 Drucker나 Charles Handy도 인문고전에 능통한 사람이다. Charles Handy는 옥스퍼드에서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전공하였고, 밤을 새가면서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천재들이 남긴 철학고전을 읽었다. Drucker는 베닝턴 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하였고, 후에 뉴욕대학으로 옮겨 경영학을 가르쳤다.
두 사람 모두 ‘소크라테스의 질문법’을 경영에 도입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경영이론은 소크라테스식 질문법의 경영학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소크라테스의 질문법은, 무엇인가 알고 있다는 사람에게 계속 질문을 던져서 그의 무지함을 깨우쳐준 뒤에, 다시 질문을 하여 그 사람으로 하여금 진정한 앎의 세계에 도달하도록 하는 것이다.
Charles Handy는「찰스 핸리의 포트폴리오 인생」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소크라테스는 항상 질문을 던지면서 뒤에 숨은 근본적인 가정을 파고드는 심문자였다. 훗날 나는 왜? 라는 질문을 서너 번 계속하면 결국 상대방의 동기를 밝혀낼 수 있다던 말을 떠 올렸다. 그러고는 그 방법을 활용했다.
‘왜 이런 전략을 선택했는가?’ - ‘투자 대비 최고 이익을 주기 때문에’
‘왜 그런 기준을 적용했는가?’ - ‘투자자들이 바라는 것이 그것이니까’
‘왜 그들이 판단의 유일한 결정자인가?’ - ‘사업이란 원래 그런 거니까’
‘왜 사업이란 그런 것인가?’ 등등
이런 과정은 소크라테스적인 발상이고 귀찮은 일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정중하게만 진행된다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기본가정과 진정한 이유를 알아내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 이건희 회장이 소크라테스의 질문법을 활용했다. 그는 일의 본바탕을 파악하기 위해 일곱 가지의 질문을 했다.
① 이 일은 어떻게 생겨났는가? ② 이 일의 뿌리는 무엇인가? ③ 이 일의 핵심기술은 무엇인가? ④ 이 일의 핵심기술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⑤ 이 일에 있어 경쟁력의 핵심은 무엇인가? ⑥ 이 일의 고객은 누구인가? ⑦ 고객의 기호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끝으로 우리 경제계에서 세계적인 거장이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를 생각해보자.
우리는 각자의 생각하는 수준을 혁명적으로 높여야 세계경제의 거장으로 성장할 수 있다. 우리가 사고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인문고전을 읽고 철학하는 두뇌로 거듭나야 한다. 두뇌에 철학하는 세포를 키워야 한다.
한국의 경제학과 경영학은 변해야 한다. 서구의 그것을 능가하는 한국만의 경제학과 경영학을 만들지 못하면, 우리는 계속 서구의 학문에 계속 종속될 수밖에 없다. 우리 경제학·경영학자들이 Keynes나 Hayek보다 더 위대한 경제사상을 창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문고전을 들고 파야 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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