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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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국가적 동기

이번에 시행된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그들의 전략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작성일 : 2025.06.16 09:00 수정일 : 2025.06.17 10:48 작성자 : 백자성 (100j-star@newssisun.com)

2025년 6월 1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경제, 금융, 첨단 산업의 중심지인 텔아비브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인한 대규모 폭발이 발생했다. ⓒ Al Jazeera
 

   지난 6월 13일 이른 새벽(이하 현지 시간), 이스라엘은 100여 곳의 이란 핵·미사일 기반시설 및 군 지휘부를 타격하는 "Rising Lion" 작전을 개시했다. 이 공습으로 핵 과학자와 IRGC(혁명수비대) 지휘관 등 주요 인물들이 사망했다. 이란은 탄도미사일 150발 이상 및 드론 100여 기로 이스라엘에 보복했다. 이 중 상당수는 요격되었지만, 일부가 이스라엘 도심에 인적ㆍ물적 피해를 남겼다. 서로를 향한 양측의 공격은 현재까지도 진행되고 있으며, 계속되는 이란의 보복공격은 이스라엘 아이언 돔(Iron Dome)의 목표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알자지라(Al Jazeera) 방송은 6월 15일 현재 이란에서는 224명이 사망하고 약 1,500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였으며 이스라엘에서도 수십명의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CSIS, Atlantic Council 등 저명한 연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단기적으로는 군사적 우위를 바탕으로 이스라엘의 전술적 성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저강도 보복이 지속될 가능성도 크다. 다만, 핵프로그램의 완전한 제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며, 오히려 이란의 핵무장 시도를 촉진할 것이라는라는 전망도 많다. 고농축 우라늄 생산시설로 알려진 포르도우(Fordow) 같이 깊이 숨겨진 시설은 타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이란은 대규모 미사일ㆍ드론으로 보복을 이어가면서 후티ㆍ헤즈볼라 등을 활용해 간접 대응을 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후티나 헤즈볼라의 세력이 상당히 약화된 상황에서 이들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은 쉽지 않아 보인다. 중기적으로는 유가와 글로벌 시장 변동성으로 인해 실물경제 및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글로벌 에너지 안보에 관한 불안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겹쳐 베럴당 유가가 1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핵 군비경쟁의 심화, 중동 내 정치 재편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이 외교적 중재 압력을 강화하며 긴장을 완화하려는 외교 활동을 병행하고 있으나 현재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예견할 수 없다. 또한, 이번 사태가 어떤 형태로든 해소된다 해도 중동의 역사적ㆍ문화적 특성으로 인해 언제든지 발현될 수 있는 긴장의 불씨는 살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은 왜 이 순간에 이란에 대한 공격을 결심하였을까? 이스라엘의 국내정치적 상황, 헤즈볼라ㆍ후티 등의 세력 약화, 시리아 아사드정권의 붕괴, 미국-이란간 핵 협상 타결 가능성 등 다양한 상황적 요인들이 그 배경으로 분석되고 있다. 모두 설명력을 갖추고는 있지만, 더 포괄적이고 통시적인 관점에서 이스라엘의 전략문화를 살펴보면 그들의 뿌리 깊은 국가적 동기를 발견할 수 있다.

   전략문화란 한 사회가 공유하는 신념, 가정, 행동양식으로 구성되며, 이는 역사적 경험과 서사(narratives)에서 비롯되어 국가의 안보 목표와 수단을 형성하는 문화적 기반이다. 다시 말해, 특정 국가의 지도층과 사회가 어떻게 위협을 인식하고 대응할 것인가를 결정할 때 무의식적으로 작용하게 만드는 문화적 토대를 말한다. 이스라엘의 전략문화는 국가가 형성된 역사, 지리, 사회구조, 종교, 정치 현실 등이 종합되어 형성되었다. 홀로코스트, 디아스포라 등의 경험은 최악의 시나리오(worst-case scenario)에 대비해야 한다는 국민적 인식을 형성하였다. 이러한 인식은 이스라엘 전체를 무장한 사회(militia-like society)로 유지하는 전략을 유인했고 아이언 돔을 구축하게 하였으며 핵 무장 국가에 대한 예방적 대응을 강조하는 베긴 독트린(Begin Doctrine)을 탄생시켰다.

   또한, 아랍 국가들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특성은 이스라엘 국민의 포위 의식(siege mentality)을 강화시켰다. 이러한 의식은 이스라엘이 국가생존을 우선시하는 안보관을 형성하는 원천이 되었다. 이와 같은 안보관은 이스라엘의 정치, 사회, 경제, 심지어 교육에도 반영되어 있다. 한편, 이스라엘은 매우 얕은 전략적 종심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적에게 기습을 허용하면 자칫 국가적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재산과 인명의 피해 또한 피할 길이 없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선제공격과 예방전쟁을 선호하는 전략사상이 형성되었고, 자연스레 영토의 외부에서 전장을 형성하는 군사교리가 정립되었다.

   이와 같은 전략문화는 이스라엘의 안보상황에서 일관되게 발현되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오페라 작전(Operation Opera)과 오차드 작전(Operation Orchard)이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은 1979년에 프랑스와 협력하여 바그다드 남동쪽 17km 지점의 알 투와이사(Al Tuwaitha)에 원전을 건설하였다. 이 원전에서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인지한 이스라엘은 1981년 6월 7일, F-15/16전투기를 이라크 영공으로 침투시켜  파괴하였다. 또한, 시리아의 알 키바(Al-Kibar) 원전에서 비밀리에 원자로가 건설되고 있다는 징후를 포착한 이스라엘은 2007년 9월 6일 심야에 공군기를 투입하여 이를 파괴하기도 했다. 2024년말 북부 국경지대에서 이스라엘을 괴롭히던 헤즈볼라를 리타니강 북쪽으로 격퇴시키려 했던 군사작전도 같은 맥락에서 분석할 수 있다.

   이번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실존적 위협의 근원을 제거하려는 의도가 강해 보인다. 이란의 프록시(proxy) 세력을 대부분 와해시킨 상황에서 중동패권을 꿈꾸는 시아파 이슬람 종주국인 이란의 핵 능력을 박탈하고, 더 나아가 이란을 이슬람혁명 전의 친서방 성향으로 정권을 교체(regime change)한 후에야 칼춤을 멈출지 모른다. 중동 자체의 상황만 본다면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도 부합할 수 있으나, 동유럽 및 남중국해와 연계된 상황에서는 미국을 곤혹스럽게 할 수도 있다. 어쩌면 이스라엘이 현재 상황에서 적절한 출구전략을 찾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전략적 패착이 될 수도 있다. 중동은 여전히 세계의 화약고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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