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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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의 주역 한국 1 - 우리는 왜 세계시장으로 나가야 하는가?(5)

좁은 강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다 상처를 입는 것보다는, 넓은 바다에서 성공하여 그 모델을 가지고 다시 강으로 들어오는 것이 더 좋은 전략이 된다.

작성일 : 2025.05.29 06:14 작성자 : 에디터 박세미

우리는 왜 세계시장으로 나가야 하는가?

 

한국에서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이 고전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우리의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돈을 지탱할 만큼 시장이 크지 않아서 벤처에 자본이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큰 시장인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좁은 강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다 상처를 입는 것보다는, 넓은 바다에서 성공하여 그 모델을 가지고 다시 강으로 들어오는 것이 더 좋은 전략이 된다.

 

한국의 살벌한 레드오션에서 만나는 함정들을 살펴보자.

레드오션 시장은 이미 경쟁자 수가 많기 때문에, 같은 목표와 같은 고객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게 된다. 경쟁이 너무 치열하여 붉은(red) 피를 흘려야 하는 시장이다.

한국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갑과 을이라는 냉혹한 상하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정글과 다름이 없다. 아직 튼실한 기반을 구축하지 못한 중소기업이나 창업기업에게는 살아남기 힘든 위험천만한 기업 환경이다.

약체기업들이 비즈니스 정글에 들어서면서 마주치기 쉬운 함정들이 있는데 여기에 빠지게 되면 헤어나지 못하고 파산되는 경우가 많다. 그 함정들을 차례로 살펴보자.

먼저, 대기업들이 전속계약의 유혹으로 중소기업을 도탄에 빠뜨린다. 벤처기업이 독보적인 좋은 제품을 개발하면 할수록 전속계약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게 된다. 전속계약을 체결한 첫 단계에서는 대기업에 많은 물량을 납품하고 대금 결제도 잘 받게 된다. 그렇지만 결국 전속은 예속으로 변하여 23년이 지나면서 대기업의 횡포로 쓰러지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둘째, 핵심기술의 상납이다. 신생기업이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거래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원청기업은 핵심기술을 보여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요구를 받아들여서는 절대 안 된다. 인정에 이끌려 자료를 넘겨줄 경우 그 핵심기술은 물거품으로 돌아가게 된다. 원청기업은 그 기술을 도용하여 교묘한 방법으로 유사 제품을 개발하게 된다. 그럴 경우 그 신생기업에겐 상처뿐인 영광만 남게 된다.

셋째, 핵심인재의 이탈이다. 중소기업이 수년간 있는 돈, 없는 돈을 투자하여 직원을 키워놓으면 대기업에서 그 인력을 스카우트하면서 핵심기술까지 빼가는 현상이다.

넷째, 원청업체의 납품단가 후려치기이다. 납품업체의 이익률이 20%이상이면 납품단가 인하율은 10%, 이익률이 5%이면 인하율은 2% 등 그야말로 이익률이 1%까지 떨어져야 인하율의 목표치가 없어진다. 한계기업이 되어야 납품단가의 후려치기 대상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이 우리의 비참한 현실이다. 끝으로, 영업이 잘 되어간다 싶으면 원청업체의 구매 파트너가 바뀌어 거래선이 끊기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특정 제품의 시장 규모가 500억 원을 넘어서는 순간 대기업들이 같이 먹자고 뛰어들어 물어뜯기 시작한다.

이처럼 한국의 좁은 레드오션 시장에서 살아남아 성장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 시장이 이렇게 척박해진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제대로 된 평가체제가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나서서 어떤 기술이 상품으로 만들어져서 시장에 출시될 경우, 그 상품이 대박이 날 것인가의 여부를 평가해주어야 한다. 사실 미국 실리콘밸리와 같은 기업의 생태계가 형성되지 않아서 그렇다.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는 곳에 발전이 있게 마련이다. 핵심 기술을 평가해 주고, 자금을 지원해 주고, 그 기술을 상품화하여 시장에 판매될 수 있도록 제조기술을 지원하고, 판매망을 통해 유통을 지원하는 총체적인 기업 생태계가 갖춰져야 한다.

세계시장에서 글로벌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생산원가를 절감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많은 인내와 끈질긴 노력을 요구받고 있는 것도 우리의 현실이다.

 

블루오션인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후에 한국시장에 다시 진출하는 역발상이 오히려 더 잘 통한다.

창업을 할 때부터 전략적으로 해외시장에 먼저 진출하여 성공을 거둔 후에, 거꾸로 한국에 들어오는 사례를 살펴보자. 선 글로벌화 전략으로 성공한 경우이다. 이와 같이 한국에 역진입하는 전략은 국내의 갑질 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공정거래 관행을 뛰어넘어 성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그 사례들을 소개한다.

첫 번째 사례는 Meta Biomed는 의료기 제조업체이다. 이 회사는 치과용 근관충전기와 생분해성 봉합원사를 생산하여 수출한다. 근관충전기는 세계시장 점유율 각각 1위이다. 세계 90여개 국가, 200여개 기업과 거래를 할 정도로 큰 규모의 글로벌 기업이다. 이 회사의 대표는 회사설립 초기부터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는 전략을 수립하여 지구를 무려 100바퀴 정도 돌아다녔다. 아직까지 국내 병원이나 의료시장은 매우 보수적이다. 그래서 신생기업이 끼어 들어설 틈이 없었다. 이렇게 좁은 국내시장에서 피를 흘리는 것보다는 넓은 해외 무대에서 승부를 보는 전략이 적중하여 이제 중견기업으로 성공하였다.

두 번째 캐릭터 시장도 마찬가지이다. 토종 캐릭터 뿌까는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마치 동양소녀를 형상화 한 것 같은 캐릭터이다. 부즈(VOOZ) 대표인 김부경 대표가 대학교를 졸업한 후에 이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한다. 처음부터 내수 시장보다 해외시장을 주요 타겟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전 세계 어느 나라 사람이 보아도 오래 기억될 수 있도록 동그라미와 직선 몇 개만으로 만들어졌다. ‘뿌까라는 이름은 뽀뽀해 뿌까라는 사투리에서 따왔다. 이는 쉽고 재미있는 발음을 통해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뿌까는 매출액이 제일 좋을 때에 150개 국가에서 3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캐릭터 산업에 대한 인식자체가 부족한 우리의 실정을 감안하여 먼저 해외로 눈을 돌렸기 때문에 이런 성공이 가능했다. 해외의 월트디즈니와 워너부라더스 같은 글로벌 업체는 뿌까의 가능성을 평가하고 손을 내밀었다고 한다.

 

글로벌 블루오션은 소비시장 외에 조달시장도 있다.

해외시장에 소비시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생각을 바꿔보면, 미국과 유럽 각국의 정부 그리고 세계기구에 납품할 수 있는 기회는 널려있다. 세계 조달시장을 살펴보자.

조달청은 2024년에 2조 달러 규모의 해외조달시장 집중 공략한다고 밝힌바 있다. 이를 위해 친환경 기자재, 재난·안전, 첨단 기계장치, ·식료품, 바이오 등 5대 분야를 해외조달시장 중점 진출 대상으로 선정, 지원하였다.

아직도 우리 기업의 세계 조달시장 점유율은 매우 낮다. 이런 결과는 기업인들의 인식 부족에서 기인한다. 조달시장의 규모가 방대함을 알고 신생기업들이 이 조달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과 상품을 개발한다면 23년 뒤에는 큰 성과를 거둘 것이다. 이런 해외 노다지 시장을 놓아두고 국내시장에서 물고 물리는 싸움만을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해외 조달시장에 진출을 꿈꾸는 중소기업들은 세계 각국에 나가있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지사를 이용하면 충분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국내의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려면 해외 조달시장을 두들겨 볼 것을 권한다. 이는 국내시장 진출 보다 훨씬 유리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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