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이슈

한반도 이슈

저출산 고령화 시대, 국군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

인구추이는 확률 값이 아닌 결정 값이다. 결정된 미래를 대비하지 않는 것은 심각한 직무유기이다.

작성일 : 2025.05.24 08:38 수정일 : 2025.05.24 09:44 작성자 : 백자성 (100j-star@newssisun.com)

지난 5월 20일, 국방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진행된 예비전력 혁신 방향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의 열띤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 뉴스시선

 

   합계출산율은 한 여자가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우리 나라 합계출산율은 1970년 4.53명에서 급격하게 감소하여 1983년에는 대체수준 (2.10명) 아래인 2.06명으로 떨어졌다. 2000년대 들어 저출산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합계출산율은 2000년 1.48명, 2010년 1.23명, 2024년 0.75명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작년도 출생아 수는 23만 8천 3백 명으로 전년대비 8천 3백 명(3.6%)이 증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코로나 사태 이후 일시적 혼인률 증가일 수 있고, 정부의 저출산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을 수도 있다. 더 지켜볼 일이다.

   문제는 2024년도에 태어난 사람의 수는 절대 늘어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인구추계는 결정된 상수 값으로 인식해야 한다. 국가통계포털에서 제시한 성 및 연령별 추계인구를 보면, 2040년에 20세가 되는 남성의 수는 약 15.8만 명으로 2025년 1월에 비해 거의 8.4만 명이 감소할 전망이다. 20세가 되는 남성의 수는 바로 우리 군의 규모와 직결된다. 2015년부터 2022년까지 현역 병사로 입영하는 비율이 69%에서 73%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나 육체적ㆍ정신적 조건 등으로 인해 75%이상을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2040년경에 현역으로 입영하는 남성은 약 11.85만 명이다. 현재와 같이 18개월을 복무한다면 국군이 유지할 수 있는 현역병의 수는 17.8만 명 수준이다. 아주 우호적으로 예측하여, 현재와 같이 약 20만 명의 간부 규모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2040년 경 국군의 규모는 최대 37.8만 명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간부라고 해서 인구추계의 범위를 벗어날 수는 없다. 오히려, 국가의 여러 기능이 인력의 확보를 위해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향적인 대책이 없는 한 간부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일은 지금보다 훨씬 어려워질 것이다. 최근에도 중견 간부들의 조기 전역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간부의 규모를 인구감소 추세대로 보정하게 되면 전체 규모는 약 30만 명으로 줄어든다.

   과연 이 정도의 상비전력으로 미래 군사력 소요를 충족할 수 있을지 깊게 고민해 봐야 한다. 국제정치적으로 글로벌리즘이 쇠퇴하고 국가주의(Nationalism)가 강화되는 양상이 전개되면서 국제사회의 무정부성(Arnachism)이 커지고 있다. 안보에 있어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는 자연스레 국가들이 군사력을 확장하는 현실로 나타나게 된다. 이미 유럽과 중동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K-방산의 호조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일종의 경고로 이해해야 한다. 한편, 최근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은 현대전에서도 장기 소모전의 양상을 쉽게 피해갈 수 없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예상되는 미래 한반도의 안보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전쟁을 억제하고 승리를 담보할 수 있는 총체적인 군사력을 상정해야 한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총체전력은 상비전력과 예비전력으로 구성한다. 2040년 경 우리의 상비전력은 이미 최대 30만 명으로 정해져 있으니, 결국 나머지는 예비전력으로 채워야 한다. 그 규모는 30만 명이 될 수도 있고,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 규모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그러한 예비전력이 상비전력과 동등한 전투력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만 국가안보를 위해 요구되는 총체전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예비전력은 더 이상 보조적인 전력이 아닌 필수적인 전력인 셈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 예비전력이 필수전력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예비전력을 정예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하여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월 20일, 국방대학교 예비전력연구센터 주관으로 예비전력 혁신을 주제로 진행된 세미나에서도 그러한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 세미나에서는 총체전력 개념의 예비전력 혁신 방향, 상비예비군 제도 추진 성과와 발전 방안 등 매우 의미 있는 주제들이 제기되었고 열띤 토론도 진행되었다. 이처럼, 그 동안 예비전력에 관한 논의는 주로 "동원그룹"에 의해 주도되어 왔다. 사실, 그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우리 예비전력의 현 주소는 현재보다 훨씬 뒤쳐져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논의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현재 예비전력의 위상과 역할은 이미 "동원그룹"의 수준을 훨씬 뛰어 넘었다. 국가안보와 국방차원에서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정책으로 구체화되고 준비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국가안보와 국방에 관한 최상위 기획문서에 필수전력으로서 예비전력의 위상, 역할과 임무 등에 관한 사항이 명시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된 국민적 지지와 예산의 확보에도 정부차원에서 노력해야 한다. 군은 합참을 중심으로 정확한 작전소요를 기초로 단계별 예비전력 소요를 판단하고, 이와 연계된 예비전력의 구조와 편성에 관한 사항을 발전시켜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국군의 체질을 완전히 바꾸는 일이다. 이미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하지 않으면 안될 일이다. 이렇듯 미래가 눈에 또렷하게 보이는데도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너무나 분명한 우리의 직무유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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