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이슈

한반도 이슈

대한민國을 지키는 일, 安保!

국가안보의 주체는 주권의 원천인 국민이다.

작성일 : 2025.05.15 10:22 수정일 : 2025.05.16 12:10 작성자 : 백자성 (100j-star@newssisun.com)

우리 국민은 개인의 천부적 권리 일부를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 양도함으로써 스스로의 생존과 평화를 보장받고 있다. 따라서, 민주공화국이란 정체(政體)를 수호하는 일이 곧 자신의 생존과 평화를 지키는 것이다.   [사진 : 환경일보에서 캡처]
 

   12.3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또다시 거대한 유세장이 되었다. 정치적 이념을 떠나 많은 국민이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나라의 미래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민주주의의 회복을 주장하고 어떤 이들은 민주주의의 훼손을 걱정한다. 이러한 현상이 비단 이번 대선정국에만 나타난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망각이라는 천연 진통제로 인해  지금의 상황을 처음 겪는다고 생각하지만, 통시적으로 보면 대한민국의 현대사에 늘 있었던 일이다. 항상 대한민국을 지켜나가지 못할까 노심초사 했던 시간들이었다.

   대한민국을 지킨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대한민국 헌법 제1장(총강)에 여기에 대한 답이 분명하게 나와 있다. 제1조. 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제2조. ①대한민국의 국민이 되는 요건은 법률로 정한다. ②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재외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 제3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 다시 말해, 헌법 총강에서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주권, 국민, 영토에 관한 정의를 명확하게 하고 있다. 이것을 지키는 일이 곧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이다.

   본질적으로 국가는 이 세가지 요소의 유기적 결합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라도 온전하지 못하면 국가는 성립하지 못한다. 그런데, 국민과 영토를 지키는 일은 금방 머리 속에 떠오르지만 주권을 지키는 일은 그렇지 못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관념적인 요소이며, 국가의 근간이 되는 여러 제도를 통해서만 파악될 수 있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근대국가 개념의 태동으로 여겨지는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의 『리바이어던(Leviathan)』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당대나 후대에 많은 비판의 소지가 있긴 했지만, 주권과 관련한 개념을 이해하기에 매우 유용한 정치철학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출간될 무렵 영국에서는 청교도 혁명이라는 내전이 끝나가고 있었다. 주권의 소재가 군주와 의회 중 어디에 있는지를 두고 격화된 정치적, 종교적 차원의 갈등이었다. 홉스는 전쟁의 참상을 통해, 자연상태의 인간이 생존을 목적으로 개인의 천부적 권리 일부를 양도하는 대상인 국가개념을 고안했다. 개인들의 권리를 양도받은 국가는 절대적이어서 전설속 바다의 괴물인 리바이어던에 비유되었다. 자연상태의 개인은 권리의 일부 양도를 통해 비로소 국민으로서 생존과 평화를 보장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국민은 국가에 자신의 생존과 평화를 요구할 권리를 가진다.

   우리 헌법 제1조는 우리 국민이 자신의 권리 일부를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에 양도했음을 의미한다. 동시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정체(政體)를 통해 국민의 생존과 평화를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 국민은 지금의 나라 상황이 민주공화국이라는 정체를 훼손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국민이 그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지와는 무관하게 이러한 걱정에는 모두 합리적인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경고한 두 권의 책이 미국에서 출간되었다. 티머시 스나이더(Timothy Snyder)는 『폭정(On Tyranny)』이라는 책에서 "우리는 20세기에 민주주의가 파시즘과 나치즘, 공산주의에 굴복하는 것을 보았던 유럽인들보다 결코 더 현명하지 않다"라고 강조하며 "선거가 끝나는 곳에서 폭정이 시작된다"고 했다. 스티븐 레비츠키(Steven Levitsky)와 대니얼 지블랫(Daniel Ziblatt)은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How Democracies Die)』라는 책을 통해 "민주주의 기반이 아무리 튼튼하다 해도 극단주의 선동가는 어느 사회에서나 등장하기 마련이다"라며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등장한 정권이 어떻게 독재 정권으로 변해가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오늘날의 민주주의는 투표장에서 붕괴한다"고 경고한다. 모두 역사적 경험에 근거하고 있다.

   따라서, 민주공화국이라는 대한민국의 정체가 훼손되지 않도록 지키는 것이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이며, 더 좁은 의미로는 곧 정치안보다. 정치안보는 외세의 침략이나 간섭 등으로부터 위협받을 수 있다.  그러한 위협 외에도 국가의 집권세력에 의해 정치안보는 무너질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가안보에 있어 의외로 취약한 분야가 바로 주권의 수호이다. 특히, 주권에 대한 내부의 위협은 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한스 모겐소(Hans J. Morgenthau)는 그의 저서 『국가 간의 정치(Politics among Nations)』에서 국가의 평화적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요소로 ① 스스로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여론의 능력, ② 여론의 압력을 흡수할 수 있는 사회적, 정치적 제도의 능력, 그리고 ③ 새로운 현상(現狀)을 폭력적인 변화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국가의 능력을 제시했다. 결국, 대한민국이 변화하는 국내외의 정치적, 사회적 환경에 부응하면서도 민주공화정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국민이 주권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대선에서 대한민국 국민은 자신의 정치적 이념에 기반하면서도 미래의 폭정과 민주주의의 와해를 견제해야 할 책임이 있다. 현명한 선택은 대한민국을 지키는 사명과 권리이다. 기원전 5세기 초에 소크라테스는 벌써 이렇게 설파했다.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 가장 큰 벌은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 

등록된 데이터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