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주저할 겨를조차도 없다.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한국인은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는 상상력, 빼어난 감각과 감수성을 바탕으로 다양성 속에서 무엇이든 융합하고, 한 차원 높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창발성을 발휘해야 한다
작성일 : 2025.05.10 01:54 작성자 : 에디터 박세미
21세기 세계시장에서 한국인의 기질과 저력을 다시 보여주자.
외국인이 보는 한국인은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 외국인들이 한국인의 장점으로 거론하는 것은 대체로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갖고 도전하고 개척하는 정신, 모순된 기준조차도 융합시키는 유연한 융통성, 그리고 상상력이 풍부한 창발적 역동성이다. 이러한 기질에 근거하여 한국인이 갖는 무한한 잠재력을 살펴보자.
한국인 제1의 저력은 ‘불굴의 의지와 끈기’이다.
한국인은 끊임없이 도전하고 개척하는 정신으로 기적의 역사를 써왔다. 근세 이후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배, 6·25 전란 등 고난과 역경을 숱하게 겪어 왔다. 그러나 반세기 만에 거대한 산업 국가를 건설하고,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내는 기적을 세계사에 남겼다.
이러한 기적을 이루었던 대한민국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바로 우리 민족의 우수한 DNA다. 우리 민족은 초기단계에서부터 북방의 유목민족, 남방의 농경민족, 잉카의 돌하르방 민족, 페르시아의 신어상 민족 등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민족들이 만주와 한반도에서 융합하여 글로벌하게 형성되었다.
이처럼 글로벌하게 형성된 우리민족은 그 DNA를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①경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승부사의 기질이다. ②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무장한 끈질긴 생존본능이다. ③목표를 쟁취하려는 강한 집단의지다. ④미지의 세계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개척정신이다.
한국인이 갖는 도전정신과 개척정신의 본바탕이 되는 불굴의 의지는 Angela Duckworth가 강조하는 GRIT 정신인 ‘열정과 집념이 있는 끈기’와 일맥상통한다. 그녀는 장기간에 걸쳐서 어떤 사람이 성공하는가를 연구한 끝에 ‘성공은 타고난 재능보다 열정과 집념이 있는 끈기에 달려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성공한 사람이 갖는 특별한 점은 열정과 집념이 있는 끈기인데, 이 GRIT정신으로 무장된 민족이 바로 우리민족이다.
한국인 제2의 저력은 ‘유연한 융통성’이다.
한국인이 무엇이든 접목하는 다중 융합사고의 표상이 ‘비빔밥’이다. 비빔밥은 다양한 식재료를 섞어 버무린 음식이다. 온갖 식재료를 한 그릇에 넣고 양념을 곁들이면 조화롭고 새로운 맛이 난다. 비빔밥은 어떠한 식재료도 거부하는 법이 없지만, 예측하지 않은 한 차원 높은 음식 맛을 창발하는 우리 민족성이 깃든 음식이다.
우리민족은 비빔밥을 만들 듯이 융합적인 사고를 통해서 어떤 상황에서도 융통성을 발휘하여 해결책을 마련해 왔다. 우리는 6·25 전쟁이후 최대 위기였던 1997년도의 IMF 외환위기 상황에서도 공적자금의 투입 등 기발한 방법으로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돌파력을 발휘했다. 주변국가에서 들어온 외래문화를 전통문화 속에 조화롭게 접목시킴으로써 한국 특유의 문화를 형성했다.
비빔밥 정신으로 서로 상충되는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패러독스 경영은 한국기업에서 흔한 현상이다.
모순된 기준조차도 적절히 접목시켜 하이브리드형 창발성을 발휘하는 삼성의 성공사례가 대표적이다.
미국 경영전략의 대가인 Michael Porter는 복수의 경쟁전략을 동시에 추구하면 상호모순이 일어나 어느 것도 이루지 못한다고 역설한다. 예를 들어 원가우위 전략과 차별화 전략은 둘 중 하나만 추진해야지 두 전략을 동시에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다시 말하면, 같은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 중에서 최저비용으로 생산하면서, 동시에 그 제품을 월등히 뛰어나게 만들어 프리미엄 가격을 추가로 받으려고 하는 두 가지 경영전략은 양립하기 힘들다는 이론이다.
그러나 이 두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여 성공한 사례가 있다. 바로 삼성전자다. 삼성은 경쟁기업보다 20%정도 적은 비용으로 생산하여 원가우위를 차지하고, 동시에 가격은 20%를 프리미엄으로 더 받고 있다. 이 놀라운 성과는 다중 융합사고에 기반을 둔 한국형 경영의 승전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사회의 새로운 추세는 네트워크에 있다. 데이터가 쌓이고 연결됨으로써 산업의 원동력이 되는 디지털 융합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DT(data technology)시대가 도래하였다. 우리의 비빔밥 정신은 이런 변화에 선도하여 적절한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융통성을 발휘할 것이다.
한국인 제3의 저력은 ‘창발적 역동성’에 있다.
한국인이 이룩한 경제적 기적과 정치적 성숙은 우리에게 매우 값진 경험이다. 우리에게 ‘자신감’을 선물로 주었다. 우리는 저변에 깔려 있던 자기비하의 패배의식과 열등감을 훌훌 털어버리게 되었다. 그 자리에 우리의 마음 한 구석에서 숨죽이고 있었던 신명, 융통성, 역동성이 되살아나게 만들었다. 이제 우리는 지구촌 어디를 가서도 우리의 재능과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 자신감은 우리 민족이 갖는 원형질의 우수성과 결합하여 질적으로 성숙한 ‘자존감’으로 승화되고 있다.
우리는 ‘자존감’을 바탕으로 지칠 줄 모르는 우리의 ‘불굴의 끈기’ 그리고 어떤 모순도 슬기롭게 융합하여 해결하는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 이 세 가지의 황금 고리는 새로운 ‘창발적 역동성’으로 열매 맺을 것이다. 여기서 ‘창발적’이라는 의미는 ‘하위의 구성요소에는 없는 특성이나 행동이 상위의 전체 구조에서 돌연히 출현하는 경우’를 말한다. 다시 말하면, 아주 단순한 것들이 서로 복잡하게 얽히고 섥혀서 원래의 것과 완전 딴판인 전혀 새로운 것으로 발전하는 경우를 말한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각종 기계문명의 혜택은 서양인들이 창발적 역동성을 발휘하여 산업혁명을 이룬 결과이다. 앞으로는 4차 산업혁명이 세계의 질서와 기술을 재구성(reshuffle)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 미지의 세계에서 어마어마한 도전을 받을 것이다.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우리에게는 판을 뒤집을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창발적 역동성을 발휘하여 제일 먼저 치고 나가는 국가가 시장을 독식하는 세상이 오고 있다. 이에 대비하는 방법은 멀리 있지 않다. 그 중 하나는 정답을 찾는 게 아니라 질문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주저할 겨를조차도 없다.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한국인은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는 상상력, 빼어난 감각과 감수성을 바탕으로 다양성 속에서 무엇이든 융합하고, 한 차원 높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창발성을 발휘해야 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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