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시민교육과 인성교육으로 대별되는 교육의 가치중립성 훼손, 새 정부 교육정책에서는 그것이 달라져야-
작성일 : 2025.05.09 10:14 수정일 : 2025.05.10 10:55 작성자 : kangsabin1 (kangsabin1@newssi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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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의 목적 달성은 중립적 입장에서 지속적인 방식으로 해야 한다 |
지난 2011년 대구에서 중학생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른바 ‘집단 괴롭힘’에 따라 학생이 지속적인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사건이었다. 이후 유사한 사건이 전국적으로 발생하였다. 정부는 이것을 ‘인성교육 강화를 위한 교육과정 개정’ 작업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하고자 하였다. 더 나아가 국회는 ‘인성교육 진흥’을 목적으로 하는 입법을 2014년 세모에 결의하고, 다음 해인 2015년에는 국회에서 「인성교육진흥법」(법률 13004호, 2015.01.20.)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인성교육진흥법」이 제정되자 일부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이에 대응하여 「민주시민교육진흥법」을 제정하자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었다. 실례로 21대 국회 기간인 2020.07.16. 박찬대 의원 등 12인에 의해 해당 법이 제안되었으나, 국회 논의 과정에서 검토 후 상정되지 못하고 회기 경과로 자동 폐기되었다(입법통합지식관리시스템, 2024,12.28일 검색). 당시 제안 요지는 “학교에서 민주시민 육성을 위한 교육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으나, 학교에서 이러한 교육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미흡하여 체계적인 민주시민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었다.
법적인 제도화에 실패하자 이와는 별도로 문재인 정부에서 일부 지자체 및 교육청 단위로「민주시민교육 진흥 조례안」을 만들어 민주시민교육을 진행하였고, 교육부는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방안」(2018.11)을 통하여 민주시민교육의 실시를 뒷받침하였다. 현재 학교현장 에서는 인성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의 실시에 대해서는 진보와 보수 간의 견해차가 상당한 지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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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인성교육 |
민주시민교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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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
「인성교육진흥법」 |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종합계획」(’18.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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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목적) |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공동체·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 |
비판적 사고력을 가진 주체적인 시민이 민주주의의 가치를 존중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강화시키는 교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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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덕목 |
예, 효, 정직, 책임, |
민주시민 역량 |
왜 이렇게 정부에 따라 자신들의 취지에 맞는 교육을 시행하려고 하는가. 그것은 인성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이경무·황명자, 「인성교육의 융합적 접근」, 2024 .).
첫째, 전제의 차이이다. 인성교육이 ‘수양과 인격 함양’을 통해 공동체에서 기대하는 좋은 성품의 인간을 만들고자 함에 반해, 민주시민교육은 ‘비판적, 즉 합리적 사고’ 역량 강화를 통해 기대하는 시민을 양성하는 것이다.
공동체(시민사회) 내에서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자아 또는 상대방을 존중하고 상생을 꾀하는 점에서 공통된 덕목 가치나 역량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실제로는 제대로 좋은 교육을 받았다면 상당 부분 중첩되지만), 근본적으로는 ‘비판적 사고(또는 합리적 사고)’와 ‘내면화를 통한 인격 수양’은 배타적인 부분들이 없지 아니하다. 예를 들어, 자신의 부모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잘못을 저지르는 상황에서 그것을 알게 된 자식의 도리를 논할 때, 오늘날 민주 시민의식 중심의 교육을 받은 아이의 경우, 누구라도 동일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그 사실을 '신고하고 단죄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교육이 이루어지겠지만, 인성교육의 경우에는 '자신이 대신 희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거나 최소한 적극적인 신고에 이르지 않고 감싸 안으려는 행위'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둘째, 인간상의 차이이다. 인성교육에서는 ‘좋은 성품을 가진 인간’을 기대하고, 민주시민교육에서는‘비판적인 민주시민’을 기대한다. 좋은 성품은 그 나라의 역사적 상황과 주어진 사회 맥락(조건)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바람직한 모습의 존재라면, 비판적 사고 역량은 사회와 맥락을 초월한 보편적인 관점에서 세상에 대해 이해하고 그 관점에서 행위의 판단에 나아가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인성교육에서 ‘좋은 성품’은 덕목과 가치의 내면화를 통해 이루어지게 된다. 그러한 덕목과 가치는 그 공동체의 역사적, 맥락적, 서사적 과정을 통하여 형성된 것들이다. 민주시민교육에서의 ‘비판적 역량’은 특정 사회의 맥락보다는 보편적 지식이나 그것을 잘 표출할 수 있고 활용할 수 있는 기능적 측면에서 형성된 것들이다.
따라서 인성교육은 이른바 ‘밥상머리 교육’이나 다양한 '이야기의 맥락'에서 가치와 덕목들이 전수되나 민주시민교육에서는 ‘보편화 가능성’이나 현재의 문제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통해 역량 강화의 교육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인성교육과 민주시민교육에서 목적으로 하는 인간상은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즉 인성교육에서의 ‘좋은 성품을 가진 인간’은 덕목 가치가 내면화되어 그의 행위는 모두 덕스러운 것이 되고 바람직한 것이 된 반면, 민주시민교육에서의 ‘비판적 민주시민’은 인간은 누구나 잘못을 언제든지 저지를 수 있다는 전제에서 하나하나의 행위마다 적절한 판단을 근거로 보편 타당성 관점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인간으로 자리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교육의 결과, 구체적인 사안마다 다른 가치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개인의 이념에 따라 인성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을 지지하는 입장에 차이를 만든 것이라는 점에서 깊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권이나 입안자들의 의도와 달리 학교 현장에서는 그 차이를 구별하지 않고 구체적인 인성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의 내용이나 방법을 구별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형식적 관점에서 차이만을 부각하는 정도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교급 단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적 인간상 차이는 수많은 사고방식의 차이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합의나 학교 구성원들의 합의를 전제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함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만약 현재의 학생들의 인성이 문제가 된다면, 분명한 인성교육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에서부터 교육 내용, 수업 방식이 모든 학교에서 함께 추구되고 그것이 정부와 상관없이 지속되어야 향후 사회인이 된 학생들에게 건전한 인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정치적 이념의 필요에 의해 합의 없는 교육이 강행된다면 결국 국민들의 분열과 불필요한 부담만 가중되는 결과로 나타나고, 국민들은 혼란 속에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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