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리인 제도는 다양한 거래관계를 필요로 하는 자본부의 산업 사회에서 개인의 사적 자치 원리를 확장하거나 보충하기 위해 발달한 중요한 제도이다. 하지만 자칫 중간에서 권한이 없는 사람들(대리인 사칭)에 의하여 사기 행위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깊이 살필 일이다. -
작성일 : 2025.05.01 01:21 작성자 : jk_law (jk_law@newssi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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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은 놓여진 길을 안내하는 나침반 |
일상생활에서도 종종 사용되지만, 법률적 의미에서 주로 사용되는 개념으로 ‘대리인(代理人)’ 이라는 제도가 있다. ‘대리’란 타인인 대리인이 하는 법률행위가 본인(원래의 권리자)을 위한 행위임을 표시하여 행하며, 대리인이 하는 법률행위의 효과는 직접 본인에게 귀속하는 법률제도를 의미한다.
즉 본인(원래의 권리자)이 일정한 내용에 대하여 대리인에게 권한을 주고, 대리인은 그 권한의 범위 내에서 본인을 대신하여 행위를 하게 되면 본인이 직접 행위를 하지 않아도 본인이 행위를 한 것과 같은 효과가 있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의사표시(법률 행위)의 효과는 그것을 행하는 표시자 자신에게 생기는 것이 원칙이다. 대리 제도는 이러한 원칙에 대한 중대한 예외이며, 사적 자치제도의 확장과 보충을 위하여 근대에 이르러 거래관계가 확장됨에 따라 인정된 제도이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를 당한 어머니가 아들에게 자동차 보험회사와 교통사고 피해 내용에 대해 합의를 하라고 하였을 경우, 아들이 보험회사와 보상금에 관해 합의를 하였다면, 그 내용이 불리하더라도 그대로 대리권을 준 어머니에게 적용되게 하는 제도이다.
이러한 대리인제도는 대리권이 법률에 의하여 주어지느냐에 따라 법정 대리와 임의대리,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 법정대리인 제도이다.
법정대리인 제도는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성립되는 대리 관계로서, 법원의 선임에 의한 경우(부재자 재산관리인, 유언 집행자 등), 본인에 대하여 일정한 지위에 있는 자가 당연히 대리인이 되는 경우(미성년자에 대한 친권자, 후견인), 본인 이외의 일정한 지정권자의 지정에 의한 경우(지정 유언집행자 등) 등이 있다.
가장 흔한 것이 미성년자에 대한 법정대리인 제도인데 이 법정대리인은 미성년자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법률에 의하여 주어지는 권리이다. 미성년자의 부모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미성년자의 대리인이 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법정대리인은 미성년자가 미성숙으로 인하여 무분별하게, 또는 깊은 생각 없이 하는 법률행위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제도이다. 우리나라 민법 제4조는 “사람은 19세로 성년에 이르게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따라서 만 19세가 되지 않으면 미성년자이고 이러한 미성년자에 대하여 민법은 제 5조에서 “미성년자가 법률행위를 함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미성년자라고 하더라도 무조건 법정대리인 동의를 받아야 하냐는 것은 아니라 “권리만을 얻거나 의무만을 면하는 행위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는 규정도 있다(법 제5조 1항 단서). 예를 들면 미성년자인 고등학생이 국가나 학교로부터 장학금을 받거나 대학교 입학금과 등록금 납부 면제를 받는 경우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 즉 미성년자가 전혀 부담이 없고 이익만 얻게 되는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요하지 아니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미성년자가 직장에 취업하여 일한 경우 급여 청구는 법정대리인 동의 없이 독자적으로 청구할 수 있다. 그럴 부모는 없겠지만 미성년자인 자식을 취업시켜놓고 그 급여를 법정대리인인 부모가 받아 버리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부양청구권의 경우도 독자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미성년자를 부양해야 할 의무가 있는 친권자가 부양의무를 게을리 하거나 부양료를 주지 않으면 미성년자는 부모를 포함한 부양의무 있는 자에 대하여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1972. 7. 11. 선고 72므5)의 판례이다. 또한 법정대리인이 ‘범위를 정하여 처분을 허락한 재산’은 미성년자가 임의로 처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둘째, 임의대리인 제도이다.
사적 자치의 원칙에 따라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는 대리 행위이다. 임의대리인이란 본인의 의사에 따라 대리권을 수여(이를 ‘수권행위’라 함)하여 대리인을 두는 경우를 말한다. 수권행위는 기초적 내부관계를 발생시키는 법률행위와 별개의 독립된 행위이다. 다소 어려운 용어이지만 쉬운 예를 들어 보면, 돈을 빌려준 후(기초적 법률행위), 돈을 받기 어려우면 변호사에게 재판 통해 판결을 받아 달라고(수권행위) 대리로 시키는 것이다.
대리권을 수여 받은 대리인은 모든 법률행위를 본인을 위하여 할 수 있다. 다만 법률행위 중에는 성질상 본인 스스로 해야 하는 혼인이나 유언 등은 대리행위로 할 수 없다. 이를 두고 ‘일신 전속에 관한 사항’이라 하고, 일신전속(一身專屬)에 관한 사항은 대리가 허용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 대리인이 될 수 있을까?
이를 두고 대리인의 능력이라고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성인의 권리능력자에게 수여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다만, 민법 제117조에 의하면 대리인은 행위능력자임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미성년자라도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이도 타인의 대리인이 될 수 있으며, 대리인이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본인은 그 대리행위를 취소할 수 없다. 미성년자라 하더라도 대리인의 자격이 있으며, 미성년자가 대리인으로서 한 행위는 적법하다.
즉, 미성년자는 자기명의 부동산을 처분하려면 법정대리인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미성년자이더라도 대리인으로서 타인의 부동산을 처분 권한을 위임받으면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 없이 처분행위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리권이 언제까지 유효한 것일까?
대리권을 수여한 본인이 사망하거나 대리인이 사망하는 경우, 그리고 법률행위에 따라 수여된 대리권은 그 원인이 된 법률관계의 종료에 따라 소멸한다. 즉 변호사에게 어떤 사건을 의뢰하였는데 그 사건이 종결되면 대리권도 자동으로 소멸하는 것이다. 당연한 것이지만 법률관계의 종료 전에도 위임한 본인이 ‘수권행위를 철회’ 하는 경우에도 대리권은 소멸한다.
대리인제도는 ‘대리인 스스로의 의사표시(판단)’에 의하여 행위를 한다는 점에서 일상 사회생활 관계에서 유사한 제도인 ‘사자(使者)’나 ‘대표이사’, ‘위탁매매업(대리점)’ 등과 구별되는 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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