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법률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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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의 법률 여행 ⑪ 열한번째 이야기- 고래도 부검을 한다?

- 세상에는 죽음의 원인을 밝히지 못하거나, 때로는 잘못 알게 되어 일어나는 일이 허다하고, 심지어는 잘못된 오해에 기한 오보로 잘못 알려진 실제 사례가 너무 많다 -

작성일 : 2025.04.11 11:13 작성자 : jk_law (jk_law@newssisun.com)

법은 주어진 길을 안내하는 나침반

일반적으로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중요한 사건이다. 한 인간의 사망이 단순한 슬픔의 문제가 아니라 범죄로 인한 경우, 그 억울함이나 사회에 미칠 불안감등을 해소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사람은 생존하는 동안권리 의무의 주체가 되며, 여러 가지 법률관계에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편에서 사람의 사망 시기에 대해서 여러 학자들의 논의가 있다고 설명하였다. 사람의 죽음은 일련의 과정이며, 움직임이 없어지면서 호흡이 끊겼다 이어졌다 할 때부터 호흡이 완전히 멎은 때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그 어느 시점을 죽음의 시점으로 상정하느냐에 따라 상당히 다른 법적 문제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반인의 법 감정을 고려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고려하여 실무에서는 호흡맥박종지설을 택하고 있음도 밝혔다. 모든 생명이 천수를 다하고 자연스럽게 사망에 이른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죽음들이 많다.

사람의 사망에 대해 병으로 인한 사망(병사)이나 일반적인 자연스러운 노화로 인한 사망(자연사)에 대해서는 통상의 사망 절차에 의거하여 의사가 입회하여 사망을 선언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하지만,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자연사나 통상의 병사가 아닌 사망을 변사라고 하는데, 범죄의 의심이 있는 자에 한정할 것인가 또는 모든 사망 원인 불명자를 대상으로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약간의 견해차가 존재한다. 예컨대, 원인 모를 사망의 경우가 다양한데, 우연한 사고(천재지변이나 익사, 화재 등)로 사망한 경우, 단순 사고사로 간주할 것인가 아니면 사고에 범죄의 의심이 있다고 가정할 것인가 등이 이러한 경우에 해당한다. 물에 빠진 익사체가 발견된 경우 단순히 익사라는 것으로 처리할 수도 있지만, 이미 살해하고서 물에 빠진 것으로 위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사건 상황과 의학적 지식이 동원된 법의학을 통하여 그 면밀한 분석이 필요할 경우가 생긴다(이럴 경우, 폐 해부를 통하여 플랑크톤이 존재하는가 등에 의해 범죄의 원인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폐 속에 플랑크톤이 있다면 살아 있는 채로 물에 빠진 후 죽은 것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익사 자체가 범죄에 의한 것인가에 대해서도 살필 필요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변사 중에서 검시를 통하여 사안이 어느 정도 확인되면 부검을 생략하게 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변사자의 일부만 부검을 하게 된다. 부검은 경찰관의 신청에 의하여 검사가 지휘를 하게 되는데, 통상 중요한 사건, 사회적인 문제가 되는 사건 등의 경우에는 검사가 직접 참여하고, 일반적으로는 검사의 지휘에 의하여 경찰관의 입회하에 부검을 진행하게 된다. 변사는 사람만 하는 것도 아니다. 동물도 하는 경우가 있다. 법의학에서는 사람이 죽은 것은 시체라고 하고, 사람이 아닌 동물은 사체라고 구별하여 부르고 있다(다만, 언론 등에는 사람에 대해서도 사체로 잘못 오용되고 있는 현실이다).

 

세상에는 죽음의 원인을 밝히지 못하거나, 때로는 잘못 알게 되어 일어나는 일이 허다하고, 심지어는 잘못된 오해에 기한 오보로 잘못 알려진 실제 사례가 너무 많다. 다음 두 사례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 사례 1 어린이 삼남매의 죽음

경기도 고양의 한 농가에서 어린이 3남매가 한꺼번에 죽은 변사사건이 일어났다. 찢어지게 가난한 농가이다 보니 부모에 의한 타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되었다. 일부에서는 집단 연탄가스 중독일 것이라고도 하였다. 경찰도 부모를 의심하여 조사를 하고, 부모는 자식 잃은 설움에 모함까지 받는 상황을 항의하게 되었다. 해서 부검이 실시되었다. 부검결과, 중독사인데 연탄가스가 아니라 비소(일명 청산가리’) 중독이었다. 그 경로를 조사해 본 바, 당일 논두렁길에서 농약 부대를 실은 화물차가 쓰러지게 되어 길을 지나가던 그 농부 부부가 그것을 도와주게 되었고, 차가 떠난 뒤 부모는 길가에 떨어진 하얀 가루를 밀가루로 잘못 알고 집으로 가져오게 되었다. 부모는 그것에 집에 남은 밀가루를 더해서 밀떡을 만들어 자식들에게 먹였다. 부부도 먹고 싶었지만 굶주린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배부르게 먹이기 위해 참았다. 그리고 부부는 일터로 나갔다. 아이들은 농약 속의 비소에 중독되어 죽게 된 것이었다.

 

자칫 정황상 그럴듯한 이유로 알려지게 오해를 받을 사건이었으나, 정확한 사인 조사로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사연이 밝혀지게 된 것이었다.

(문국진, 지상아, “오해, 오보”)

 

 

# 사례 2 고래 고기를 먹게 된 사연

고래의 종류는 다양하다. 우리에게 너무도 친근한 돌고래부터 귀신고래와 같이 무시무시한 고래와 대왕고래와 같이 거대한 고래까지 다양한 종이 살아가고 있다. 지금은 환경론자들의 주장과 생태계보호라는 차원에서 거의 구경할 수 없지만, 이전에는 관광지에서 소위 돌고래 쇼를 하거나 고래 고기를 즐기기도 하였다.

 

19세기부터 각국에서 고래를 무분별 포획하는 바람에 고래의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일부 종의 경우에는 멸종위기에 이르게 되자, 각국은 고래를 보호하여야 하여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었다. 1946는 국제포경위원회가 설립되고, 다음해에 국제포경조약을 체결하여 과학연구목적을 제외한 포경은 금지되고, 단지 원주민들의 생계를 위하여 제한적으로 포경을 허용하였다. 그 후 1982년에는 상업적인 모든 포경이 금지되면서 고래를 잡는 것은 형사적인 처벌을 받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울산 등지의 식당에서 볼 수 있는 고래 고기는 어떻게 하여 존재하는 것일까. 이들 고래 고기는 정상적으로 포획한 것이 아니고, 어떤 사유에 의하여 그물에 걸려 사망한 고래이다. 그렇다면 포획한 고래와 그물에 걸려 사망한 고래는 어떻게 구분이 되는 것일까. 작살 등으로 사살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실상 구분이 어렵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사망 원인을 밝힐 필요가 있는 것이다.

 

고래가 잡히게 되면 어떠한 절차를 밟게 되는 것일까? 고래를 발견한 사람은 경찰에 신고를 하여야 하는데, 이는 변사자를 발견하여 경찰에 신고하는 것과 동일하다. 즉 사망에 있어서 사람과 고래는 동일하게 취급받는다고 할 수 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이를 확인하고 즉시 검사에게 고래변사지휘를 신청하지만, 실제로 부검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거의 전무하다. 만약 검사가 직접 검시를 하겠다고 하거나 부검을 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그 고래를 발견한 사람은 날벼락이 될 것이다. 최대한 빨리 경매를 통하여 고래를 판매하여야 하는데, 직접 검사를 위하여 대기하거나 부검을 한다면 고기의 가치는 거의 의미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도 고래변사지휘를 한 적이 있는데, 요청서를 받자마자 바로 연락이 왔다. ‘발견자에게 즉시 인도하라라는 지휘를 하여 달라는 협박 아닌 협박성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고래 고기의 가장 맛있는 부위를 먹게 해 주겠다는 달콤한 제의와 함께. 고래 고기는 부위에 따라 맛이 크게 차이가 난다고 하는데 아직까지 가장 맛있는 부위의 맛을 알지 못한다. 그냥 시중에서 파는 고래 고기 외에는 먹어 본 적이 없는데, 이는 아마 맛있는 부위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된다.

 

실제로 고래에 대하여 부검이 이루어진 적이 과연 있는지 확인을 못하였지만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고래는 비록 동물이지만, 그 죽음은 인간과 동일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물에 걸려 사망한 고래를 발견하였다는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법무법인 로엔피플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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