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군 드론의 진면목은 그 기술보다 운용 방식에 있다.
작성일 : 2025.04.01 04:57 수정일 : 2025.04.02 08:06 작성자 : 백자성 (100j-star@newssi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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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aybird-3은 우크라이나의 항공 제품 제조업체인 Skyeton이 설계하고 제작한 장거리 무인항공시스템(UAS)이다. [사진 : Skyeton 홈페이지 캡처] |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의원이 지난 2월 23일부터 26일까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그는 일정 중에 키이우에 있는 드론 제조업체 스카이톤(SKYETON)을 방문하기도 했다. 스카이톤은 우크라이나에 본사를 둔 무인항공시스템(UAS) 제조업체로 18년 이상의 항공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상업, 산업, 군사 분야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 업체의 대표 제품인 레이버드(Raybird)-3은 고성능 드론으로 장시간의 감시, 장거리 정찰, 지속적인 목표 추적 등 다양한 임무 수행에 적합하다. 특히, 이 드론은 러-우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정찰 및 공격임무에 일일 수백 회 이상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본지는 이 레이버드-3 드론 기술을 도입하여 국내 생산을 준비하고 있는 F1WORKS社(대표 엄기현, 경기 하남 소재)를 취재했다. 이 회사는 ECCM(전자대응책)이 탑재된 초소형 및 여단급 드론,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의 통신을 지원하는 전술 MANET(Mobile Ad Hoc Network) 무전기, 특수작전용 화기와 훈련용 탄약 등을 공급 및 제조하고 있다. 올해 2월 부산에서 개최된 2025 드론 쇼 코리아에 레이버드-3를 전시하기도 했다. 기술도입 등의 협상과정에서 획득한 드론 기술과 운용방식 등에 대해 주요 분야로 구분하여 회사 관계관들과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우크라이나군 드론의 기술적 특성
레이버드-3 드론은 28시간 이상의 연속 비행 시간과 2,500km 이상의 항속 거리를 가진 미국 기준 그룹 2, NATO 기준 클래스 1급 드론이다. EFI( Electronic Fuel Injection) 엔진을 탑재하여 장거리 정찰 및 타격 능력이 향상된 측면도 있으나, 가장 핵심적인 기술적 특성은 ECCM 기능이다. 러시아군의 탁월한 전자전 능력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ECCM 덕분이다. 물론, 초기에는 러시아군의 전자공격으로 인해 우크라이나군 드론의 전선 돌파 자체가 매우 어려웠다. 이후 미국의 도움과 자체적인 노력으로 러시아군의 전자공격 패턴을 식별하여 드론 항법에 적용하면서 우크라이나군 드론 작전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우크라이나군이 운용 중인 초소형 드론의 한 모델은 ECCM이 70여 차례 업데이트되기도 했다.
두 번째는 PTN(Pose and Trajectory Navigation 또는 Pose Tracking Network) 기반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적용한 자율비행기술이다. 이를 위해, Tab and Sliding방식의 드론 조작 인터페이스를 활용한다. 우크라이나군의 태블릿 기반 전술 드론시스템은 통제 앱에서 드론 스쿼드(군집)의 실시간 상황을 탭으로 전환하고, 각각의 드론에게 슬라이드 드래그 방식으로 명령을 전파하는 방식을 사용 중이다. 이를 통해, 러시아군의 재밍(jamming)이나 스푸핑(spoofing), 해킹(hacking) 등을 회피할 수 있었다. 이는 드론 자체의 생존성뿐 아니라 운용자의 생존성 보장에도 기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운용 방식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운용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회수율"과 "Zone"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회수율이란 드론의 임무수행 간 드론의 생존보장책을 적용하는 기준이다. 예를 들어, 주 임무를 수행하는 드론의 경우 회수율을 높게 책정하고 주 임무를 지원하는 드론의 경우에는 낮게 책정한다. 지원 드론의 경우 주로 전선지역 등에서 러시아군의 전자공격을 식별하고 경고하거나 방공망을 식별하는 데 운용된다. 이러한 회수율을 Zone 개념과 결합되어 운영한다. Zone은 전선지역으로부터 우크라이나의 후방지역으로 확대되는 개념으로 4개의 Zone으로 구분된다. 회수율이 높은 드론은 주로 전선으로부터 150km 이상 떨어져 있는 Zone 4에서 이륙 및 통제하므로써 드론과 운용자의 생존성을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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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군이 드론을 운용할 때 적용하는 Zone의 개념 [그림 : Skyeton 한국어판 소개자료 발췌] |
이러한 개념에 따라 드론을 운용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가 전술 네트워크이다. 레이버드-3을 운용할 때는 MPU5 MANET 항공 통신중계를 활용한다. 중계용 레이버드-3은 통상 지상으로부터 4~5km 상공에서 운용함으로써 원활한 통신중계뿐 아니라 기상의 영향을 최소화하며 지상의 위협으로부터도 보호받을 수 있다. 한편, 이러한 MANET은 DoD 및 NATO 기준 Type 2(민·군 겸용 고급 암호화) 이상의 암호화 보안 등급을 적용함으로써 데이터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MANET 중계 통신을 통해 드론에 의한 감시 및 타격 임무체계를 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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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버드-3을 활용한 우크라군의 정찰 및 타격 임무체계 운용 [그림 : Skyeton 한국어판 소개자료 발췌] |
우리 군과 우크라이나군 드론 운용의 차이점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운용 방식은 우리 군과 상당히 다르다. 우크라이나군은 회수율과 Zone 개념을 통해 드론을 주로 통합하여 운용한다. 쉽게 얘기하자면, 여러 제대가 같은 종류의 드론을 공유(sharing)하는 개념이다. Zone 4에서 드론을 이륙시킨 후, Zone 1의 전방 통제자가 통제권을 이양받아 해당 제대의 임무를 수행하다 임무가 종료되면 다시 통제권을 Zone 4로 전환하는 개념이다. 우리 육군이 제대별 각기 다른 기종의 무인기를 정찰용으로 운용하는 방식과는 상당히 다른 개념이다. 이러한 운용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보다 전술 MANET의 운용과 기체의 성능이다. 비교적 소형이면서도 2,500km에 달하는 비행거리와 5.5km에 달하는 비행고도를 가지고 있으며, 고성능의 정찰감시 모듈을 탑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운용개념은 드론 운용자의 양성 소요를 최소화 및 단순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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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버드-3에 탑재되는 정찰 및 타격 임무 모듈의 종류 [그림 : Skyeton 한국어판 소개자료 발췌] |
또다른 차이점은 드론을 다목적으로 운용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통신 중계용 드론과 정찰용 드론에도 자폭용 폭약이 탑재된다. 레이버드-3의 경우 정찰임무 자산과 타격임무 자산을 신속하게 교체할 수 있도록 모듈화하여 운용한다. 국내에서도 정찰과 타격이 가능한 모듈형 드론이 일부 개발되었으나 개념에 있어 다소의 차이가 있다. 정찰임무 장비를 모듈형으로 운용하는 방식은 유사하지만, 레이버드-3의 경우 자폭드론과 다목적 FPV 드론을 모듈로 장착하여 운용할 수 있다. MUM-T의 확장된 개념으로, 이는 드론의 기반 플랫폼을 단순화하면서도 다양한 전술적 용도로 운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 군에 주는 시사점
국방혁신 4.0이나 육군이 추진하는 Army TIGER 4.0체계에서 드론은 필수 전력 중의 하나이다. 육군은 이러한 드론을 모든 제대에 편성하여 전장인식과 타격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미 지상작전사령부에 드론봇전투단이 편성되어 있고, 대대급 이상에서는 제대별로 정찰용 UAV를 운용하고 있다. 중대급 이하의 소부대에서 운용할 정찰용 드론과 공격용 드론도 전투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제대별로 최적화된 드론을 개발하여 운용할 때 얻을 수 있는 장점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크라이군의 통합 운용개념도 심도 있게 검토하여 벤치마킹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어찌보면, 제대별로 각기 다른 능력의 드론을 편성하려는 의도는 육군이 아직도 계층적 부대구조의 사고에 머물러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점점 네트워크화되고 지능화되며 전투요소가 모듈화되는 미래 전장에서 현재 육군의 드론 편성 및 운용개념은 비효율적일 수도 있다.
또한, 군사목적의 드론은 항상 적의 대드론 능력하에서 운용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드론 운용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술 네트워크의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수한 네트워킹 능력과 ECCM 능력, 암호화 기술의 고도화가 중요하다. 따라서, 드론의 완전성 있는 전술적 운용을 위해서는 관련된 제반 기술과 대책을 동시에 확보해 가는 전투발전과정이 꼭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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