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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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르탄의 MILOVATION Issue] 전투원 생존 프로젝트 : ② 방탄헬멧(1)

우리 군의 미래 방탄헬멧은 장병들이 직면한 실제 위협과 요구사항을 철저히 반영하여 설계되어야 한다.

작성일 : 2025.03.27 10:08 수정일 : 2025.09.09 02:58 작성자 : 스파르탄(외부기고)

장정들은 훈련소에 입영하면서 부터 방탄헬멧을 지급받고 군인이 되었음을 실감한다. 수류탄투척 훈련을 하고 있는 훈련병들의 모습. [사진 : 육군본부 제공]


 


    ① Protection이 왜 중요한가?   ② 방탄헬멧   ③ 아이프로텍션   ④ 이어프로텍션   ⑤ 방탄복
    ⑥ 전투복 난연체계    ⑦ 전투복 위장체계   ⑧ 방한피복체계   ⑨ 화생방위협보호체계   ⑩ 전투화 


 

  다양한 전투 상황에서 방탄헬멧(이하 헬멧)은 전투원 생명의 보호뿐 아니라 정보 전송, 환경 인식, 그리고 전투 효율성 향상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헬멧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총기와 같은 탄환으로부터 두부를 보호하는 것이다. 한편, 현대전에서는 폭발물, 특히 급조폭발물(Improvised Explosive Devices, IEDs)이 빈번히 사용된다. 이러한 폭발물은 강한 충격파와 파편을 발생시키며 전투원들의 생명을 위협한다. 헬멧은 이러한 충격을 흡수하고 파편에 의한 두부 부상을 예방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09년에 보고된 아프카니스탄 전쟁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IED 폭발로 인한 두부 부상이 감소한 사례가 많았으며, 헬멧이 중요한 보호 장비로 작용했다고 한다.

  헬멧은 단순히 물리적인 보호 외에도 통신 장비와 결합되어 전투원들 간의 실시간 정보 공유와 지휘 체계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헬멧에 장착된 헤드셋과 마이크는 전투 중에 중요한 정보가 즉시 전달될 수 있게 한다. 이로 인해 팀 간의 협동 능력과 전술적 효율이 높아진다. 또한, 헬멧은 전투원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제공하기도 한다. 헬멧을 착용함으로써 전투원들은 자신이 일정 부분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이는 전투 중에 더욱 침착하고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한편, 현대전에서 헬멧은 단순한 보호장비에 그치지 않고 점점 더 다양한 기술적 요구를 충족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나이트 비전 장비나 열 감지 센서를 장착해 야간 전투나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미군의 헬멧 

  미군은 지난 30여 년간 전투용 헬멧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거듭해왔다. 1980년대에 케블러(Kevlar) 소재를 사용한 PASGT(Personnel Armor System for Ground Troops) 헬멧이 개발되어 기존 M1 철제 헬멧보다 월등한 방호력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에 MICH(Military Integrated Communications Helmet)와 ACH(Advanced Combat Helme)가 등장하면서 무게는 줄이면서 모듈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그럼에도 이러한 헬멧들의 성능은 권총탄과 파편 방어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UHMWPE(Ultra-High-Molecular-Weight Polyethylene,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 소재를 활용한 ECH(Enhanced Combat Helmet)와 IHPS(Integrated Head Protection System)를 개발했다. 특히 IHPS 헬멧은 추가 장착물 없이도 소총탄 방호가 가능하며, 무게 역시 ACH와 동일한 수준(1.3~1.5kg)을 유지하면서도 방탄 성능은 획기적으로 향상되었다.

 

   
  미군 전투용 헬멧의 변천사 : 왼쪽부터 PASGT 헬멧, ACH 헬멧, ECH 헬멧, IHPS 헬멧  

 

  미군 헬멧의 발전은 실전 경험과 전투원들의 작전적 요구가 반영된 결과이다. 이라크 전쟁을 거치면서 장병들은 소총탄 및 폭발물 파편으로부터의 보호를 계속하여 요구했고, 군 당국은 이를 즉각 수용하여 혁신적 기술을 빠르게 개발하여 현장에 적용했다. 전쟁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소재의 발전, 구조의 모듈화, 경량화를 가속화했으며 이는 미군의  헬멧이 현재와 같은 첨단소재를 적용한 고성능 보호장비로 발전하게 된 결정적 원동력이었다.

 

우리 군의 실태

  반면, 우리 군의 현실은 미군과 많이 다르다. 특히, 방탄 성능의 향상을 위한 소재 분야가 많이 낙후되어 있다. 국내에서 헬멧 소재의 개발이 더딘 원인은 소재 분야 연구에 대한 투자의 부족, 보수적인 기술 도입 정책, 법적·기술적 제약 등이다. 2000년대 이후 일부 기업에서 아라미드 소재를 개발하기 시작했으나 Kolon社와 DuPont社 간 법적 분쟁으로 인해 Kevlar급 섬유 생산이 제한되었으며, 국내 방위산업의 보수적 접근 방식으로 인해 신소재 개발과 도입이 지연되었다. 최근에 들어서 효성에서 개발한 ALKEX(경량 아라미드) 소재를 적용하여 경창산업(KCI)이 헬멧을 제작하여 군에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소총탄 방호 능력에선 미군의 UHMWPE 기반 헬멧에 비해 현저히 뒤처져 있다. 

  효성에서라도 아라미드를 생산함으로써 국내의 관련 산업 전반에 많은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소재를 적용한 헬멧의 제작은 선진국에 비해 많이 늦었으며, 품질 역시 선진국 기준에 못미치는 등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아라미드는 그 본성이 섬유인 까닭에 외부의 환경적인 영향이나 시간의 경과에 따라 원래의 성질이나 기능이 저하되는 열화현상이 빨리오는 편이다. 또한, 높은 온도에서는 강한편이지만 급격한 온도변화에는 약하기 때문에 여름과 겨울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기후에서는 헬멧의 방탄레이어링에 간극이 발생하는 팽윤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결국, 현재 우리 군의 헬멧 획득정책은 전투장구류의 국산화에는 도움이 되지만 전투원의 보호에는 취약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

  사실, 국내 BMI社(구 이레산업)에서 UHMWPE 소재의 하이컷 헬멧을 특전사에 보급했었으나 품질상의 문제로 제품을 회수하고 있다. 이 제품이 제대로 만들어졌다면 최소 5년 이내에는 열화현상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방탄업계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아마도 소재의 솔루션에 일부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 방탄소재 시장의 난맥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특히 소재 분야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제품에 적용되는 소재단계에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완성품을 가지고 성능 시험을 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은 소재단계에서부터 제품을 추적하고,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전량 폐기처분하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까닭에 국내에서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소재를 돌려쓰면서 형상만 다른 제품을 반복적으로 생산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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