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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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하기 전에 안보시민의 자질부터!

정치는 국민의 이익을 위한 권력투쟁이다. 일부 정치인들의 최근 행태가 과연 국민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스스로 되돌아 볼 때다.

작성일 : 2025.03.20 08:06 수정일 : 2025.03.21 12:35 작성자 : 백자성 (100j-star@newssisun.com)


전사자 영현의 온전한 처리와 전후 유해발굴은 단순한 예우 차원이 아닌, 군인이 비인간적 폭력과 공포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기를 제공한다.     [사진 : 국방부 제공]



   1960년 5월 1일, 프란시스 개리 파워스(Francis Gary Powers)가 조종한 U-2 정찰기가 소련 영공에 침입한 후 소련군에 의해 격추되고, 소련 당국이 이를 공개했다. 당시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국무부는 소련의 발표를 일단 부인하고 격추된 비행기가 민간 비행기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련이 생포된 파워스와 비행기의 잔해를 공개하자 미국 정부는 이를 더 이상 부인할 수 없었다. 결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5월 7일에 사건을 인정하고, 이를 소련 영공을 침범한 미국의 정찰 비행기였다고 시인하였으나 사과는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 미국의 정치권, 특히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의 반응은 매우 비판적이었으며 냉전 시기 미국의 외교 및 군사 정책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민주당의 주요 대선 후보였던 존 F. 케네디는 이 사건을 미국의 외교적 신뢰성에 대한 큰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케네디는 특히, 아이젠하워 행정부의 비밀작전이 잘못되었고, 이를 감추기 위해 부인하는 방식이 미국의 국제적 이미지에 심각한 손상을 입혔다고 비판했다. 그는 1960년 대선 캠페인 중 이 사건을 이용하여 아이젠하워 정부의 외교적 약점을 부각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케네디는 대통령으로 취임 이후 U-2기를 적극적으로 운용하여 소련의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 현황을 파악하려 하였으며, 결정적으로 U-2정찰을 통해 쿠바 내의 소련 핵미사일 기지를 촬영함으로써 쿠바 미사일 위기가 시작되었다. 한편, 미 상원 외교위원회와 하원 정보위원회의 일부 의원들은 이 사건을 정보 작전의 실패와 정부의 비밀 활동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으로 평가했다.

   2023년 2월, 미국 본토 상공에서 중국의 정찰 풍선(spy balloon)이 발견되었는데 이 풍선은 주요 군사 기지와 핵 미사일 격납고가 있는 몬태나(Montana) 상공을 포함한 여러 지역에서 활동했다. 미 국방부는 이 풍선이 신호정보(SIGINT)를 수집하는 정찰 목적을 가진 것으로 추정했고, 공군을 투입하여 사우스캐롤라이나(South Carolina) 해안에서 격추했다. 잔해를 수거하여 분석한 결과, 첨단 센서 및 통신 장비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 확인되었으나 중국은 이것이 기상 관측용 비행선이라고 주장했다. 2015년, 독일 주간지 '데어 슈피겔(Der Spiegel)'이 스노든 문서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2007~2009년 사이, 중국 해커들은 미 국방부와 방산업체를 해킹하여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의 F-35 전투기 설계 및 기술 데이터를 탈취했다. 이후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 J-20의 개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2022년 12월 26일, 북한의 무인기 5대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우리의 영공을 침범하였으며, 그 중 일부는 서울 상공까지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이를 탐지하고 대응에 나섰으나 격추에는 실패했다. 이와 관련하여 여야를 막론하고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면서 여당은 군의 대응을, 야당은 정부와 군의 대응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북한은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침묵했다. 북한의 특성상 군사적 활동이나 도발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 관례를 벗어나지 않았다. 어느 나라나 전략적 정보수집 등에 대한 활동은 확실한 증거가 드러나지 않는 한 부인하거나 NCND(Neither Confirm Nor Deny)전략을 유지하는 게 상식이다.

   3월 20일자 국내 주요 언론은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드론작전사령부 내부 제보를 통해 지난해 10월,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의 비행 경로를 직접 확인했다고 보도하였다. 부 의원에 따르면 무인기는 서해 백령도에서 출발한 뒤 초도를 지나 남포를 거쳐 평양 상공을 선회한 후, 비슷한 경로로 복귀시키려 했으나 추락하는 바람에 군이 회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북한 측은 당시 기체를 분해해 분석한 결과라며 우리 군이 무인기를 보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처음에는 그러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가 이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야당 국회의원이 이러한 내용을 밝힌 이유는 짐작할만 하다. 첫째는 윤석열 정부가 북한을 자극하여 계엄을 시행할 구실을 만들기 위해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주장의 연장선일 것이다. 둘째는 전시도 아닌 평시에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낸 정부와 군의 조치를 도의적 차원에서 비난하려 했을 수도 있다. 셋째는 군에 대한 자신의 정보력을 과시함으로써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려 했을 수도 있다. 케네디처럼 정치적 이익을 위해 그럴 수 있다고 치자. 하지만 1960년의 U-2기 사건과 이번 사안은 상황이 다르다. 북한의 증거조작 가능성이 충분한 상황에서, 개연성만으로 사실관계를 단정하여 정치적 목적에 활용하려 한 점은 북한에 부화뇌동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또한, 통념적인 민주주의의 가치에 빗대어 도의에 어긋났다고 비난하는 일은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 아이나 할 언행이다. 상식적 시민이라면 그러한 비난을 하기에 앞서 정부와 군이 왜 그 정도밖에 못했냐는 질책부터 하는 게 순서이다. 이러한 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안보시민이다. 만에 하나 세 번째 목적이 사실이라면 이는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방에 너무 치명적인 사안이다.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낸 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렇게 중요한 기밀이 개인적인 친분을 통해 유출되었다면, 이는 작전보안뿐 아니라 군 기강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징후이다.

   요즘 일부 정치인들이 심심찮게 군 내부의 제보 등을 운운한다. 전혀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닌 듯 하다. 그게 사실이라면, 아마도 정치인과 그 군인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 정계를 기웃거리는 군인은 이미 그 자격을 상실한 사람이다. 또한, 그러한 커넥션을 자신의 정치적 목적에 활용하려는 정치인은 자신이 대한민국의 군과 국방을 얼마나 심각하게 망가뜨리고, 결국은 적을 이롭게 하는지 감히 상상도 못할 것이다. 그것을 무슨 차별적 능력으로 생각한다면 어리석어도 너무 어리석은 사람들이다. 흔히 정치를 국민의 이익을 위한 권력투쟁이라 한다. 안보사안과 관련한 일부 정치인들의 최근 행태가 과연 국민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스스로가 되돌아 보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정치인이기 전에 건전하고 상식적인 안보시민의 자질부터 갖추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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