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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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추진 잠수함과 전략적 불균형성의 심화

국내총생산(GDP)의 1.4%, 1인당 국민총소득(GNI)의 3.4% 밖에 되지 않는 북한에 대해 한국이 전략적 불균형성을 우려하는 상황은 분명 모순이 크다.

작성일 : 2025.03.16 08:47 수정일 : 2025.03.17 07:34 작성자 : 백자성 (js25172@newssiun.com)


지난 3월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추진 잠수함으로 추정되는 함정을 돌아보고 있다.   ⓒ 뉴스1



  지난 3월 8일,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중요 조선소들의 함선 건조 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했다면서 "당 제8차 대회 결정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핵동력 전략 유도탄 잠수함 건조 실태도 현지에서 요해(파악)했다"고 보도했다. 보도화면을 근거로 전문가들은 이 잠수함이 6,000~7,000톤 사이로, 핵을 탑재한 탄도 미사일이나 순항 미사일을 포함하여 약 10개의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핵동력은 핵추진을, 전략 유도탄은 핵탄두를 탑재한 탄도 미사일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갖춘 핵추진 전략잠수함(SSBN)을 건조 중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한다는 북한의 목표는 김정은이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5개년 무기개발계획을 발표한 2021년 1월에 처음 발표되었다. 2023년 9월, 북한이 최초의 탄도 미사일 잠수함인 김군옥영웅함 진수식에서 "오늘 진수하게 되는 제841호 김군옥영웅함 저 실체가 바로 지난 해군절에 언급한 바 있는 우리 해군의 기존 중형 잠수함들을 공격형으로 개조하려는 전술핵잠수함의 표준형"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1월 북한 매체는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보도하면서 김정은이 현지 시찰을 통해 “핵동력 잠수함과 기타 신형 함선 건조 사업과 관련한…당면 과업과…집행 방도에 대한 중요한 결론을 주셨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이 건조 중인 핵추진 잠수함을 공개한 배경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선 3월 10일부터 실시되는 상반기 한·미 연합연습인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FS)에 대응하기 위한 무력시위라는 분석이 있다. 지난 4일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CVN-70)이 부산항에 들어왔을 때 북한 김여정이 “우리도 전략적 억제력 행사에서 기록을 갱신할 수밖에 없다”는 성명을 발표한 이후, 미국을 향한 이런 엄포가 허언이 아니라는 점을 핵추진 잠수함 공개로 강조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전이 마무리되기 전에 러시아로부터 핵추진 잠수함 관련 기술을 지원 받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란 분석도 있다.

  북한의 보도가 있은 후 미 국제전략연구소(CSIS)의 빅터 차(Victor Cha)는 한 인터뷰에서 몇 가지 근거를 들면서 북한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에 있어 러시아의 기술이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예측하였다. 그 근거의 하나로 김정은이 2023년 9월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러시아 태평양 함대 사령부와 블라디보스토크의 호위함 마샬 샤포시니코프의 방문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이 블라디보스토크까지 20시간 이상 기차를 타고 간 것은 현대화된 해군 프로그램을 구축하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라는 것이다. 또 한가지 근거로, 북한에 핵추진 잠수함 등 러시아의 고급기술 이전에 관한 미국 관리들의 발언이 추측에서 단호함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 존 커비(John F. Kirby)의 "두 나라 간에 일부 기술을 공유하고 있음을 미국이 확인했다"라는 발언을 그 예로 들었다.

  한편 빅터 차는 북한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이 특히 한반도와 대만 해협의 이중 우발 상황에서 미국의 대잠수함전 임무를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핵추진 잠수함 기술협력은 러시아와 북한 간의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십이 훨씬 더 강력하다는 사실을 보여줌과 동시에, 북한에 대한 영향력에 있어 러시아와 중국의 균형이 변화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무기 공급과 파병을 막지 못했는데, 이는 베이징이 북한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한편, 양국 간의 협력은 북한이 미국과 대화에 참여하려는 동기를 감소시키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북한은 1960년대 후반부터 러시아제를 도입하면서 잠수함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한국보다 시기적으로 무려 30년 정도를 앞선다. 북한의 잠수함은 디젤추진 방식으로, 세 가지 유형으로 알려져 있다. 먼저, 구 소련의 Project 633으로 알려진 로미오급 잠수함은 배수량이 약 1,800톤이며 어뢰 발사관 8문을 갖추고 있다. 북한은 이 함급을 자체 건조하여 약 20여 척을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으로, ​상어급 잠수정은 배수량 약 370톤의 소형 잠수정으로 어뢰 발사관 2문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로 연안 경계 및 특수 작전에 활용하고 있다. 상어급을 축소 개량한 모델인 연어급 잠수정은 배수량이 약 130톤이며 어뢰 발사관 2문을 갖추고 있다. 소형이지만 은밀성이 높아 특수 작전에 적합하다.​ 최근 공개된 김군옥영웅함은 3,000톤 급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해군의 경우 1993년부터 장보고급 잠수함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독일의 209급 잠수함 기반으로 배수량은 약 1,290톤이며 어뢰 발사관 8문을 보유하고 있다. 2007년부터는 손원일급 잠수함이 취역했다. 독일의 214급 잠수함 기반으로 배수량은 약 1,860톤이며 공기불요추진(AIP)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장시간 잠항이 가능하다. 국내 기술로 처음 개발된 3,000톤급의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은 수직발사관을 통해 탄도미사일 발사가 가능하며 일부가 실전 배치되었다. 이 잠수함은 디젤추진 방식이지만 베터리와 소음감소기술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우리 해군의 작전운용능력 뿐만 아니라 방산수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잠수함 전문가들은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의 블록 Ⅱ, Ⅲ이 개발되면 핵추진 잠수함에 맞먹는 전략적 효과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젤추진 방식이면서도 약 3주 이상의 연속잠항능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잠수함의 성능만을 강조한 분석으로 보인다. 잠수함 선진국에서는 일반적으로 공격용 핵추진 잠수함(SSN)을 먼저 운용하다 SLBM을 탑재한 핵추진 전략잠수함(SSBN)을 운용해 왔다. 단지 프랑스가 예외일 뿐이다. 그런데 북한도 핵추진 전략잠수함을 바로 건조하고 있는 중이다. 이는 북한이 핵 능력 고도화에 전략적 목적을 두고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잠수함의 성능 자체를 가볍게 볼 수는 없으나 이번에 공개된 북한의 핵추진 잠수함을 단순한 성능 측면에서만 접근해서는 안될 일이다. 아직 기술적으로 여러 난제는 있으나 북한의 핵추진 잠수함이 완성되면 남북한 간의 전략적 불균형성 또는 비대칭성은 더 심화될 것이다. 또한, 미국에 대한 북한의 핵공격 능력 확대는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더 키울 것이며, 자체 핵능력 보유에 대한 논의는 더 거세질 것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북핵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유지할 것인지, 핵보유국임을 인정하고 핵무기의 동결로 갈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1.4%, 1인당 국민총소득(GNI)의 3.4% 밖에 되지 않는 북한에 대해 한국이 전략적 불균형성을 우려하는 상황은 분명 모순이 크다.


<도산안창호급 잠수함과 북한 로미오급 잠수합의 비교>
     비교항목     도산안창호급    북한 로미오급 잠수함    
     배수량(수중)     3,800~4,000톤     1,800톤
     추진방식     디젤-전기 + AIP     디젤-전기
     최대속력     20노트     13노트
     잠항 지속 시간         3주 이상     며칠 수준
     무장     SLBM, 어뢰, 미사일          어뢰, 기뢰
     소음 감소 기술    최신 기술 적용     구형 기술
     작전 반경     18,500km     5,000km

<도산안창호급 잠수함 개발계획>
  구분  배수량(수중)    VLS(수직발사관)    배터리  도입시기
  블록 Ⅰ  3,800톤  6문  납축전지    2021~2023년
  블록 Ⅱ  4,000톤  10문  리튬이온  2025년 이후
  블록 Ⅲ    4,300톤  10문  차세대  2030년대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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