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신입생들마저 휴학에 동참하는 자기모순적 휴학 동맹, 의협은 이것을 핑계로 정원 원점 재검토 요구, 이것이 최선인가-
작성일 : 2025.03.11 02:45 작성자 : kangsabin1 (kangsabin1@newssi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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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산업노조가 의료계의 참여를 촉구하는 성명서, 의료산업노조 홈피 캡쳐 |
의료계와 정부는 이달 말(3월말)까지 ‘의대생 전원 복귀’를 전제로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동결하기로 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학생 복귀 및 의대 교육 정상화 관련 브리핑에서 의대 총장·학장단이 건의한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인 3058명으로 조정하는 안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의대 총장·학장단 중심의 양 협회는 3대 요구사항을 전제로 의대교육 정상화를 요청하면서 이러한 요구가 수용되면 학생들을 돌아오게 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3대 요구사항의 내용은 1)2026년 의대 정원을 2024년 수준인 3058명으로 하고, 2)2027년 정원부터는 의료계와 함께 구성한 추계위원회를 통해서 결정하는 것을 전제로, 3)의학교육의 질 유지, 향상을 위해 교육부의 전폭적이고 구체적인 지원책 마련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대협회·KAMC)’ 이종태 이사장이 주도적으로 일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안들이 그대로 3월 말에 확정된다면, 이로써 지난 2024.2.6.일 조규홍 복지부 장관 명의의 의대 증원을 골자로 하는 의료개혁이 1년 여 만에 원점 상태로 되돌아가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가의 미래를 담보할 의료 개혁은 또 다시 의료인들의 반대로 주저앉을 상황이다. 이번 의료 개혁의 중단은 의사들에게 국가 정책에 대한 저항의 면역력만 강화한 꼴이 된다.
그간 일반시민들과 환자 단체들은 의료개혁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변화된 의료 시스템 및 저비용의 의료 행위를 기대했으나 아무런 성과 없이 고통만 부담하였다는 자괴감에 허탈감마저 호소하고 있다.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은 상황에서도 일반시민들은 종합병원 이용을 자제하고, 환자 단체들은 살얼음을 밟는 조마조마한 상황에서도 정부의 의료 개혁 의지에 지원을 보냈다.
이 과정에서 의사 집단 휴가나 긴급, 응급 의료분야 등에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전공의 단체를 중심으로 의사들이 의료 현장을 떠남으로써 나타난 의료 공백과 체계 붕괴가 큰 이슈였다. 전공의들은 그동안의 종합 병원 시스템이 전공의 중심 체계라는 점을 활용하여 파업과 이직으로 정부의 의료개혁을 압박한 상황이었고, 이에 동조하여 의대생들이 집단 휴학을 하면서 의학교육이 무정부 상태가 되는 등의 의료계와 정부의 대치가 1년 넘게 지속되어 왔다.
무엇보다도 의료개혁을 비롯한 4대 개혁 추진에 적극적이었던 윤 대통령의 직무 정지 및 구속으로 최근 약 3개월간, 의료개혁의 탄력은 거의 상실된 상황이었다. 교육부나 복지부의 관료들도 추진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미 계획된 진행 로드맵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것 아닌지 묻고 싶다. 결국은 의료인들에 대한 지원책만 남고, 의료인들이 분담해야할 국민에 대한 의무는 거론되지도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미용 의료 영역에 대해 사회적 논의 등을 거쳐 시술 자격 개선 등을 포함한 종합적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것이 그나마 최근의 논의 결과이다.
지금 의료 개혁의 필요성은 전혀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의료 인력의 왜곡 문제와 필수 의료 붕괴의 문제는 점점 더 심해지는 상황이고, 이에 따른 각종 의료 공백과 치료 행위가 불가능해지고 있는 상황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방 의료 상황은 의사를 구하지 못해서 기본 의료 혜택을 받지도 못하고 있고, 긴급 응급 의료를 비롯한 필수 의료는 갈수록 전문 의료 인력이 고갈되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힘든 외과적 수술이나 아동 대상의 소아 전공의는 손가락으로 숫자를 헤아릴 정도이다. 성형이나 피부 미용과 같은 힘들지 않고, 기계를 이용해서 쉽게 돈 버는 영역으로만 의료 인력이 집중되고 있는 현실은 이제 언론의 힘을 빌지 않고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들 그 어느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원은 동결되고, 의료계를 향한 당근책만 유지되거나 강화될 전망이다. 의료 교육의 양질화를 위한 재정 지원이 확대되고, 의료 행위의 과실 책임 범위를 강화하여 ‘중대한 과실’이 아닐 경우 면책한다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의 제정과 같은 것들만 제공하게 되는 역설적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의료 개혁 이전의 상황보다 더 나빠질 가능성마저 없지 않다. 의협회장의 “2026년 의대 정원을 0명으로 하자”는 주장은 그러한 단면이다. 다시 한 번, 추진 주체들에게 국민들과 미래를 생각해주길 부탁한다. 그리하여 현재 우리나라 의료 체계가 갖고 있는 공공의료와 민간의료의 적절한 분할 속에서 건강과 안전이 담보되고 있는 장점을 십분 발휘하되, 다가올 의료 붕괴를 막을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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