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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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전투장구류 관리체계, 후진성을 탈피하자 - 군사 인플루언서 제언 ⑤

개인 전투장구류는 개인에게 최적화 되어야 전투효율성이 높아진다. 그럼에도 우리 군은 수십년 간 일괄적인 보급 및 관리체계를 유지하는 후진성을 보이고 있다.

작성일 : 2025.03.04 03:08 수정일 : 2025.03.04 08:06 작성자 : 스파르탄(외부기고)

캠프험프리스(Camp Humphreys)에 있는 CIF(Central Issuing Facility, 중설)에서 장병들이 보급품을 반납하고 있다. [사진 : 미육군 홈페이지에서 캡처]


 

   군의 전투장구류 보급 및 관리체계는 창끝 전투력을  유지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요소다. 그러나 현재 군의 보급 및 관리체계는 여전히 수십 년 전의 방식에 머물러 있다보니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느낌이 있다. 이는 변화하는 환경과 기술의 발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을 개선하지 않으면 장병들은 몸에 맞지 않거나 비효율적인 전투장구류를 보급받으면서도 관리는 관리대로 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전투력 발휘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제는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전환이라기 보다는 후진성을 벗어나야 할 시기로 보인다.

 


무엇이 문제인가?

   첫째, 현재 보급 및 관리는 중대급 부대에 과도하게 집중되고 있어 중대급의 관리 부담이 적정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중대 행정보급관(상 ㆍ원사급 부사관)은 워리어플랫폼부터 각종 장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목에 대해 개인 지급 및  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이를 위해 저장시설이 필요하지만 시설의 제한으로 인해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중대급의 전투준비태세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드문 사례이기는 하지만, 낮은 실효성과 저장관리의 복잡성으로 인해 새 제품을 병사들에게 지급하는 것조차 꺼리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러한 현상은 보급체계 전반의 구조적 결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둘째, 현재 개인 전투장구류는 수요자들의 니즈(Needs)에 관계 없이 획득 부대에서 일방적으로 구매하여 보급하다 보니 사용상 나타나는 문제들에 대한 부담은 말단의 중대급에서 감당해야 한다. 다시 말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전투장구류를 보급하고 관리하는 구조가 아니라 계통에 의해 보급되는 물품을 지급하고 보관하는 공급자 중심의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육군이 전투원용 무전기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원인이야 어찌 되었든 기존에 보급된 청력보호구(Ear Protection)와의 호환성을 고려하지 않고 보급했다. 이로 인해 무전기를 완전하게 운용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반납하지도 못해 유휴품목의 저장량만 늘리는 현상이 초래되었다.

   
  2024년 9월 24일, 전투원용 무전기 구매사업의 문제점을 제기한 G1 뉴스의 언론보도. ⓒ G1 NEWS  

   셋째, 품목 선정 과정에서 실수요자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는것도 이러한 어려움에 한몫을 하고 있다. 단순 가격 위주의 조달로 인해 낮은 품질의 제품이 보급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러한 전투장구류가 보급되었을 때, 특히 특전사 등 특수부대의 경우 낮은 품질과 운용상의 비효율성으로 인해 사용하지 않는 사례가 있다. 이럴 경우 제품을 개인이 보관하거나 분실방지를 위해 중대급에서 모아서 보관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중대급에서 최소화되어야 할 저장물자들이 늘어나 전투준비태세에 부정적인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과적으로 장병들은 실전에서 적절한 장비나 물자를 지급받지 못하게 됨으로써 필자가 본지에 기고한 "군내 사제용품 사용과 개인의 전투효율성" 문제로 회귀하게 된다.

   넷째, 현재 보급 및 관리체계는 여전히 수작업과 문서 기반의 프로세스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디지털화된 데이터 분석 시스템이 완전하지 않아 실시간 재고 파악과 효율적인 물자 분배가 어렵다. 선진국의 경우 AI 기반 수요 예측 시스템을 활용하여 보급 및 관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 군의 군수분야 전산체계가 잘 구축되어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실제 군수품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이 컴퓨터에 탑재되어 있을 뿐 자동화가 아닌 100% 수작업에 의한 관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비슷한 제품을 새롭게 시스템에 등록하기 위해 운영과 유지 차원에서 혼란을 초래할 수 있음에도 다소 이상하게 제품의 이름을 만들어 내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신형헬멧은 2000년도에 보급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신형헬멧이기 때문에 2024년에 새로운 헬멧을 보급하면서 어떤 명칭을 사용해야 할지를 두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섯째, 보급하는 품목의 수명주기 관리도 큰 문제이다. 특정 장비나 피복의 정해진 사용 기한이 지나면 폐기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그 상태가 괜찮아 해당 품목을 계속하여 사용 가능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는 새로운 품목이 보급되지 않아 수량이 부족한 경우가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더 사용할수 있어도 운영을 중지하고 보관하게 되며, 이 상태에서 임의로 폐기 처분을 할 수 없어 창고에 오랫동안 보관하는경우가 많다. 이러한 불합리한 관리체계는 전반적인 예산의 낭비로 이어지고 보급체계의 개선을 저해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 진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먼저, 중앙집권적 획득체계를 분권화하여 각 부대에서 더욱 유연하게 부대에 필요한 전투장구류를 구매하거나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보급 시스템을 도입하여 실시간 수요 예측과 재고관리를 자동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재고비용을 줄이면서도 긴급한 보급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제도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특정 제대에 획득 전문가가 편성되어야 하는 데 인력확보가 제한될 수 있다. 특전사의 경우 작전에 필요한 장비와 물자를 신속하게 구매해야 하는데 획득을 위한 조직이 열악하다보니 구매사업에 있어 크고 작은 문제들이 노정되고 있으며, 사실과는 다르게 업체들의 이해관계로 인한 송사에 휘말려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있었다. 이러다 보니 장비와 물자의 구매에 있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소정의 자격을 갖춘 획득 조직을 운영하면서 육군차원에서는 감시 및 통제를 하는 시스템을  보강함으로써 효율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보장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병사들의 급여가 충분히 인상된 만큼, 병사들에게 국가재산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부여하는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미군의 CIF(Central Issuing Facility, 중앙지급시설) 시스템을 참고하여, 전역 시 반납해야 할 물품 목록을 제공하고 반납시 사단급 보급부대에서 일괄 검수하여 처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병사가 분실한 물자는 개인이 부담하되 훈련 중 발생하는 정상적인 파손 등은 국가가 책임지는 방식이 적절할 것이다. 이를 통해 병사들은 장비나 물자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도 불필요한 부담 없이 훈련과 작전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025년 2월 현재, 전역시 CIF에 반납해야 할 품목과 분실했을 때 개인이 변상해야 할 품목의 가격표.  [사진 : 미육군 홈페이지에서 캡처]

 

   마지막으로, 위와 같이 중앙보급소의 역할을 사단이 하게되면 사단의 보급부대는 반납된 장비와 물자를 검사하여 일괄 폐기 또는 재활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사용 가능한 장비는 다시 신병들에게 지급하고, 폐기해야 할 장비는 직권으로 신속하게 처리하여 "6.25 때 쓰던 수통 논란"과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전투장구류가 불필요하게 방치되거나 중복되게 구매되는 비효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군의 전투장구류 보급 및 관리체계는 단순한 개선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한미군의 CIF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반납-재활용 구조를 도입하고 획득 및 보급체계를 분권화하며 디지털 기반 스마트 보급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보급 및 관리체계의 효율성과 투명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다.  지금 이러한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다면 군의 작전수행 능력과 장병들의 생존성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보급 및 관리체계에 있어서도 세계 5~6위권 군사력 규모에 걸맞는 변혁이 필요하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스파르탄(필명, 외부 기고자)

   스파르탄랩을 운영하고 있는 프리랫서로 군에 대한 각종 전문지식을 다루고 있는 군사 인플루언서이다.

   주로 본인의 블로그와 워리어테트워크(네이버카페 커뮤니티)에 글을 게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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