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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현장의 무시된 이슈, 피아식별 - 군사 인플루언서 제언 ④

쿠르스크 지역에서 교전 간 피아식별이 안되어 피해가 속출하자 러시아군은 헬멧과 팔에 빨간색 띠를, 우크라이나군은 파란색 띠를 착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작성일 : 2025.02.23 08:50 수정일 : 2025.03.11 02:54 작성자 : 스파르탄(외부기고)

사격훈련 중인 러시아 군인과(좌) Ebay사에서 판매 중인 러시아군 멀티캠 전투복(우). 총기와 부대마크를 제외하고는 러시아군으로 식별하기가 곤란하다. [사진 : X 및 업체 홈페이지에서 캡처]


 

이러한 이슈를 제기한 이유는?

   현대의 전쟁양상이 비선형전투, 유무인 복합전투, 다영역전투 등으로 진화해 가면서 피아식별(Friend or Foe Identification, FFI) 문제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주로 육안에 의존하던 과거의 피아식별 방식이 첨단기술은 적용한 전자적 방식으로 강화되어 가고 있다. 지난 1월 19일(현지 시간),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는 실전에 투입된 북한제 방공 장비가 러시아군 공격을 받아 파괴되는 일이 일어났다. 역시 쿠르스크 전투에서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 군이 적과 아군을 구별하지 못하는 일이 잇따르자 러시아군은 헬멧과 팔에 빨간색 띠를, 우크라이나군은 파란색 띠를 이용하여 피아식별띠를 착용했다. 이와 같은 사례는 전통적으로 위장무늬나 식별띠 등을 통해 육안으로 식별하던 방식이다. 하지만 최근 각국의 위장 패턴이 유사해지고 정보능력이 향상되면서 이러한 방식은 점차 한계에 직면해 가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군은 아직까지 피아식별띠와 전투복 등에 의존하고 있어 1996년 강릉무장공비침투사건 시기에 머물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워리어 플랫폼을 통해 피아식별장치를 도입하긴 했으나 정작 현장에서는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몰라 보관만 하는 사례까지 있었다. 인구감소로 인한 병역자원의 부족, 인명중시 사상의 확산, 전장상황의 실시간 중계 등의 전장환경을 고려할 때 피아식별은 단순한 우군피해방지 차원을 떠나 전쟁수행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확보하고 전쟁지속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필수역량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 군에서 이러한 이슈를 마이너(Minor)하게 인식하고 있어 무시되기 일쑤다. 이는 다분히 비실전적 사고로 경각심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피아식별에 있어 우리 군의 문제는 무엇인가?    

  대표적인 사례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비록 그것이 소위 짝퉁일지라도 양측 모두 멀티캠(Multi Camouflage) 패턴을 사용하면서 단순히 전투복장만으로는 피아식별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한반도에서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크다. 최근 열병식을 보면 북한군이 다양한 군복을 혼용하여 착용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전시에는 혼란을 가중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더욱 다양한 복장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2020년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가한 북한군 모습. 미 해병대와 유사한 위장 패턴의 전투복을 착용하고 있다.  [사진 : 조선중안TV 캡처]  

   1996년 강릉무장공비 침투 사건에서는 북한 특수부대가 한국군과 유사한 전투복과 총기를 카피하여 침투했으며, 이로 인해 아군이 오인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등 피아식별의 어려움이 크게 대두되기도 했다.

   
  1996년 강릉무장공비 대침투작전에서 사살된 북한 공작원. 아군과 유사한 위장 패턴의 전투복을 착용하고 있다.  [사진 : 나무위키 캡처]  

   또한, 우리 군은 동맹국 미군과 연합작전이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미군과의 통신 등 원활하지 않아 현장에서 미군을 정확하게 식별하는 것이 힘들수도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듯 하다.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가?

   우리 군의 피아식별체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식을 결합한 다차원적 접근법이 필요하다. 첫째, IFF(Identification Friend or Foe)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군용 항공기 및 전차에는 이미 피아식별장비(IFF)가 사용되고 있다. 피아가 혼재된 전장에서 보병도 IFF를 적용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를 위한 RFID 태그, IR 패치, QR 코드 기반의 전자식 식별 시스템 등이 연구되고 있다. 야간전투에서는 적외선(IR) 반응 패치를 활용하여 아군을 식별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장비를 확대 적용해야 한다. 

   
  IR 패치를 활용한 피아식별 실제 영상.  [사진 : Infra-Red 홈페이지 캡처]  

   둘째, BFT(Blue-Force Tracking) 시스템 및 통신기반 식별방식을 적용해야 한다. 미군은 이미 BFT 시스템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 BFT는 아군의 위치정보를 실시간 공유하여 오인사격을 방지하는 시스템으로 GPS와 전술데이터링크(TDL, Tactical Data Link)를 기반으로 병력과 차량의 위치를 표시한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에서 미군은 BFT를 통해 병력과 작전 지휘부 간 원활하게 정보를 공유했다. 이를 통해 오인사격 사례를 현저하게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네트워크 연결이 원활하지 않거나 적의 전자전 공격 등으로 BFT의 실시간 정보제공이 어려워질 수 있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우리 군이 BFT 시스템을 도입하더라도 그러한 취약성을 보완할 수 있는 통신체계를 함께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현대전에서는 전술데이터링크 등을 운용하는 네트워크중심전(NCW, Network Centric Warfare) 개념이 적용되고 있다. 이를 보병단위까지 확장하면 위치 기반 트래킹 시스템을 통해 아군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으며 오인사격을 줄일 수 있다.

   
  미군은 실전에서 BFT시스템을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우리 군이 이 시스템을 적용한다면 미군과의 연합작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 미 육군 홈페이지 캡처]  

   셋째, 행동 및 생체정보기반 식별방식의 활용이다. 전투 시 피아의 전술과 행동패턴을 분석하여 식별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사격방식, 통신패턴, 대형유지 방식 등을 기반으로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는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AI 기반 행동분석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피아를 식별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최근 생체인식기술이 발전하면서 안면인식, 음성인식, 망막인식 등을 활용한 피아식별이 가능해지고 있다. 특히, 전투 중 헬멧에 부착된 AR(증강현실) 디바이스를 통해 이러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라벤더(Lavender) 체계는 이러한 생체정보기반 식별 시스템의 대표적인 사례로서 AI를 활용하여 개별 병사의 얼굴, 걸음걸이, 체형 등을 분석하고 이를 점수화하여 적과 아군을 구별하는 기술을 제공한다. 이 체계의 정확도는 90%에 달하며 실전 환경에서도 높은 신뢰도를 보이고 있다. 이 시스템은 특히 어두운 환경이나 헬멧을 착용한 상태에서도 높은 정확도를 유지하며 UAV 및 고정 감시장비와 연계하여 병력이동패턴까지 분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살상할 대상을 AI가 지정한다는 윤리적인 문제는 남아 있지만 이미 이스라엘은 상당부분 이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는것으로 보인다.

   넷째, 비정형 식별요소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전장에서는 비정형 요소도 피아식별에 여전히 중요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의 사투리나 암구호, 장비에 부착된 특정 컬러 코드 등을 활용하여 아군과 적을 구별할 수 있다. 특히 비정규전 환경에서는 이러한 요소는 여전히 중요하다.

 

마무리

   우리 군의 피아식별체계는 단순한 전투복과 위장 패턴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인 문제다. 과거 사례와 현대전의 양상을 고려했을 때 다양한 방식의 피아식별체계 도입이 필수적이다. IR 패치, RFID 태그, 행동패턴 분석 등 AI 기반 식별, 네트워크기반 트래킹시스템 등 여러 기술을 결합해야 한다. IFF와 BFT 시스템은 모두 오인사격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지만 지연, 신호간섭, 네트워크 오류와 같은 환경적 요인에 의해 성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IFF와 BFT를 단순히 채택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하여 적용해야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오인사격을 줄이고 실전에서 아군과 적을 효과적으로 구분하는 식별체계를 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국군은 실전을 경험해보지 못한 관계로 전쟁이 발생했을 때 교전피해와 오인사격 등으로 초기희생이 막대할 수밖에 없다. 반면, 미군은 세계의 각지에서 다양한 전투경험을 통해 피아식별에 관한 충분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동맹관계를 활용하여 미군의 그러한 IFF 기술이나 운용 노하우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드론, 로봇 등 첨단 무기체계의 전력화도 중요하지만 전투현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피아식별체계를 고도화하는 일도 미래 첨단과학기술군을 육성하는 데 핵심적인 과업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스파르탄(필명, 외부 기고자)

     스파르탄랩을 운영하고 있는 프리랜서로 군에 대한 각종 전문지식을 다루고 있는 군사 인플루언서이다.

     주로 본인의 블로그와 워리어네트워크(네이버카페 커뮤티니)에 글을 게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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