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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2025년 2월 4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The Epoch Times |
2월 4일(현지시간) 오후, 트럼프 미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동한 후 미국이 가자 지구를 점령해 재건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회담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6주간 휴전의 중간에 열렸다. 양자회담 전 미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클 월츠는 "가자지구 사람들은 말 그대로 수천 개의 폭발되지 않은 폭발물을 잔해더미에 두고 앉아 있습니다. 어느 시점에서 우리는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까지 10~15년이 걸릴 것입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이 문제를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기자들에게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오늘날 가자 주민들은 이집트나 요르단과 같이 다른 곳에서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살 기회가 필요합니다"라고 강조한 다음 "주민들이 다시 가지지구로 돌아가서 재건해야 하는 대신 미국이 가자지구를 소유하고, 그 부지에 있는 모든 위험한 불발탄과 다른 무기를 해체할 책임을 질 것입니다. 우리는 그 부지를 평평하게 만들고 파괴된 모든 건물을 없앨 것입니다. 그리고 그 지역 주민들에게 무한한 수의 일자리와 주택을 공급하는 경제 개발을 만들어내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요르단의 국왕과 이집트의 대통령이 마음을 열고 우리에게 이 일을 해낼 수 있도록 땅을 주고, 사람들이 조화롭고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덧붙였다.
요약하면, 전쟁으로 인해 가자지구를 떠나 이집트나 요르단에 체류 중인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포함하여 가자 주민들을 이주시켜 아예 그곳에서 정착하게 하고, 미군이 가자지구를 점령하여 재건함으로써 팔레스타인, 유대인, 아랍인, 그리고 중동의 다른 사람들이 그곳에서 살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저는 당신이 이런 일을 여러 번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당신은 요점을 짚어냅니다. 당신은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으려는 것을 봅니다. 당신은 다른 사람들이 말하지 않으려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입이 떡 벌어진 후에 사람들은 고개를 긁으며 당신이 옳았다고 말합니다"라고 화답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이번 제안이 2국가 평화 솔루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 "2국가나 1국가 또는 다른 국가에 대한 의미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2국가 솔루션이 실현되기에는 현실적으로 너무 많은 난제들이 있긴 하지만 현재 국제적으로 가장 바람직한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방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러한 논의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지 않은 듯 하다. 더 정확하게는 팔레스타인 국가 자체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서안지구 북부의 성경적 이스라엘 이름인 사마리아에 대한 유대인의 주권문제에 관한 질문에 "우리는 많은 대표들과 그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아이디어를 좋아하지만 우리는 아직 그것에 대한 입장을 취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될 것입니다”라며 "이 문제에 대한 발표가 앞으로 4주 안에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한차례의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밝힌 제안을 가지고 트럼프 행정부 대중동정책의 큰 줄기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1기 행정부때의 몇 가지 선례를 보면 이번 제안이 트럼프 행정부 대중동정책의 골간으로 굳혀져 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했고, 미국 대사관을 그곳으로 옮겼다. 또한, 골란 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했으며 이란 핵 협정에서 탈퇴했었다. 다분히 친이스라엘적인 행보였다. 이번의 제안도 사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회담이 있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과 관련하여 취한 두 가지의 행정조치가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을 비난한 팔레스타인 구호기관인 UNRWA에서 철수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으며, 첫 임기 때 제정했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뒤집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갱신했다.
미국이 개입하여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서 사실상 팔레스타인 주민을 추방하고 이란의 잠재적 핵위협을 완화하거나 제거한다면 이스라엘의 시오니즘은 사실상 완성단계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네타냐후가 "이스라엘의 승리는 미국의 승리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협력하여 전쟁에서 이길 뿐만 아니라 평화도 이길 것입니다. 대통령님의 리더십과 우리의 파트너십을 통해 우리는 우리 지역의 훌륭한 미래를 만들고 우리의 위대한 동맹을 더욱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라고 말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 예수를 죽게한 민족이라는 멍에를 쓰고 세계 각지에서 핍박받던 유대민족이 기독교 국가 미국을 천신만고 끝에 자신의 든든한 후원자로 만들어 낸 큰 결실을 이제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스라엘 로비(The Israel Lobby and U.S. Foreign Policy) 이야기이다.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우리의 대전략에는 이런 비전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