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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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순항미사일과 전략적 포석에 관한 경계

핵심적인 전략적 능력의 건설을 통해 전술적 수준에서의 열세를 한꺼번에 만회하려는 노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작성일 : 2025.01.26 11:05 수정일 : 2025.01.26 04:33 작성자 : 백자성 (100j-star@newssisun.com)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월 26일, 미사일총국이 전날인 25일 해상(수중) 대 지상 전략순항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도 현장에서 시험발사를 참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 뉴스1



  1월 2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인 25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참관하에 미사일총국 주도로 해상(수중) 대 지상 전략순항유도무기 시험발사가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전략순항미사일들은 2시간 5분 7초~2시간 5분 11초간 1,500㎞의 비행 구간을 타원 및 8자형 궤도로 비행해 표적을 명중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이번 무기체계 시험은 변화되는 지역의 안전환경에 부합되게 잠재적인 적수들에 대한 전략적 억제의 효과성을 제고해나가기 위한 국가방위력 건설계획의 일환"이라며 "주변 국가들의 안전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끼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김정은의 말을 빌어 "공화국 무력의 전쟁억제 수단들은 더욱 철저히 완비되어 가고 있다"면서 "우리는 앞으로 보다 강력히 진화된 군사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이며 영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한 자기의 중대한 사명과 본분에 항상 책임적으로 분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20년 이후로 북한이 개발중인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은 화살-1, 2 두 종류로 알려졌다. 화살-1은 2021년 9월 11일~12일 시험발사를 통해 공개되었다. 이후 2022년 1월 25일에 또다른 유형의 순항 미사일인 화살-2를 발사했다. 화살-1 시험발사 때와 비교하여 사거리가 300km 증가한 1,800km로 발표되었다. 총 비행시간은 9,137초(2시간 32분 17초)였다. 가장 최근인 2024년 1월 30일에는 서해상 무인도로 순항미사일 수 발을 발사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서 탄두에 광학시커(seeker)로 보이는 창이 달려있는 사실을 근거로 종말유도 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2023년 8월 21일, 북한은 정확한 날짜를 밝히지 않고 김정은의 북한 해군 동해함대 제2근위 수상함전대를 시찰했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압록급 호위함인 661호 경비함에서 화살-2를 시험발사한 장면이 공개되었다. 당시 이 미사일이 함대지인지 함대함 미사일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노동신문이 보도한 내용만 보면 이번에 발사한 순항미사일은 함대지 미사일로 보인다. 이는 구축함 등 수상함이나 잠수함에서 지상의 표적을 공격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이다. 북한이 SLBM 능력의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은밀성과 생존성을 보장할 수 있는 잠수함 기반 순항미사일 능력까지를 갖추려는 의도로 분석할 수 있다.

  함대지 순항미사일 중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미국의 토마호크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2023년 현재 전 세계 60여 개 나라에서 4천 발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미사일은 관성유도항법(INS)과 위성항법(GNSS) 모두를 적용하여 높은 정확성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재래식 탄두와 핵 탄두 장착도 가능하다. 또한, 최대 3,500km의 사거리와 높은 관통력을 가지고 있어 전략적 가치가 높은 무기체계이다. 우리 군도 이미 공개된 바와 같이 사거리 1,500km인 현무-Ⅲ계열의 지상기반 순항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해상 기반의 최대 마하 9(시속 약 1만1,000㎞)의 속도와 1,000㎞ 이상의 사거리를 가진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3M22 치르콘(Tsirkon)을 작전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사용되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또한, 신형 핵 추진 순항미사일 9M730 부레베스니크(Burevestnik)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사일이 개발되면 수년 간 지구궤도를 돌다 기습적으로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최근 북한이 러시아와의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면서, 첨단기술은 아니더라도 각종 미사일 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여기에 근거한다.

이번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를 단순한 개별 무기체계의 기술적 진전으로 분석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있다. 첫째는 핵능력 고도화와 관련된 부분이다. 핵능력의 중요한 부분이 운반체계이다. 북한은 이미 사거리 300km이하의 근거리탄도미사일(CRBM)로부터 5,500km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다양한 핵 운반체계을 갖추고 있다. 또한, 이번에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살계열 순항미사일의 성능이 고도화되고 발사기반이 확장된다면 매우 유용한 핵 운반체계가 될 것이다. 이는 핵 운반체계의 다양성을 의미하며 포괄적인 은밀성과 생존성이 확대됨으로써 한미간 일체형 확장억제능력 자체에 균열을 불러올 수 있다.

  두번째는 한미가 지금까지 공언해 왔던 재래식 무기체계에서의 우위를 상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북한 핵능력의 고도화가 이러한 효과를 근본적으로 지니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재래식 무기체계만 놓고 보더라도 이러한 효과가 현실화될 수 있다. 군사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전통적으로 유지되어 오던 전투영역(Combat Domain)위주의 작전수행은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무기체계가 장사정화, 초정밀화, 고위력화, 무인화 되면서 이러한 영역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이제 굳이 해상우위를 달성하기 위해 무거운 전함을 거친 바다로 내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이다. 영역 간 교차(Cross-Domain)가 일어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이러한 전장환경에서 전투력의 구성은 정육면체(Cube) 이상의 차원을 가지고 있다. 단면에서의 전투효과는 일차적으로 해당 단면에 분포한 전투력에 의해 발생하지만, 이 능력이 와해되더라도 육면체의 내부나 다른 표면의 전투력이 해당 단면으로 투사됨으로써 전투력 발휘가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원리가 요즘 군사적으로 자주 얘기되는 다영역의 원리이다. 이러한 다영역의 환경에서는 특정 영역에서의 단순한 우위만으로는 요구되는 작전효과를 거둘 수 없다. 전 영역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을 필요로 한다.

  핵 능력을 포함하여 북한은 고도의 사이버ㆍ전자전 능력, 다양한 탄도 및 순항 미사일 능력, 화생무기 등 비대칭적 능력, 수중과 우주로의 능력 확대 등 여러 영역을 교차할 수 있는 군사적 능력의 얼기를 만들어가고 있는 상황으로 이해된다. 핵심적인 전략적 능력의 건설을 통해 전술적 수준에서의 열세를 한꺼번에 만회하려는 노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이 트럼프행정부 출범에 맞춰 어떤 의도를 가지고 실행했을 수 있는 시험발사와 보도를 너무 침소봉대한 측면도 없지는 않으나, 조금 더 전략적인 관점에서 분석하고 대비하자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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