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법률 이해

생활속 법률 이해

Sung의 법률 여행 ⑤다섯 번째 이야기- 법률과 처벌

-죄형법정주의는 아무리 사회적으로 비난 받아야 할 행위라도 법률에 의하여 범죄로 구성하지 않는 한 처벌할 수 없고 법률에 정해지지 않은 형벌을 과할 수 없다는 정신, 법률만능주의를 지양하고, 자율적인 국민이 주인인 사회 필요.-

작성일 : 2025.01.15 11:22 수정일 : 2025.01.16 02:18 작성자 : jk_law (jk_law@newssisun.com)

법은 놓여져 있는 길을 안내하는 나침반

 

흔히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라고 말한다. 죄라는 것이 무엇일까? 이에 대한 가장 명확한 대답은 법률이 없으면 범죄도 없고 형벌도 없다(Nullum crimen, nulla poena sine lege).”라는 법언에 함축되어 있다. 이를 죄형법정주의(罪刑法定主義)라고 한다. 죄형법정주의에 의하여 국가는 아무리 사회적으로 비난 받아야 할 행위라고 법률에 의하여 범죄로 구성하지 않는 한 처벌할 수 없고 법률에 정해지지 않은 형벌을 과할 수 없다. 원칙적으로 해당  규정을 '확대해석'하거나 예측하여 해석하는 '유추해석'도 금지된다. 촤근 공수처법의 '(고위공직자)직권남용죄와 그것과 직접 관련된 죄' 해석이 논란된 이유이다. 

 

이 죄형법정주의로 인해 일반 국민들은 범죄가 되는 행위에 대해서 예측 가능하게 되어 그에 위반하지 않는 한 자유로운삶을 살 수 있다. 즉 죄형법정주의는 국가가 독점하고 있는 형벌권의 확장이나 자의적 행사로부터 일반 시민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는 형법의 최고 원리다. 이러한 의미에서 독일의 형법학자 리츠트(Liszt)는 죄형법정주의를 범죄인의 마그나카르타(Magna Charta)라고 하였다.

 

이러한 죄형법정주의는 어디에 근거를 두고 있을까?

우리나라 [헌법] 131항에서는 모든 국민은 행위 시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로 구성되지 않는 행위로 소추되지 아니한다.” 규정하고, 12조 제1항에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ㆍ구속ㆍ압수ㆍ수색 또는 심문을 받지 아니하며,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ㆍ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선언하여 죄형법정주의를 명시하고 있다.

 

즉 법률에 규정이 없으면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는다고 헌법에 명시하고 있는데, 이러한 헌법은 바로 국민의 투표에 의해 결정되므로 우리 국민이 만드는 것이다. 한데 정작 주권자인 국민이 헌법을 만들어 놓고 그 사실을 모르고 지내고 있다. 문서로 된 법률 없이는 형벌도 없게 되는 것이다(Nulla poena sine lege scripta). 이것을 성문법주의라고 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 취하고 있는 입장이다. 이와는 달리 미국, 영국과 같이 불문법주의 즉 판례의 누적으로 인하여 법질서가 유지되는 나라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글로 적힌 법령이 얼마나 될까?

20251월 현재, 대한민국 법령(법률과 명령)은 총 5,914건이다. 그 외 우리를 규율하고 있는 넓은 의미의 법령인 조례와 규칙은 149,818, 훈령, 예규, 고시가 23,097건으로 우리는 법률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법률은 우리가 뽑은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법률을 제정하기 때문에 국회를 입법기관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국회의 입법은 장래를 위해서 제정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경험을 통해서 미비한 부분을 보충하는 법을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음주운전에 관련하여 소위 말하는 윤창호법이 생겨나기도 하였다.

 

법률만으로 이 사회를 규율하는 것이 타당할까?

법령을 위반하면 법적인 제재가 따르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그러나 법적제재는 받지 않더라도 지켜야 할 인간의 도리가 있다. 우리가 말하는 미풍양속(美風良俗)이나 경로효친사상(敬老孝親思想)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다. 예컨대 어른을 보면 인사를 한다거나 나이 많거나 몸이 불편한 분이 무거운 물건을 들고 가는 것을 보고 젊은 사람이 무거운 물건을 들어주는 행위, 대중교통 이용 시 고령자나 몸이 불편한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 등이다. 물건을 들어주지 않거나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고 어떠한 제재가 따르는 것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이러한 문화가 자리잡아 서로를 다툼이 없는 사회로 만드는 것이 더 우선이 아닐까?

 

법률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도 아닌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권리만을 규정하는 법도 있고, 규정이 구체적이지 못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음주 운전을 처벌하는 도로교통법에서 얼마만큼 술을 마시고 운전할 때 어떠한 처벌을 하는지에 대하여 명확한 처벌 규정이 없다고 생각해 보자. 음주 운전을 한 사람에게 법관이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음주를 한 량과 처벌 형량을 들쑥날쑥하게 정하면 일반 국민으로서는 어디까지가 음주이고, 음주한 정도에 대하여 어떠한 처벌을 받는지를 알지 못하게 되어 자신의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로교통법에서 음주운전 기준을 혈중알콜농도 0.03% 이상이면 면허 정지, 0.08% 이상이면 면허 취소의 행정 처분을 하고, 이와는 별도로 형사처벌도 하고 있다.)

 

입법자가 자신의 입맛에 따라 임의로 법률을 제정한다면 어떤 결과가 될까. 극단적으로 입법자에 의하여 사회가 통제되고 지배되는 법률만능주의가 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국회가 제정한 법률에 대하여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도 그 통제수단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에 대한 최종적인 통제는 국민이 가지고 있다. 국민은 언론과 같은 매스컴이나 집회 등을 통한 의사의 전달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국민들의 의사를 표시함과 동시에 국회 및 정부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하며, 궁극적으로는 선거를 통하여 국민의 이익과 행복에 반하는 활동을 하는 정부나 국회에 대하여 진퇴를 결정할 수 있다.

 

결국, 법률을 제정하는 국회나, 그 법률을 시행하는 정부는 어떤 내용의 법률을 제정하고, 어떤 방향으로 시행하는 것이 국민을 위하는 것인지를 백번 이상 생각한 후에 법률을 제정하고 시행하는 것이 진정한 자유민주사회의 모습일 것이다.


<로엔피플 대표변호사(jk_law@newssisun.com)> 
등록된 데이터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