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법률 이해

생활속 법률 이해

Sung의 법률 여행 ② 두 번째 이야기- 술과 재판

-오랜동안 인류와 함께한 술은 삶의 윤활유라고도 하나, 우리 주변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각종의 범죄 중에서 술로 인한 범죄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 한때는 감경 사유였지만, 지금은 주취가 형의 가중사유가 되기도.-

작성일 : 2024.12.23 03:00 수정일 : 2024.12.23 03:06 작성자 : jk_law (jk_law@newssisun.com)

법은 놓여져 있는 길을 안내하는 나침반

 

흔히 술은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는 것이라고 한다. 술은 직업, 나이, 성별에 상관없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여 주는 끈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필자도 술을 즐기는 편인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마시는 양과 횟수가 줄어드는 것이 때로는 서글퍼지기도 한다.

 

술은 고대부터 우리들의 삶과 긴밀히 연결되며 삶의 일부로 존재해 왔다. 동서양 문명이 시작되는 어느 곳에서나 술에 관한 기록들이 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방의 수메르인들 속담에 맥주를 모르는 사람들은 무엇이 좋은지 모른다는 말이 있고, 성경에도 포두주에 관한 기록이 441번 등장한다(도현신, 술맛 나는 세계사). 우리나라에서도 삼국시대부터 술과 관련되어 고구려에 소파홀이라는 지명이 등장하고, 고려시대 동국이상국집등에 청주, 탁주 등을 즐겼다는 기록도 있다고 한다. 술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와 나란히 걸어 온 것이다.

 

사람들의 슬픔을 달래주고, 기쁨을 함께 하여 주는 술은 그 자체로 개개인의 윤활유가 될 수 있으나, 과음을 하게 되면 자신과 주변 사람에게 고통과 아픔을 줄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각종의 범죄 중에서 술로 인한 범죄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술과 관련된 법률 내용도 당연히 다양함과 변화를 겪어 왔다.

 

주취감량이란?

최근에는 판결문에서 찾기 어려운 용어이지만, 예전의 형사 판결문에서 종종 등장하는 용어인데, 형법 제10조 제2항에서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 또는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내용이다. 한마디로 만취상태로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에서 한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는 근거를 둔 것이다. 201812. 18.자 형법의 개정 이전에는 감경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심신미약이 인정되면 반드시 감경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그래서 심신미약을 주장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예전의 사례이기는 하지만, 한 형사법정에서 변호인이 피고인이 소주를 2리터 병으로 1병 반을 마셨다고 주장하였으나(그 정도면 치사량에 해당한다), 확인 결과 술을 마신 시각과 범행시각이 24시간의 간격이 있음이 드러났다.

 

주취감경은 지금도 있을까?

주취감경에 대하여는 많은 논란이 있어 왔다. 과거 모 연예인의 음주교통사고사건에서 1심에서는 주취감경을 인정하였으나, 항소심에서 주취감경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면서 1심보다 높은 형을 선고한 사례가 있었다. 상고심에서 원인에 있어 자유로운 행위이론’* 즉 스스로 심신미약의 상태를 야기한 경우에는 감경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는 원칙에 따라 항소심의 손을 들어 주었다. 이후에 주취감경에 대한 변화의 조짐이 있었으나 그렇다고 주취감경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현재 대법원의 양형기준에 의하면, ‘고의 또는 범행수행을 예견하거나 이를 면책사유로 삼기 위하여 자의로 음주 또는 약물을 하고 이로 인하여 만취상태에 빠진 경우에는 이를 가중 인자로 반영한다라고 하여 오히려 형을 가중하는 사유로 삼고 있다. 이제는 술에 만취하여 범행에 이른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오히려 형을 가중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에피소드 하나, 기록에 술을 먹이다

필자가 법정에서 실제로 겪은 것은 아니지만 선배들에게 전해오는 바에 의하면,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았던 피고인에게 재판기록에서만 술을 마신 것으로 인정한다는 경우가 있었다. 즉 법정에서 판사가 보기에 도저히 실형을 선고할 수 없는 범죄인데, 그 죄명이 중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하려면 반드시 감경을 하여야 할 경우, 감경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주취감경이기 때문에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범행 당시 술을 마셨냐고 묻고 이에 의거하여 형의 감경판단을 하는 경우이다. 당시 웃지 못할 경우도 발생하였는데, 재판장의 감경사유를 찾기위해 당시 술을 마셨느냐?’ 물어보자, 피고인은 큰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절대로 술을 마사지 않았다고 주장하여, 결국 진술과 다르게 형사기록에는 술을 마신 것으로 기재하여 주취감경을 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것은 누가 보더라도 실형을 선고하기 곤란한 사건에 예외적으로 인정된 것으로 당시 판사들의 고뇌가 느껴지는 법정의 낭만이라고 인정해 두자.

 

 
음주 운전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루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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