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정말 달라져야 한다. 우리는 세계를 품고, 미래를 향해 달려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새로운 꿈을 가져야 한다. ‘아시아의 1등국가’를 넘어 ‘G2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꿈 말이다.
작성일 : 2024.11.23 04:22 수정일 : 2024.11.26 10:07 작성자 : 정치에디터 박세미
우리의 시선만은 미래를 향해야 하고, 세계를 향해야 한다.
먼저 피터 언더우드가 쓴 ‘퍼스트 무버’ 를 기준으로 중국, 인도, 일본의 가능성을 평가해보자.
언더우드는 19세기 말 한국 땅에 선교사로 들어와 연세대학교를 세운 언더우드의 증손자로서, 폭넓은 국제 감각을 가지고 있다. 그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vs 퍼스트 무버(first mover) 모델을 제시한다.
이 모델을 적용하여 일본, 중국, 인도 등 아시아 3개국의 미래를 평가한 후 ‘기회의 땅’ 한국의 미래를 예측하고자 한다.
최근 중국과 인도는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이 두 나라는 기본적으로 큰 땅덩어리와 넘치는 인구에 의존하여 발전하고 있다. 이런 사이즈의 장점을 제거하고 나면 초강대국으로 성장할 만한 장점이 있을까? 별로 없다는 것이 언더우드의 주장이다.
중국의 경우 초강대국이 되기 위해 요구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다양성과 포용력 그리고 창의성에서 약점을 갖고 있다. 정부가 계획하고 주도하는 국가주의 발전방식은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시대에 걸 맞는 모델이다. 중국은 시장경제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는 나라라고 보기 어렵다.
국가주의 발전방식을 말한다면, 우리는 한 수 위의 경험을 갖고 있다. 이 방식에 한계가 있음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이미 알고 있다. 1997년 IMF 이후 우리경제의 운영방식을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하지 않았다면, 한국 경제는 지금처럼 성장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한국의 산업화와 민주화의 경험을 통해서 볼 때, 중국은 경제적으로 성장한 이후에 민주화의 소용돌이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교를 중국보다 더 신봉하면서 권위주의적 신분질서 속에 살았던 우리 한국도, 경제성장 이후 권위주의를 청산하는 민주화 과정을 거쳐야 했다. 중국도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 민주화 과정을 필연적으로 밟게 될 것이고, 민주화 이후 자유 시장경제 원리를 도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프랑스 석학인 Jacques Attali도 똑같은 전망을 하고 있다. 중국은 2035년 무렵이면 산업적인 성장에 의해 중산층이 생겨날 것이며, 이들 중산층은 독재를 몰아내고 의회민주주의를 정착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서, 권위적인 국가는 시장을 만들고 그 시장은 민주주의를 만드는 원리가 중국에도 적용될 것이란 이야기이다.
고 김용운 교수도 중국이 황하문명의 도전과 응전 속에서 문화를 닦고 홍수와 같이 국력을 불린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원형사관에 의하면, 중국은 불어난 국력으로 인해 항상 분열되었다고 한다. 앞으로 화이주의(華夷主義)의 등장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인도는 어떠한가? 인도는 자본주의 시장 경제를 받아들인 민주주의 국가로 볼 수도 있겠지만, 하나의 국가로 보기에는 너무 복잡한 나라이다. 사용하는 언어의 숫자를 보면 많게는 900개라는 설도 있지만, 헌법이 공인한 주요 언어만 힌디어, 비하르어 등 17개에 이른다. 각 주별로 문화와 인종이 완전히 다르고, 별개의 국가와 같은 주도 있다. 더 한심한 것은 카스트라는 신분제도이다. 이처럼 다양성이 있다는 것은 장점이 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하나의 국가로 영토 전체를 묶어내기에 버거운 나라가 바로 인도이다.
우리와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인 일본은 어떠한가? 일본은 모방의 천재 국가이다. 패스트 팔로어 입장에서 성실성을 기반으로 성장한 나라이고, 근면혁명(industrious revolution)을 이룩한 나라이다.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빈약했던 창의성·도전정신이 이제는 수그러들고 있다. 그야말로 개성이 없는 나라로 전락하고 있다. 최근 일본 경제는 일시적으로 활력을 찾고 있지만, 그 흐름이 지속될 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이다. 도전을 두려워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이즈에 기반을 두고 발전하는 중국과 인도 그리고 모방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에 비하면, 한국은 다양성을 토대로 창발성을 발휘할 무한한 가능성과 기질을 갖고 있다. 주요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세계를 이끌어갈 미래의 한국을 상상해 보자.
지금까지 줄곧 한국은 혁명의 연속선상에 있다. 독재정권을 퇴각시킨 4.19 혁명에 이어서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정권이 들어서 산업화를 통해 경제혁명을 이루었고, 이에 힘을 받아 6월 민주혁명까지 달성하였다. 최근 들어 급격한 성장에 따른 성장통을 치유하기 위한 개혁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혁신 논쟁이 한창인 것도 사실이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패러다임을 바꾸어 대응한 것은 위대한 업적이었지만, 사실 지금까지 우리는 앞서 간 국가들의 발자국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성장했다. 발 빠르게 뒤따라가는 자의 역할을 하였다. 이제 ‘뒤따르는 자(fast follower)’의 자세로는 선진 강국이 될 수 없다. 우리 민족의 타고난 운명이라 생각하고 변신을 꾀하면서 세상에 없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우리는 ‘한발 앞서 선도하는 자(first mover)’로 변신해야 한다.
선진국을 모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 선진국가로서 세계를 이끌어가는 창발적인 발전 모델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의 기성세대들은 가난한 조국을 부강한 나라로 만들어야겠다는 간절한 꿈이 있었다. 이 꿈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불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초과하여 달성하였다.
그런데 이런 꿈은 더 큰 원대한 꿈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우리의 미래와 세계를 향한 비전을 제시하는 구호는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인의 원대한 꿈이 논의되고 주장되어야 할 자리에 최저임금 등 현실문제가 둥지를 틀고 있을 뿐이다. 그것을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발등의 불을 끄는 와중에도 고개를 들어 미래를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일부에서 ‘나라가 잘되어 봐야 나와 무슨 상관이냐?’고 하는 소아병적 풍조가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꿈이 없는 국민에게 시련이 닥쳐온다는 교훈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금 꿈을 잃어가고 있다. 현실은 만만치 않게 얽히고 설켜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은 정치적으로 복잡하다. 어찌 보면 시대정신이 분노에 가깝다. 이럴 때일수록 냉정을 찾아야 한다.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이 과거와 현재가 부딪칠 수밖에 없더라도, 우리의 시선만은 미래를 향해야 하고, 세계를 향해야 한다.
이제 정말 달라져야 한다. 우리는 세계를 품고, 미래를 향해 달려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새로운 꿈을 가져야 한다. ‘아시아의 1등국가’를 넘어 ‘G2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꿈 말이다.
우리는 현대사의 굴곡을 누구보다 현명하게 헤쳐 온 경험이 있다. 이런 소중한 경험을 살려 모든 국민에게 기회가 균등하게 열리도록 기회균점의 대혁명을 이루어야 한다.
우리 국민들이 큰 꿈을 공유하고 근본적인 혁신(Deep Change)을 위해 스스로를 담금질한다면 기회와 선택의 나라, 창발성이 넘치는 초강대국인 G2국가로 성장할 날이 성큼 다가올 것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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