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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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직면할 새로운 안보 문제

트럼프의 재집권이 미국의 정치안보 이슈를 불러올 것인가?

작성일 : 2024.11.10 10:07 수정일 : 2024.11.10 09:35 작성자 : 백자성 (100j-star@newssisun.com)

대통령 당선 행사 연설을 위해 입장하는 트럼프 당선자    ⓒ Carnegie This Week


   2016년 11월, 예상을 뒤집고 트럼프가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을 때 미국 내에서 민주주의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이후 이러한 맥락의 책들이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발간되었다. 티머시 스나이더(Timothy Snyder)는 '폭정(On Tyranty)'이라는 저서를 통해 "헌정기관의 독립성을 억누르는 러시아의 푸틴이나 헝가리의 오르반, 혹은 터기의 에르도안과 폴란드의 카친스키 같은 권력자들에 의해 파괴되고 있다. 더 나쁜 것은 이러한 미래의 독재자들이 저지르는 일들이 대중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트럼프 치하의 미국에도 도래하는 중일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스티븐 레비츠키(Steven Levitsky)와 대니얼 지블랫(Daniel Ziblatt)은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How Democracies Die)'에서 "사회적 가치는 세월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대통령의 행동 규범도 그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달라져야 한다. 그렇지만 트럼프 임기 1년 동안 이루어진 규범 파괴는 전임자들의 경우와는 차원이 달랐다.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불문율을 깨뜨린 대통령은 지금까지 없었다"라고 비판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에서 발행하는 Carnegie This Week의 11월 7일자에 앞에서 소개한 책들과 비슷한 맥락의 기고문이 실렸다. 카네기 재단의 수석연구원인 스티븐 펠스타인(Steven Feldstein)은 미국이 권위주의(또는 독재, authoritarian)로 후퇴하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네가지의 지표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첫째는 정치적 반대자들을 탄압하기 위해 행정부를 무기화할 것인지, 둘째는 국내 치안을 목적으로 연방 정규군을 투입할 것인지, 셋째는 국가의 강압적 권력을 사용하여 시민사회를 제한할 것인지, 넷째는 자신의 권력을 견제하려는 기관들을 소외시킬 것인지이다. 그는 1기 집권시 트럼프가 이러한 지표를 충족시켰던 사례들을 제시하면서 "우리는 특히 쉽게 전복될 수 있는 정부 형태 내에서 트럼프 수사학의 왜곡된 힘을 과소평가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아야 합니다. 민주주의는 세상에서 가장 연약한 것입니다. 미국이 민주주의 실험에서 암울한 시기에 접어들면서, 이는 대통령 당선자를 면밀히 살펴볼 때 기억해야 할 유용한 단어입니다"라고 결론 맺고 있다.

   미국의 민주주의는 연방헌법에 구현된 견제와 균형의 원리인 메디슨 체계(Medisonian System)에 의해 그 근간이 유지되어 왔다. 하지만, 실제로 민주주의가 건강하게 돌아가는 데는 성문화되지 않은 두 가지의 규범이 작동했다는 의견이 많다. 하나는 정당이 상대 정당을 정당한 경쟁자로 인정하는 상호 관용과 이해이고, 하나는 제도적 권리를 행사할 때 신중함을 잃지 않은 자제이다. 그런데 21세기에 들어 그러한 규범들이 점차 무너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레비츠키와 지블랫은 이렇듯 규범이 무너지고 있는 구체적인 신호로 기성 정당과 정치인들이 포퓰리스트와 손을 잡거나, 정치인들이 경쟁자에게 반국가 세력이라는 낙인을 찍거나, 선거에서 패배한 정당이 음모론을 제기하며 결과에 불복하거나, 대통령이 의회를 우회하여 행정명령을 남발하거나, 의회가 예산권을 빌미로 행정부를 혼란에 빠뜨리거나 석연치 않은 이유로 탄핵을 추진하는 사례 등을 제시하고 있다. 비단 트럼프 행정부 시기만 언급한 건 아니다. 한마디로 21세기 들어 미국의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으며,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그러한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World Economic Forum의 Global Risks 2015 보고서에 글로벌 리스크의 상호연계도(기사의 하단 참조)가 발표되었다. 보고서는 경제적 위험, 환경적 위험, 지정학적 위험, 사회적 위험, 기술적 위험 등 5개 분야에 걸쳐 향후 10년 내에 다수 국가와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28개 위험요인을 지적하고, 이러한 위험요인의 발생과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트렌드를 도출함으로써 전 세계적인 경종을 울리고 있다. 서울대 김상배교수는 한 논문에서 이러한 글로벌 리스크를 신흥안보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신흥안보 이슈들은 일상생활의 미시적 차원에서 발생하는 안전의 문제들이 특정한 계기를 만나서 거시적 국가안보의 문제로 증폭되는 특징을 지닌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신흥안보 이슈들 간의 질적 연계성이 높아지게 되면, 어느 한 부문에서 발생한 안전의 문제가 임계점을 넘어서 거시적 안보의 문제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이다.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나 정치적 불안정은 여러가지 차원에서 글로벌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리스크가 미국의 입장에서는 정치안보의 영역에 해당하는 사안이 되겠으나, 우리에게는 포괄적 안보의 문제가 될 개연성이 있다. 트럼프의 대외정책이 우리의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서도, 미국의 국내정치 변화가 수반할 잠재적인 안보위협을 같이 고민하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


 
The Global Risks 2015 Interconnections M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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