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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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통령선거 이후 한미동맹의 전망

동맹의 역학관계를 이해하고 미래지향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작성일 : 2024.11.03 07:29 수정일 : 2024.11.03 09:15 작성자 : 백자성 (100j-star@newssisun.com)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는 국가보훈부와 함께 지난 10월 30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제24-2차 한미동맹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커티스 스카파로티, 로버트 에이브람스, 월터 샤프 예비역 대장 등 전 한미연합사령관과 한국전 참전용사, 주한미군 복무 장병과 가족 50여 명도 참가했다.


  미국의 대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국내 언론에서는 지지율에 있어 줄곧 해리스가 우세하다는 보도를 해 왔으나, 최근 들어 트럼프가 우세하다는 보도가 점차 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여론조사를 집계해 추이를 보여주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RealClearPolitics)'에 따르면 두 후보는 모두 9개 주에서 경합하고 있다. 전통적인 스윙스테이트(swing state)인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네바다, 아리조나주 외에 미네소타, 뉴햄프셔주에서도 접전(toss up)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중 트럼프가 6개 주에서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어 이대로 간다면 선거인단 수에서 40명이 넘는 차이로 트럼프가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는 트럼프가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한미관계, 특히 한미동맹이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이 적지 않다. 이러한 현상은 그가 1기 집권시 보여주었던 정치적 수사로 인해 "북한 정권에 대해 호의적인 사람, 동맹의 가치보다는 경제적 이익을 중시하는 사람"이란 편견이 생겼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2018년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과의 관계를 "사랑에 빠졌다"라고 표현하기도 했고, 김정은을 "매우 재능 있는 지도자"라고 칭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2019년 2월 12일,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주한미군을 유지하는 데 연간 50억 달러가 든다고 주장하면서, 한국이 연간 5억 달러만을 지불해 공정한 몫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재임기간 중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추구했다거나 한미동맹을 약화시켰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는 2017년 11월, 대한민국 국회에서 "북한은 당신 할아버지가 꿈꿨던 낙원이 아닙니다. 그 누구도 가서는 안 되는 지옥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과 인간에 대해 당신이 지은 범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길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그 출발은 공격을 중지시키고, 탄도미사일 개발을 멈추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총체적 비핵화입니다"라고 연설했다. 트럼프는 2019년 2월 하노이회담에서, 북한의 제안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총체적 비핵화에 미치지 못한다며 김정은을 빈손으로 돌려 보내기도 했다. 정치적 수사의 기저에 도사리고 있는 냉철한 전략적 의도를 간파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재선이 한미동맹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로 주한미군의 감축과 방위비분담금 증액요구를 들 수도 있다. 미국은 한해동안 안보와 국방정책의 지향, 그리고 이에 필요한 국방 예산과 지출을 총괄하는 국방수권법(NDAA)법을 시행하고 있다. 이 법은 1년 유효기간의 한시법으로 상하 양원을 통과하고 대통령이 서명해야 발효된다. 이 법에는 주한미군을 현재의 2만8천500명 미만으로 줄이는데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명시하는 내용이 계속하여 반영되고 있다. 트럼프가 이 법에 대해 2020년 12월에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상·하원이 이를 재의결해 대통령 거부권을 무효화했다. 주한미군의 감축은 행정부의 의지만으로 추진할 수 없는 문제이다.

  방위비분담금에 있어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시기에 협상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2019년 2월에 체결된 제10차 협정은 과거의 협정들이 2~5년 기간의었음에 비해 1년 기간의 협정이었으며, 인상률도 전년 대비 8.2%로 다소 높은 수준이었다. 2019년 후반기부터 진행된 11차 협정(2020~2025년)때도 2021년 인상률이 전년대비 13.9%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당초 미측의 요구사항이었던 작전지원(Operation Support)항목의 신설을 철회하고, 방위비 분담금 집행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였으며 한국인 근로자의 권익보호 및 고용안정성을 개선하는 등의 협상성과도 있었다. 12차 협정은 이미 올해 체결되었고, 13차 협정을 위한 협상은 2029년에 시작된다. 트럼프가 재선되더라도 재임기간을 피해간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방위비분담금 증액의 요구를 한미동맹의 평가척도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트럼프 재선이후 한미동맹을 전망하려면 그의 대외정책과 동맹의 역학관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의 공식적인 대선공약은 'Agenda 47'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의 주제에 걸쳐 미군의 재건, 힘을 통한 국제평화의 추구, 우쿠라이나-러시아간 즉각적인 긴장완화, NATO의 역할 재평가 등이 언급되고 있다. 한편, 2022년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이 차기 보수 행정부, 즉 트럼프의 재집권을 대비해 세운 구상이자 계획인 'Project 2025'에서는 동맹들의 재래식 방위 부담 분담의 확대를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적 근거들을 놓고 봤을 때, 한국은 미국의 안보정책에 있어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나, 방위비분담금 증액의 요구는 계속될 개연성이 있다.

  이병태 전 국방부장관(31대)은 노작(老作)을 통해 "약한 동맹국이 적에 대항할 충분한 국력을 쌓으면 약한 동맹국의 군사전략은 강한 동맹국의 영향으로부터 독립하는 경향이 있다"라는 가설을 경험적으로 증명하였다. 1953년에 체결한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대표적인 비대칭적 동맹(자율성-안보 교환, autonomy-security trade-off) 동맹이었다. 우리의 국력이 신장되고 군사력이 강해지면서 한미동맹은 점차 대칭적 동맹(국력 결집, Capability Aggregation)으로 변화되어 가는 과정에 있다. 동맹의 역학관계가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방위비분담금 증액요구는 이러한 관점에서 평가할 사안이지 미국의 자기중심적이고 세속적인 정책이라고 평가할 문제는 아니다.

  트럼프가 재선되어 설령 우리에게 방위비분담금 증액과 같은 어떤 역할의 확대를 요구하더라도 그것은 동맹의 역학관계에 있어 일반적인 현상이지 한미동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동맹관계에 있어서 우리의 역할이 확대되는 만큼,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 지금까지는 다루지 못했던 더 본질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요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아마도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요구 등도 하나의 사례가 될 것이다. 이러한 한미동맹의 전망은 트럼프가 비록 재선에 실패하더라도 별반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RealClearPolitics가 발표한 11월 1주차 각 주별 미 대선후보 지지율 현황(위)과 지지율 변화 추이(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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