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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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전으로 치닫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중동상황의 미래와 우리에게 주는 과제는?

작성일 : 2024.09.26 02:08 수정일 : 2024.09.27 08:57 작성자 : 백자성 (js25172@newssisun.com)


2024년 9월 24일, 이스라엘 북부의 아이언돔 방공 시스템이 레바논에서 발사된 로켓을 요격하기 위해 발사되고 있다. ⓒ The Epoch Times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9월 25일(현지시간) 새벽에 텔아비브 인근의 중부지역에서 헤즈볼라가 발사한 지대지 미사일을 요격했으며, 레바논에서 발사된 발사체가 자국 중심부에 도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헤즈볼라는 텔아비브에 있는 모사드 본부를 겨냥해 Qader-1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분쟁이 시작된 이후 헤즈볼라는 로켓, 미사일, 드론 등을 이용해 줄곧 이스라엘 북부의 접경지역에 한정된 공격을 해왔다. 반면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의 중심부와 국가정보기관을 표적으로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양측의 긴장이 최고도에 이르렀음을 말하고 있다.

  9월 17일과 18일에 걸쳐 레바논에서 39명이 사망하고 약 3,000명이 부상당한 호출기와 무전기 폭탄 테러 이후 접경지역에서 교전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22일, 헤즈볼라는 약 150발의 로켓, 미사일, 무인 항공기를 이스라엘 북부로 발사했다. 이에 대응하여 다음 날인 23일에는 이스라엘 전투기가 헤즈볼라 목표물 1,600곳을 공격하여 순항 미사일, 장거리 및 단거리 로켓, 공격 무인 항공기를 파괴했다. 9월 24일에는 헤즈볼라가 로켓 300발을 발사하여 이스라엘 군인과 민간인 6명이 부상을 입었다. 레바논 보건부는 9월 23일 이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564명이 사망했고 1,80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9월 24일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헤즈볼라의 로켓 및 미사일 부대 최고 사령관이라고 알려진 이브라힘 코베이시가 사망했다. 헤즈볼라도 그의 죽음을 확인했다. 최근들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헤즈볼라의 주요 군사지도자만 해도 3명이다. 지난 7월에는 최고위 지휘관으로 알려진 푸아드 슈크리에가 사망했고 9월 20에는 서열 2위의 지휘관으로 알려진 이브라힘 아킬이 사망했으며 24일에 코베이시가 사망한 것이다. 이틀 간에 걸친 호출기와 무전기 폭발로 인한 물리적ㆍ심리적 영향까지를 감안하면 현재 헤즈볼라의 대 이스라엘 전투력이 온전히 발휘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스라엘은 이 기회에 지상전을 감수하더라도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를 완전히 와해시키고자 할 것이다.

  지난 해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분쟁은 사실상 출구를 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미 지난 6월말부터 주요 정예부대를 북부지역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레바논에서 폭발이 있은 후, 이스라엘은 총리와 국방장관이 직접 나서서 북쪽으로 전략적 중심을 전환할 것임을 강조했다. 9월 23일부터는 북쪽의 화살이라는 작전명으로 헤즈볼라를 겨냥한 폭격을 강화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 위기가 고조되자 미 국방부는 소규모 병력을 추가로 파병한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의 위협을 제거하고 나면 골란고원의 전략적 취약성을 해소하기 위해 시리아로까지 전선을 확대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처럼 이번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으로 이어지고 인접 국가로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중동과 관련한 국제구조의 압력으로 인해 그러한 상황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국제구조의 큰 틀을 형성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구도 속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 인도-태평양전략의 성공을 위해서는 중동이라는 뒷문이 견고하게 닫혀 있어야 한다. 이란에 대한 계속되는 경제제재와 예멘 반군에 대한 미국의 모호한 입장으로 인해 현재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과 러시아쪽으로 기울어져 간다는 평가가 많다. 미국이 전략적으로 이스라엘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란이 결정적 개입을 결심하게 되면 중동의 상황은 거대한 블럭 간 충돌로 빨려 들어갈 수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인도-태평양전략의 뒷문과 옆문이 모두 열릴 뿐 아니라 자칫 전략자체가 실패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은 관련국들에 대한 여러가지 옵션을 통해 중동에서 새로운 전략적 상황이 조성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중국의 입장에서도 일대일로 전략에 예기치 않은 변수가 생길 수 있어 소극적인 억제자 역할이라도 하려 할 것이다.

  중동 내부의 구조는 역학적으로 유대교와 시아파 이슬람, 수니파 이슬람이라는 세개의 축으로 형성되어 있다. 이를 대표하는 나라가 이스라엘,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이다. 이스라엘은 야훼께서 내려주신 땅에서 토라를 지키며 살아가야 할 사명을 가지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내부에서, 헤즈볼라는 북부 접경지역에서 이러한 사명에 직접 도전한 위협이었다. 이러한 위협이 제거되고 나면 전쟁을 해야 할 더 이상의 명분이 없어질뿐 아니라 이슬람세계 전체를 과격한 적으로 만들 수 있다. 이란은 핵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에서 벗어나 하루빨리 경제를 회복해야 하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의해 와해되고 나면 이슬람 원리주의의 확산이라는 정체성은 훼손되겠지만 더 급한 불부터 꺼야할 상황에 있다. 자신들이 직접 개입해야 하는 전면전은 이러한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 절대왕정을 유지하며 석유 이후의 먹거리를 찾고 있다. 미국의 입장 변화로 인해 현재는 친미주의적 성향에서 다소 중립적으로 바뀌고 있다지만, 중동이 격랑에 휘말리게 되면 자신들의 이익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국제구조를 비교적 단순화하여 보더라도 중동에서의 역학관계는 이처럼 다양한 변수를 내포하고 있다. 중동의 긴장상황이 앞으로 어느 수준으로 확대되고, 국제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매우 예측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분명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전사상자와 난민이 발생하리라는 사실이다. 대규모 팔레스타인 난민은 물론이고 이스라엘 북부 접경지역의 주민 약 6만 여명이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으며 레바논에서는 9만여 명이 새롭게 피난길에 올랐다. 인간은 역사의 주인공이긴 하지만 전쟁의 역사에서는 늘 피해자의 위치에 있었다. 결국 안보의 대상에서 인간이 소외되는 역설적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역설을 해소할 수 있는 실효적 정책은 안으로는 국방을 튼튼히 하고, 밖으로는 우리의 안보에 유리한 국제구조를 형성함으로써 전쟁을 예방하는 것이다. 현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을 이러한 관점에서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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