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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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한 상비군 만들기(上)

【기획연재 ③】 상비군 30만 명대 시대 국방의 패러다임

작성일 : 2024.09.01 11:38 수정일 : 2024.09.02 07:07 작성자 : 백자성 (100j-star@newssisun.com)


소부대 전술훈련에 참가 중인 제5보병사단 장병들 [사진제공 : 국방홍보원]


  2040년 경 우리 군의 상비병력이 최대 30만 명 중반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은 이제 하나의 상식으로 자리잡는 듯 하다. 이 시기에 현역으로 복무할 병역자원들은 이미 2~3년 전에 태어났으니 그 숫자를 되돌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시 말해, 30만 명 중반대라는 규모는 현재 시점에서 판단할 수 있는 최대치이다. 그 정도 규모의 군사력으로 미래에 예상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나 주변의 잠재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느냐의 문제 제기는 이제 무의미하다. 현재 예상되는 상황보다 더 열악해질 수 있는 조건에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 국방부는 국방혁신 4.0을 통해 이러한 방법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그 핵심은 4차 산업혁명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국방 주요분야를 혁신하여 경쟁우위의 AI 과학기술군을 육성하는 것이다.

  상비전력은 일반적으로 훈련을 통해 준비태세를 유지함으로써 전쟁억제와 초전 대응의 역할을 한다. 따라서, 상비군은 그 규모도 중요하지만 적에게 두려움을 갖게 하여 전쟁을 억제하고, 개전 초 충분한 군사력이 확보되기 전까지 핵심적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국방혁신 4.0에서는 이를 위한 방안으로 싸우는 방법의 발전, 첨단 무기체계의 확보, 과학화 훈련을 제시하고 있다. 이 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는 실전적인 훈련이다. 군의 절대 사명은 싸워서 승리하는 것이며, 이는 오직 실전을 능가하는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방법은 군에서 알아서 하겠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군인과 부대가 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야말로 작지만 똘똘한 상비군을 만들기 위해 줄탁동시(啐啄同時)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부대의 모든 과업은 훈련과 이에 수반되는 부수적인 활동, 그리고 작전활동으로 한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군에는 의식주와 관련된 모든 것은 군인들이 직접 해결한다는 인력집약형 운영개념이 아직도 남아 있다. 많이 개선되기는 했으나, 부대관리를 위한 각종 근무와 작업, 시설관리 활동들이 훈련시간을 침해하고 있다.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면 훈련여건을 침해하는 것들이 이게 다는 아니라고 한다. 속된 말로 훈련은 하루이틀 하지 않더라도 표시가 나지 않지만, 당장 무너진 담장은 고치지 않으면 안되는 노릇이니 작업부터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려면 군이 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부터 만들어 줘야 한다. 훈련을 안한다고 질책하더라도 여건부터 만들어 주고 질책해야 한다.

  군이 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일은 군이 직접 해야할 것과, 할수 없거나 해서는 안되는 분야를 식별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 판단 기준은 전투임무와 직결되는지의 여부이다. 그것도 일차적인 연결이어야지 2차, 3차까지 연결되다보면 현재와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게 된다. 훈련장을 정비하는 것은 훈련과 직결되고, 훈련은 전투임무와 직결되므로 훈련장 정비도 전투임무라고 해석하는 것 자체가 인력집약형 운영개념의 전형이다. 군이 할 수 없거나 해서는 안되는 분야는 모두 민간으로 전환해야 한다. 비록 군무원 등 민간인력이라도 그러한 기능을 군에 편성하게 되면, 여전히 군의 과업으로 남기 때문에 별 효과가 없다. 여기에는 접적지역을 제외한 군부대의 경계분야까지가 포함되어야 한다.

  이러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방부 산하에 민간 위탁기관이나 공기업을 설립하여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가칭 군사시설관리공단을 설립하여 부대주둔지와 훈련장을 관리하는 방안을 시행할 수 있다. 정부부처와 지자체들은 관련 법률에 근거하여 공기업 32개, 준정부기관 54개, 기타 공공기관 240개를 운영하여 업무를 위탁하고 있다. 현재, 국방부 산하의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은 없는 실정이며, 기타 공공기관으로 KIDA, 국방전직교육원, 전쟁기념사업회만 운영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현상은 군에 인력이 풍부하니 모든 일은 군에서 다 처리한다라는 인력집약형 운영개념이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짐작된다.

  국방부는 2012년에 「국방개혁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국방부 및 각군의 민간자원 활용 추진계획 의무화 조항을 반영하여 추진해 왔으나, 추동력이 상실된 상태에서 올해는 아예 조항이 삭제된 상태이다. 상식적인 얘기지만, 상비전력이 축소될수록 그 예리함을 더하여 적에게 비수와 같은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싸우는 방법도 중요하고 무기체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잘 훈련되어야 한다. 군 스스로가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하겠으나, 훈련을 잘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역할은 국가와 국민의 몫이다. 지금까지의 지엽적 정책에서 벗어나 상비군 30만 명대 시대에 걸맞는 근본적 대책을 준비해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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