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이슈

한반도 이슈

국방에서 여성인력의 역할 확대를 위한 담론

【기획연재 ①】 상비군 30만 명대 시대 국방의 패러다임

작성일 : 2024.08.28 11:55 수정일 : 2024.08.30 07:42 작성자 : 백자성 (100j-star@newssisun.com)


이스라엘군(IDF)은 지난 해 10월말부터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여군을 최전선에 투입하였다. ⓒ 연합뉴스


  통계청은 8월 28일, 지난 4~6월 출생아 수가 5만6,83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만6,147명보다 1.2% 늘었다고 밝혔다. 2015년 4분기 이후 34개 분기 만의 증가다. 이 기간 혼인 건수도 지난해 2분기의 4만7,737건보다 17.1% 늘어난 5만5,910건을 기록했다고 한다. 인구통계 전문가들은 팬데믹으로 미뤘던 결혼을 서두르면서 일시적으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을 가능성에 비중을 두고 있는 듯 하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합계출산률이 지난 해 0.72명보다 소폭 오를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실 작년 합계출산률도 1~2년전의 예상치보다는 많이 낮아진 수치였다.

  20대 전반의 젊은 남성층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군의 경우 저출산 현상은 병력 규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병력집약형 조직의 특성을 유지하고 있는 육군의 경우 그 충격은 더 직접적일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의 상비병력 규모는 약 50만 명이다. 가정과 조건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많은 연구에서 2040년경 우리 군이 유지할 수 있는 상비병력 규모를 대략 30만 명대 초반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대 35만 명이라 가정하더라도 현재의 70%를 밑도는 수준이며, 각 군의 규모를 같은 비율로 줄이더라도 육군의 규모는 약 25만 명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의 최근 인구추계를 보면, 2040년 20세 남성인구는 약 15.7만 명으로 올해에 비해 거의 10만 명이 감소하게 된다. 같은 통계자료에서 제시하고 있는 20세 남성인구의 현역 입영율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이기는 하나 최대 74%를 넘지 못하고 있다. 병력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대체복무자 축소 등을 통해 그 비율을 높이더라도 75%를 넘지 못할 것이다. 현재의 병역제도가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이러한 통계치를 기준으로 2040년 경 육군이 유지할 수 있는 현역병사의 규모를 추산하면 약 14만명 수준이다. 육군이 25만 명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나머지 11만명은 간부로 충원해야 한다.

  국방부와 육군은 병력구조를 간부위주로 전환하고, 첨단 무인전투체계를 전력화하여 병력부족 현상을 해소하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무인 전투체계의 위력이 여실히 증명되고는 있으나 병력 대체효과에 대해서는 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간부의 규모를 확대함으로써 병력부족 현상을 해소하려는 구상은 상당한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인력은 국가와 사회기능을 유지하는 원천이다. 전반적인 인구감소는 인력을 두고 국가의 제 기능이 경쟁하는 구조를 형성한다. 상대적으로 여건이 열악한 군 복무는 특별한 모티브가 제공되지 않는 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은 벌써 우리 군의 저변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 높은 비율의 간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흡인력이 높은 유인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문제는 2040년경에 요구되는 간부 11만 명이라는 규모가 현재 복무하고 있는 실질적인 간부 규모보다 크다는 사실이다. 최근의 한 연구에서는 인력획득 노력을 통해 남군 간부 규모를 현재의 75%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약 3만 명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현재의 병역제도 하에서, 이러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안은 국방에서 여성인력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이다. 앞의 연구에 따르면, 육군이 약 3만 명의 여군 간부를 유지할 경우 전체 간부의 26%를 차지하게 된다.

  현재의 시각으로 보면, 이와 같은 현상에는 많은 비판의 소지가 있다. 여군 지원률 저하와 조기 전역비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여성인력 확보의 어려움, 성폭력 등 부정적 현상의 증가, 필수 및 편의시설 확보의 제한, 전투력 저하 등 현실적인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사실여부를 떠나 그러한 우려는 여성의 역할 확대를 선택적 대안으로 고려했을 때나 성립하는 논리이다. 이를 거부할 수 없는 현실로 인식하게 되면, 우리의 관점을 비판적 우려가 아닌 제약요인의 극복을 위한 공세적 노력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 극단적인 사례가 될 수 있으나, 캐나다는 여성의 군 복무를 유인하기 위해 여군에게 지급되는 치마를 더 짧게 하고 드레스 슈즈를 업데이트할 것을 권장하는 내용을 전략문서에 포함하기도 했다.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겠지만, 우리 군도 병력부족을 걱정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여성인력의 역할 확대를 선택의 문제가 아닌 거부할 수 없는 대안으로 인식하여, 예상되는 문제점을 해소하고 극복할 수 있는 더 공격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담론적 논의에는 여성이 군 간부뿐만 아니라 병사나 예비군으로 복무하는 방안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등록된 데이터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