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임시 감독 체제 후의 감독 선임에 대한 혼란, 다른 발전적 계기로도 볼 수 있다-
작성일 : 2024.07.12 10:08 수정일 : 2024.07.12 11:20 작성자 : 스포츠 에디터 구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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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축구협회 조직도, 축구협회 홈페이지 캡쳐 |
한국 축구가 한바탕 홍역을 치를 모양새다. 좀 더 검증된 감독을 물색한다는 이유로 5개월간의 대표팀 감독 부재를 임시 감독 체제로 꾸렸다. 2차 임시 감독이었던 김도훈 감독은 나름 성공적인 대응이었다고 할 수 있으나, 당시 2차 예선은 기량면에서 차이가 나는 국가들과의 대전이었다. 협회는 100여명의 감독 후보들을 검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외국 감독 선임에 무게를 두었다는 것이 지배적 관측이었다.
하지만 결국 국내 감독으로 낙찰되었다. 홍명보 감독은 중간에서 이도저도 아닌 곤란한 입장일 듯하다. 감독 발표 전날까지도 거부의 입장이 분명했다는 점에서 그 부분도 논란의 일부다. 본인이 결국은 감독직을 수락했고, 한번의 실패(2014년 브라질 월드컵대표팀 감독 시절)를 만회할 기회를 갖고 싶기도 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달이 있는 듯하다. 갑작스럽게 국내 감독 선임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팬들은 만족하지 못하고, 축구인들은 더더군다나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과정이 투명하지 않았고, 논의가 필요한 절차의 생략에 반발하고 있다. 감독 선임 권한이 없는 기술이사가 외국 감독 후보들 면접 본다고 하다가 갑자기 한국 감독으로 돌아선 것이 문제라고 보는 것이다. 감독 선임 권한이 있는 전력강회위원회의에서는 논의도 없었고, 외국 감독이 안되니 국내 감독을 읍소하듯 선임한 것도 아쉽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면 이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더 큰 그림으로 현 축구계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선 축구 협회를 향한 다양한 논의들이 분출되는 것은 발전의 계기임에 틀림없다. 축구인과 팬들, 그리고 관계자들의 의사를 좀 더 반영할 방안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전제에서 보면 국가대표팀 감독을 한국인으로 하는 것에 대한 문제만 남는다.
인정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전이야 한국 축구의 수준이 국제 축구 선진국의 기준에 한참 부족했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이른바 ‘히딩크 시절’을 겪고, 그 이후 분명 한국 축구가 한 단계 올라간 것은 분명하다. 물론 아직도 FIFA 랭킹에서 큰 진전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동안 유럽 유학생 등 다양한 선수 저변확대가 있었고, 히딩크식 코칭 전략도 충분히 반영되어 왔다.
그렇다면 아직도 한국 감독의 시대를 열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은 스스로 축구에 대한 지나친 사대적 발상이 아닌지 되물어 볼 시점이다. 특정인을 거론해서 미안하지만, 지난번 많은 비용을 들인 클린스만 감독 선임 건은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외국인 감독을 불러들이면서 드는 많은 비용의 일부를 축구 기술 선진화에 활용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고, 차후 우리나라 감독 양성의 시스템 구축과 국내 축구인들의 장래 희망 가능성을 높여줄 때가 도래한 것은 아닌가.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침묵은 아쉬움이다. 하지만 위와 같은 긴 안목에서 국내 감독을 선임했노라고 당당히 말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는 모양새는 필요하다. 인생은 항상 매 순간이 선택이다. 그 선택과 책임의 문제는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홍 감독과 정 회장은 정확히 한배를 탔다. 곧 9월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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