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당대의 철학적 고민을 함축하기 때문에, 한국인의 기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국인의 종교를 그것이 전래된 역사적인 시간 순서에 따라서 도식화하면, 샤머니즘(고대)→불교·유교(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기독교 또는 신흥종교(근현대)라는 순차적 구조를 갖는다.
작성일 : 2024.07.08 09:33 수정일 : 2024.07.12 07:47 작성자 : 정치에디터 박세미
우리의 정신사적 원형질은 ‘불굴의 신바람 역동성’이다.
우리의 자연환경적인 요소, 건국신화의 내용, 우리말의 정신적 뿌리 등 세 가지를 근거로 하여 우리의 정신사적 원형질을 도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민족의 원형적 기질은 무엇이었을까?
우리 민족의 형성단계에서 마주친 자연환경적인 요소를 보면, 한국인의 기질 중 하나는 ‘농경민의 불굴의, 유목민의 역동성’일 것이다. 여기에 중앙아시아로부터 전해온 샤머니즘이 우리의 기질에 ‘신바람’를 더했을 것이다.
또한, 건국신화를 분석해보면, 난생신화와 천손신화를 결합하는 방식을 선택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우리 민족은 ‘융통성’의 기지를 발휘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우리말의 정신적 뿌리를 보면, 우리의 생활 속에서 ‘나’, ‘얼’은 가치 있는 것을 창조하려는 창발성의 원천이라 할 것이다.
이를 종합해보면, 우리 민족의 기질은 ‘불굴의 신바람 역동성’이 될 것이다. 불굴의 끈기를 갖고 ‘신바람’을 일으키는 역동성이다. 신바람은 창발성을 일으키는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불굴이라는 말은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자세’를 의미한다. 역동성은 ‘언제나 힘차고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갖고 일하고 생활하는 경향’을 가리킨다. 역동성은 개척정신으로 이어졌다. 역동성 이외에도 도전적 개척정신, 융통성, 창발성 또는 얼이 우리민족의 정신적 인자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 한국인의 원형적 기질을 한국종교사적 측면에서 본격적으로 살펴보자.
한국인의 기질을 중심으로 한국의 종교사를 살펴보려고 한다. 종교는 당대의 철학적 고민을 함축하기 때문에, 한국인의 기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국인의 종교를 그것이 전래된 역사적인 시간 순서에 따라서 도식화하면, 샤머니즘(고대)→불교·유교(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기독교 또는 신흥종교(근현대)라는 순차적 구조를 갖는다.
우리가 종교를 논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경우에 따라 특정 종교가 폄하당하고 있다는 반감을 사기 쉽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의 프레임을 제시하고 그 분석 틀에 맞추어서 우리의 종교흐름을 파악한다면 그런 반감은 줄어들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의 정신사적 흐름을 ‘본질론’과 ‘관계론’이라는 분석틀을 통해 살펴볼 요량이다.
철학은 역사적인 위기 속에서 현실적인 문제를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인지 방향을 제시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석학들이 논의한 철학적 성과물을 큰 줄기로 나눈다면, ‘본질론’과 ‘관계론’으로 나눈다고 한다.
본질론(실체론)은 이 세계는 무엇 또는 어떤 것으로 존재한다는 시각이고, 관계론은 이 세계가 단순히 관계를 맺어서 존재할 뿐이다는 시각이다. 어떤 것을 ‘이것은 이것이다’ 라고 보는 것이 본질론적인 입장이다. 반면에 어떤 현상에 대해 ‘이것은 다른 여러 가지 것과의 관계로 되어 있다’ 라고 보는 것이 관계론적 입장이다.
자동차를 예로 들어 관계론을 설명하겠다. 자동차는 모두 2만여 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 부품에는 볼트도 있고 너트도 있고 핸들, 바퀴, 추진축, 샤프트 등 무수히 많은 것들이 있다. 이들 부품을 하나하나 늘어놓고 보면 그것은 분명 자동차가 아니다. 이 부품들 하나하나에는 자동차의 특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각 부품들이 설계된 대로 정확하게 배열되고 결합되면 드디어 자동차가 된다. 이렇게 배열되어 있을 때는 자동차이지만, 부품들로 해체되면 자동차는 없어진다. 따라서 자동차는 실체가 아니다. 여러 가지 관계로 이루어져 있을 뿐이다.
위의 두 가지 철학적 프레임을 통해서 우리 민족의 종교적인 원류를 추적한다면 객관성과 정확성이 더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의 고대사회인 삼국시대까지, 즉 백강전투 이전의 관계론적 사유체계를 살펴보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런 후에 조선시대의 유교와 조선말의 신흥종교 그리고 근대이후의 기독교가 우리 민족의 사유체계를 어떻게 변화시켰는가를 분석해 보아야 할 것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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