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이니셔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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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이후 사회적 통합을 위한 정책개발에 매진할 때다!

정부, 올해 남북 이산가족 실태조사에 8억1500만원 지원

작성일 : 2024.07.06 12:45 수정일 : 2024.07.06 01:07 작성자 : 백자성 (js25172@newssiun.com)


정부는 이산가족사후에도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도록 2014년부터 「이산가족 유전자 검사 및 유전정보 보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령의 한 이산가족이 유전자 검사를 하고 있다.  ⓒ 통일부



  정부는 6월 28일부터 7월 4일까지 제334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서면으로 개최하여 2024년 제4차 남북 이산가족 실태조사 사업에 8억 1,500만원을 지원하기로 심의ㆍ의결했다고 발표했다. 이 사업은 이산가족의 현황 및 교류를 파악하기 위해 「남북 이산가족 생사확인 및 교류촉진에 관한 법률」 제6조 및 「남북 이산가족 생사확인 및 교류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에 따라 3년마다 실시하는 법정조사이다. 이산가족 고령화 시대에 대응하고자 기존에 5년으로 되어 있는 실태조사 주기를 3년으로 단축하는 「이산가족법 시행령」을 올 7월 2일에 개정하여, 당초 2026년에 예정된 제4차 실태조사를 앞당겨 올해 실시하는 것이다. 올 5월 기준 이산가족찾기 신청자 134,005명 중 생존자는 38,295명으로 평균 연령은 83세이다. 이번 조사는 국내외에 거주하는 이산가족 찾기 신청자 3만 8천 여명과 이산가족 2~3세대를 대상으로 8월부터 11월까지 실시하며, 조사를 통해 이산가족 찾기 신청자 정보를 현행화하고, 이산가족 교류 사업에 대한 경험과 수요를 파악하는 한편, 이산가족 정책에 관한 의견 수렴과 이산가족 찾기 신규 접수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이산가족·국군포로·납북자 문제의 해결 추진은 통일부가 주관하는 세부 국정과제인 "남북간 인도적 문제 해결 도모"의 한 분야이다. 여기에는 이산가족 문제뿐 아니라 북한 주민의 인도적 여건 개선 및 삶의 질 증진,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 북한이탈주민의 안정적인 사회 정착 지원 등이 포함되어 있다. 윤석열정부 들어 북한인권법 제정, 북한인권재단 출범,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참여, 북한이탈주민의 날 제정 등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과 북한이탈주민의 안정적 사회 정착을 위한 가시적인 노력을 경주해 왔다. 그러나, 북한 주민의 인도적 여건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는 경색된 남북관계로 인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지원하거나 협력을 하려해도 북한이 이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 정부의 여타 통일ㆍ대북정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고 원칙 없는 대북지원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통일기반 조성을 위한 법제도를 마련하고 국제적인 통일기반을 조성하거나 우리 사회에서 통일 담론을 확대하는 등의 노력은 지금도 충분히 가능한 영역이다.

  우리 사회의 통일에 대한 인식 중 주목할 만한 경향의 하나가 탈민족주의적 통일관의 확장이다.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통일을 민족주의적 관점보다는 현실주의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반도의 현실을 하나의 민족이 쪼개져 있는 비정상 상황이 아닌, 서로 다른 두개의 국가체제가 경쟁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통일 논의에 있어 하나의 구심점이 되었던 민족동질성이 희박해지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러한 현상은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떨어 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독일통일 이후 사회적 통합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은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갈등이었다. 특히 사회적 갈등은 통합과정이 얼마나 어렵고, 치밀한 준비가 필요한지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일이후 구 동독지역에서는 서독의 교육제도를 그대로 적용하지 않고, 주(州) 마다 독자적인 교육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통일의 준비에는 우리의 독자적 준비영역, 상호주의에 입각한 남북한 공동의 준비영역, 국제사회 영역에서의 입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상호주의적 노력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통일을 위한 우리의 노력을 게을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한민국의 존속과 번영이라는 현실적인 국가이익의 구현에 있어 통일은 필수적인 과업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민족의 통합이라는 명제도 당연히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통일 노력은 우리의 독자적 영역과 국제사회 영역에 집중되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번에 통일부가 추진하는 이산가족 실태조사에 정책적 의미가 부여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더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노력은 통일이후 남북간 사회통합을 위해 사회ㆍ문화적 이질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며, 민족의 동질성을 어떻게 회복해 나갈 것인지에 방향이 맞추어져야 한다. 어찌보면 현상황은 이러한 노력의 방향을 결정하고 미래의 구체적인 사회통합 정책을 준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긴 호흡을 가지고,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해오지 못했던 통일이후의 사회통합 정책을 개발하고 업데이트하는 일은 현실주의적 관점에 있어서도 매우 의미 있는 노력이 될 것이다. 대북정책 영역이 그 속성상 실제로 통일부가 아닌 안보관계부처로 분산되고 협업체계로 전환된 시점에서 통일부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문제와도 연계되어 있다.

  카네기 아시아프로그램의 선임연구원인 이정민박사는 북한의 정권붕괴가 임박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은 여전히 공동화(Hollowing)되고 있고 김씨 왕조는 쇠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로 고질적인 식량과 에너지 부족을 포함한 북한의 심화하는 경제적 불안, 강렬한 증오와 공포에 기초한 세뇌 교육 약화로 인한 엘리트계층에 대한 충성심의 붕괴, 주민들에게 점점 더 많은 공포를 심어줄 수 없는 정권의 무능함, 왕조 계승과 관련된 불확실성 등을 들고 있다. 김씨 왕조의 쇠퇴는 한반도와 세계에 중대한 전략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며, 통일은 이와 함께 우리 앞에 불현듯 나타날 수 있다. 우리가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를 위해 통일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탈민족주의 통일관과 민족주의 통일관의 변화  ⓒ 통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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