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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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원 교수의 K-방산 노트

[기획연재] 학계 전문가가 바라본 한국의 방위산업 현장

작성일 : 2024.06.29 08:05 수정일 : 2024.06.29 09:57 작성자 : 윤지원(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

 ② 현대로템의 성공적인 'K808 백호' 페루 수출 의미와 글로벌 방산 역량 강화

 
페루에 수출되는 현대로템의 차륜형장갑차 K808.  ⓒ 현대로템

 '2027년 글로벌 방산 수출 세계 4위'라는 목표 달성을 위한 정부와 군, 그리고 주요 방산기업들의 적극적인 역할과 노력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대규모 폴란드 방산 수출을 통해 K-방산의 가성비와 신속한 납기 능력 등이 이미 확인된 바 있다. 글로벌 방산시장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정부와 우리 군, 방산기업이 더욱 협력하여 수출에 매진할 때다.

  이러한 차원에서 지난 2022년 11월, 윤석열 대통령은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개최된 방산수출전략회의에서 "방위산업은 미래 신성장 동력이자 첨단산업을 견인하는 중추이며, 정부는 방위산업이 국가안보에 기여하고 국가의 선도 산업으로 커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라고 했다. K-방산이 우리 경제성장을 견인할 전략산업으로 부상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2023년 5월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은 향후 행정규칙 개정을 통해 국산 무기체계 개발 시 성능뿐 아니라 '안전성·편의성·상호연결성·디자인'까지 필수기능으로 지정해서 사업 초기부터 관리한다고 발표했다. 맞춤형 K-방산 수출 확대를 위해 구매국 요청에 부합하는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방사청은 선행연구를 통해 조사·분석되는 무기체계의 필수기능을 사업 초기 단계부터 문서화하고, 방위사업 관리에 업체의 다양한 제안과 전문성 있는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방위력개선사업 협상에 의한 계약체결 기준'을 개선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한 안보 불안의 가중과 미-중 전략 경쟁 심화로 인한 신냉전(New Cold War) 구도의 가시화 등 대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K-방산 수출은 증가 추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으로 전력 공백이 발생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이 이를 메꾸기 위해 대규모의 무기를 새로 도입 중이다. 특히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 루마니아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들의 군비증강이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다. 정부 주도의 활발한 방산 외교, 주요 방산기업들의 제조 능력과 가격경쟁력 상승, 국제질서 변화,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국가들의 무기 구매력 증대 등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서 K-방산 수출의 외연이 지속 확대되고 있다.

  올해 역시 예외가 아니다. K-방산 수출 대상국과 지역이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올해 방산 수출 목표 200억 달러 달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주요성과 중 하나는 지난 3월 말에 K-방산 수출 대상국을 중남미까지 확대한 점이다. 페루 해군 산하의 국영 조선사이자 방산업체인 시마 페루(SIMA PERU)가 자국의 국방력 증대 및 관련 산업 강화를 위한 함정 현지 공동 건조 프로젝트 사업자로 HD현대중공업을 최종 선정했다. 계약 규모는 약 4억 6,290만 달러(6,240억 원)로, 이는 중남미 최대 규모의 방산 수출이다.

  이어 지난 5월 초, 페루 육군조병창(FAME)은 자국 육군의 기동성 향상 프로그램 사업자로 현대로템을 선정했다. 이로써 현대로템은 페루를 포함한 중남미에 차륜형장갑차 K808 백호를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향후 현대로템은 페루 육군에 6,000만 달러(약 828억 원) 규모의 K808 백호 30대를 수출하게 된다. 이번 수출 성사는 그간 현대로템이 우리 육군에 납품하던 차륜형장갑차의 첫 해외 수출로, 중남미 방산 수출의 새로운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로템은 2022년 폴란드에 K-2 전차를 수출한 이후, 이번에 페루에 차륜형장갑차까지 수출하게 됨으로써 글로벌 지상무기체계 시장에서 K-방산의 우수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K808 백호는 우리 군의 제식 차륜형장갑차로 우수한 기동성을 기반으로 전방 야지에서도 신속한 기동과 전투가 가능한 보병전투차량이다. 현대로템은 지난 2003년부터 차륜형장갑차의 자체 개발을 시작했다. 다양한 시제 모델을 개발하면서 역량을 꾸준히 강화해 왔다. 특히, 초기 단계부터 현대자동차와 협업을 통해 버스, 트럭 등에 사용되는 현대자동차의 상용 엔진을 기반으로 군용으로 개발된 엔진을 차륜형장갑차에 탑재했다. 현대로템의 자체 방산 기술과 현대자동차의 기술을 이용해서 차륜형장갑차의 심장인 엔진의 완성도를 한층 높인 셈이다.

  차륜형장갑차는 6륜 구동의 K806과 8륜 구동의 K808 두 가지 모델로 분류된다. 이번에 페루에 수출될 K808은 전방에서의 임무를 상정해 전장의 거친 운용 환경에서도 최상의 기동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이 탑재됐다. 또한, 피탄으로 펑크가 나도 주행할 수 있는 런플랫(Run-flat) 타이어, 노면 접지압에 따라 공기압을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공기압자동조절장치(CTIS), 하천 도하를 지원하는 수상추진장치 적용 등 개발 단계부터 임무에 따라 다양한 무장과 장비를 탑재할 수 있도록 모듈화 개념이 반영됐다. 또한, 현대로템은 네트워크 기반의 실시간 부대 지휘가 가능한 ‘차륜형지휘소용차량’을 개발했다. 지난해 현대로템은 우리 군에 500대 이상을 인도했고, 올해 4분기에는 4차 양산을 통해 납품을 시작할 예정이다.

  앞서 강조한 대로 처음으로 현대로템이 K808 백호를 수출할 수 있었던 데에는 국방부와 방사청의 활발한 방산 외교활동, 유관 부처의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페루 육군 실사단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고속 기동, 대테러 등 K808의 전술적 운용과 함께 차량에 탑재된 윈치(Winch)로 자체 구난하는 장면을 시연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K808의 우수한 성능과 기능을 잘 보여주고, 차량의 정비체계와 관련 시설들까지 직접 소개하는 등 유관 부처가 협업하여 전방위적 방산 외교활동을 전개했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중남미 지역에서 대테러 및 치안 유지 활동 목적으로 장갑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이므로, 이번 K808의 페루 수출을 토대로 중남미 지역을 대상으로 새로운 사업 확장을 위한 기반 마련에 주력할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K-방산 수출의 경쟁력 확대를 위해 다양한 정책과 전략의 지속 추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무엇보다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많은 정책을 추진 중이지만 정부 주도하에 K-방산의 핵심부품과 원천기술의 해외 의존도를 줄일 방안과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정부와 방산기업들은 K-방산 수출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무기체계 핵심부품의 국산화율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방사청 자료에 따르면, 주요 구성품의 국산화율은 2021년을 기준으로 FA-50 전투기 45.4%, K-2 전차와 K-9 자주포 등 71.5%, 함정 분야 62.8% 수준이다. 이들 무기는 수조 원대의 수출을 하고는 있으나 부가가치는 그만큼 낮은 셈이다.

  반면, 중국과 일본의 무기체계 국산화율은 우리보다 높은 90%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그간 추진해 온 핵심 소재부품 기술개발은 K-방산 국제경쟁을 강화에 필수 요소이다. 따라서, 우리의 우수한 기술력을 접목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첨단부품 국산화율을 꾸준히 높여가야 한다. 다시 말해, 지속적인 K-방산 수출의 성공 신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중장기적 계획을 통해 첨단부품 국산화율을 높임으로써 K-방산 수출 생태계를 꾸준히 확장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정부와 우리 군은 수출 과정에서 방산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어려움을 해결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과 프랑스 등 주요 방산 선진국들의 동향과 정책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때론 벤치마킹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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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지원교수는 영국 글라스고대학 국제정치학 박사로 상명대학교 국가안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학계에서 활동 중인 대표적인 국방 및 안보분야 전문가로서 현재 국가보훈부, 육군ㆍ해군ㆍ공군본부
   및 동원전력사령부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YTN 객원해설위원과 국방 TV의 국방포커스 진행자로 오랫동안 활동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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