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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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리즈 2 - 한국인의 원형적 기질을 알아보자(2).

신화는 민족적 행동패턴을 보여준다. 우리의 시조 신화에서 우리 민족의 ‘도전적 개척정신’과 ‘상생의 융통성’을 구체적으로 엿볼 수 있다.

작성일 : 2024.06.23 02:50 수정일 : 2024.06.26 07:08 작성자 : 정치에디터 박세미

시조 신화를 통해서 우리 정신의 뿌리를 알아보자.

일반적으로 신화는 민족적 행동패턴을 보여준다. 우리의 시조신화에서 우리 민족의 도전적 개척정신상생의 융통성을 구체적으로 엿볼 수 있다.

단군신화는 우리 민족의 중요한 역사적 패턴을 시사하고 있다. 단군신화는 장자가 아닌 하늘신의 차손 또는 손자가 지상에 내려와 토착세력과 함께 나라를 세우는 내용이다. 토착세력 중에서 곰을 섬기는 부족은 천신세력과 협력하지만, 호랑이 부족은 승복하지 않고 다른 지역으로 떠나간 것 같다.

고구려와 백제도 마찬가지였다. 건국 시조인 주몽과 비류 형제가 모두 근거지를 떠나서 신천지를 개척하였다. 이 신화들은 본고장에서 찬밥 신세로 차별을 받던 비주류들이 낯선 곳에서 기회를 얻는 도전적 개척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주류에서 밀려난 시베리아와 만주의 기마민족 출신 왕손들이 소수의 부하를 거느리고 남하하여 만주벌판과 한반도에서 세력을 구축하는 내용을 전하고 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용기를 갖고 도전하는 정신이 우리의 기질이다.

다른 한편으로 일찍이 남쪽지방에서는 농경민족이 들어와 벼농사를 지으면서 한반도 각지에 고인돌을 남긴다. 뒤이어 유목민족이 들어와 농경민을 압박하면서 서로 부딪치게 되고 갈등이 생겼다.

농사를 짓는 정착민들은, 유목민들이 자기 땅을 그대로 내버려두고 곡식도 기르지 않으면서 식량을 구걸하는 것을 보고 그들을 바보 취급하였을 것이다. 반면 유목민들은 농민들이 가축의 먹이인 초원을 갈아엎는 것을 보고 그들을 어리석은 무리로 보았을 것이다.

농경민들은 추수를 하여 식량을 오랫동안 비축하지만, 유목민들은 고기가 쉽게 부패하므로 있을 때 아낌없이 나눠먹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 두 민족 간에 반목이 생기고 심각한 갈등으로 이어져 역사의 소용돌이가 발생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토착 농경민족과 침입자 위치의 유목민족 간에 통합이 필요한 상황에서 우리 민족은 공생의 이념인 홍익인간(弘益人間)을 통해서 서로에게 이로운 공생의 길을 택했다. 상극의 길을 피해 상생의 길을 선택했다. 그것이 박혁거세의 신화에 잘 나타나 있다. 박혁거세는 '하늘'에서 내려온 말()이 놓고 간 ()속에서 태어났다는 것이 그 핵심내용이다. 한 사람의 탄생신화에 천손신화의 요소와 난생신화의 요소가 혼재되어 있다.

그 이유를 알아보자. 선사시대부터 경주지방에는 농경민들이 살고 있었다. 경주지역에 무수하게 남아 있는 고인돌이 이를 증명한다. 훗날 농경민에 이어서 소수의 기마 민족이 이민을 오게 되었다. 기마·유목민족 출신들은 다수의 농경민들과 융합하기 위해 난생신화와 천손신화를 결합하는 방식을 선택했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 민족은 융통성의 기지를 발휘하게 된다. 이처럼 어떤 모순적 상황에서도 이를 극복해 내는 우리민족의 지혜가 우리의 DNA 속에 숨어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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