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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9월 5일(현지시간)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 2023)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한화그룹 부스에 전시돼 있는 장보고-III 잠수함 모형 앞에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한국방위산업진흥회 |
최근 5년간 K-방산수출은 괄목할만한 성장을 계속해 왔다. 2019년 25억 달러(약 3조 3,650억원), 2020년 30억 달러(약 4조 380억원), 2021년 73억 달러(약 9조 8.273억원), 2022년 173억 달러(약 25조 2,893억원)로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 해 135억 달러(약 18조 1,737억원)로 잠시 주춤했다. 올해는 사상 최초로 방산수출 200억 달러(약 26조 9,320억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유럽, 중동, 아시아 등에서 바이어들이 꾸준하게 수출을 문의해 오는 가운데, 정부가 '글로벌 방산 4대 강국' 도약을 위해 방위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에도 국내 방산기업들은 매출을 키우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K-방산수출 전선에 일부 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유럽연합(EU)의 견제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올 3월 3일에 역사상 최초로 '유럽 방위산업전략(EDIS, European Defense Industrial Strategy)을 발표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개전부터 2023년 6월까지 EU 회원국의 국방조달 78%를 EU 역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 방위기술산업기반의 강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EDIS의 2030년 최종 목표는 ① 현재 18%인 장비의 역내 조달 수준을 최소 40%로 확대하고, ② 회원국의 국방조달 예산 50%를 역내에서 구입하되 35년까지 60%까지 확대하며, ③ EU방산시장의 역내 거래 비중을 35%로 확대하는 것이다. 물론, EDIS의 발표가 한국의 방산수출을 직접 겨냥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EU 회원국 국방조달의 63%를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EU의 이러한 조치가 K-방산수출에 분명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두번째는 일본이 글로벌 방산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은 1967년에 '무기수출 3원칙'을 제정하여 실질적으로 무기수출을 금지해 왔다. 몇차례의 개정을 통해 무기수출 금지 정책을 점진적으로 완화해오다, 2023년 12월에는 라이선스 생산에 대해선 해당국에 완성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올 3월에는 연립여당이 영국ㆍ이탈리아와 공동으로 개발하는 차기 전투기의 제3국 수출을 허용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일본정부의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일본의 유수 방산기업들이 유럽의 방산전시회에 활발하게 참가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의 변화는 K-방산수출의 호황에 자극을 받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본이 본격적으로 글로벌 방산시장에 진출한다면 우리의 방산수출에 도전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세번째는 K-방산 수입국들의 불만이다. 가장 많은 불만사항은 수출장비의 후속군수지원에 관한 사항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의 경우 한국으로부터 도입한 FA-50계열 항공기와 잠수함에 대한 정비지원이 지체되어 장비가동률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고가의 무기체계를 구매했는데 정비지원이 적기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수입당사국으로서는 매우 난처할 수밖에 없다. 이렇듯, 수입한 무기체계의 안정적인 운영유지를 위해서는 구매국으로부터 정비, 수리부속 공급, 단종부품에 대한 공급대책, 기술지원, 교육 등 체계적인 후속군수지원에 대한 요구가 증가할 것이다. 그러한 요구를 제때 충족해 주지 못한다면 K-방산수출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 모멘텀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무기체계가 정밀화ㆍ고도화됨에 따라 총수명주기비용에 있어 운영유지 비용의 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무기체계의 획득비와 운영유지비의 비율이 50:50정도였는데 현재는 30:70정도로 운영유지비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는 20:80정도로 심화될 것으로 예측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해외로부터 구매한 무기체계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수입국의 입장에서 보면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수출국의 입장에서는 무기체계 수출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머지 않은 시기에 직면하게 될 K-방산수출의 도전요인을 극복하면서 상승세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바로 이 부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K-방산의 지속적인 수출시장 개척과 수출무기체계의 안정적 유지, MRO(Maintanance, Repair, Operation) 시장 선점을 위해 K-방산수출 무기체계에 대한 후속군수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대부분의 무기체계는 그 자체가 복합시스템(SoS, System of Systems)이다. 이러한 무기체계의 효율적인 후속군수지원을 위해서는 통합체계지원(IPS, Integrated Product Support) 요소의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며, AI 기반의 분석기능을 활용하면 그 효율성을 배가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정부차원에서 ICBM(IoT, Cloud, Big-data, Mobile) 기술을 활용한 후속군수지원관리체계를 개발하여 방산수출 기업에 제공함으로써, 수출기업이 적시적이고 적절한 후속군수지원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러한 지원이 결국은 무기체계 수출 자체를 뛰어넘는 K-방산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며, 수출의 모멘텀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후속군수지원관리체계가 개발되면 국내에서 운용하는 무기체계에도 적용함으로써 효율적인 총수명주기관리 또한 가능할 것이다. 관련 기관과 부서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