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하르방 문화를 가진 민족들은 저 멀리 남아메리카의 잉카에서 폴리네시아로 이동한 후 인도네시아, 필리핀을 거쳐 급기야 제주도에 도착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작성일 : 2024.05.19 06:33 수정일 : 2024.05.26 11:39 작성자 : 정치에디터 박세미
돌하르방에서 남미 잉카 민족의 유전 인자를 찾아 보자.
제주도의 돌하르방은 눈망울이 무섭게 툭 불거져 있고, 두 손은 주먹을 꽉 쥐고 있다. 한 손은 배에 대고, 다른 한 손은 가슴에 대고 어깨에는 힘을 주고 있는 듯한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돌하르방 사진을 보여 주며 돌하르방의 어느 부분이 제일 중요할 것 같으냐고 물으면 한결같이 ‘코’ 라고 대답한다. 사실은 ‘두 손’ 이 돌하르방의 키포인트다. 한 손은 배에, 다른 한 손은 가슴에 대고 있는 것은 액운을 막기 위한 표시다.
돌하르방은 제주도에서만 발견되는 제주도의 상징적인 민속 기념물이다. 왜 하필 제주도에서만 발견되는 것일까? 이 민속 기념물은 어디에서 흘러들어왔을까? 이에 대해 알아보자.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이문웅 교수가 잉카 문화의 거점인 페루에서 찍어 온 석상 사진을 보면 눈망울이 크고, 두 손은 아랫배에 대고 있으며, 가부좌를 하고 있다. 제주도의 돌하르방과 거의 비슷하다.
<페루의 돌하르방>

그렇다면 돌하르방이 잉카 문명의 본고장인 페루에서 제주도까지 어떻게 이동하여 왔을까?
남미의 페루에서 인도네시아 쪽으로 흐르는 적도 해류를 따라 이동하였고, 인도네시아에서 필리핀을 거쳐 제주도까지 이어지는 흑조 해류를 따라 왔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실제로 노르웨이 출신 탐험가인 Heyerdahl은 적도 해류가 흐르는 지역의 폴리네시아 사람들이 남미의 인디오들이 사용하는 ‘고구마’라는 말을 똑같이 사용한다는 사실에 호기심을 품고 탐험을 시작한다. 그는 페루의 카카오 항구에서 뗏목을 타고 출발한 후 100일 동안 적도 해류를 이용하여 항해한 끝에 폴리네시아에 도착하게 된다. 그의 목숨을 건 항해는 잉카 문명이 폴리네시아까지 전달되었을 가능성을 확인해 준 셈이다.
한편, 필리핀에서 큰 풍랑을 만나 표류하던 네델란드인 하멜이 제주도에서 발견된 것도 흑조 해류의 흐름과 관련이 있다. 흑조 해류는 지구의 자전 방향과 반대로 흐르는 적도 해류의 영향을 받아 생긴 해류다. 사람들은 이 해류를 따라 이동하였을 것이고, 그들 중 돌하르방 문화를 가진 민족들은 저 멀리 남아메리카의 잉카에서 폴리네시아로 이동한 후 인도네시아, 필리핀을 거쳐 급기야 제주도에 도착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실제로 이 경로에 해당하는 국가에서 돌하르방이 발견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발리 지역, 필리핀의 국립 박물관 유물 창고에서 실제 하르방을 닮은 석상이나 하르방이 부조 형식으로 새겨진 쌀독이 발견되고 있다.
<필리핀 쌀독의 하르방>

학계에서는 우리 민족은 농경 민족과 기마 민족만이 결합하여 형성되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거의 비판 없이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지금 본 것처럼 저 멀리 잉카 쪽에서 적도 해류와 흑조 해류를 타고 제주도에 도착한 돌하르방 민족은 우리 민족 DNA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사실은 우리 민족이 시작 단계부터 글로벌하게 형성되었을 가능성을 한층 높여 준다고 하겠다.
<제주도 돌하르방>

<제주 성읍리 돌하르방, 출처: 위키백과>
이번 주의 시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