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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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핵화 중간 단계에 대한 우려...

미국 대북 고위관리들의 잇따른 발언에 촉각

작성일 : 2024.03.11 02:58 수정일 : 2025.02.16 10:16 작성자 : 백자성 (100j-star@naver.com)


지난 3월 3일 '중앙일보-CSIS 포럼 2024'에서 대담 중인 Rapp Hooper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담당 선임국장(좌측), 5일 카네기 국재평화재단에서 주최한 세미나에서 발제하는 Jung H. Park 미 국무부 대북 특별부대표(우측)   ⓒ JTBC News / CARNEGIE Endowment



  미국의 고위 대북 관리들의 북한 비핵화 중간단계에 관한 잇따른 발언이 국내에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난 3월 3일부터 4일까지 진행된 'The JoongAng-CSIS Forum 2024'에서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담당 선임국장 랩 후퍼(Rapp Hooper)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을 피력하였다. 그는 빅터 차(Victor Cha)가 진행하는 대담에서 "북한이 핵무기 보유국이기 때문에 비핵화를 포기하고 위협 감축, 군비 통제 협상에 끌어들일 수 있다."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견해에 대한 질문을 받고, "미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비핵화로 가는 길에 대한 중간 단계들을 고려할 것이며, 이러한 조치들이 지역과 세계를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는 전제 하에 이루어질 것입니다. 우리는 특히 현재 한반도 정세에 비추어 위협 감소에 대해 북한과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용의가 있습니다."라고 답변하였다.

  후퍼는 중간 단계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북한 비핵화 이전에 핵 동결이나 핵 군축 등의 위협감소 조치를 취하면 제재 완화를 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결국 바이든행정부가 현실적으로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한ㆍ미 양국 정부의 공통된 목표"라고 강조하였다. 또한, "북한 정권의 핵 프로그램 완전 폐기 의지가 확인된다면 이를 이행하는 조치들이 단계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당연하며 현 정부의 담대한 구상과 같은 취지"라고 말했다.

  한편, 3월 5일(현지시각) 카네기국제평화재단에서 '북한의 전략적 변화 속에서 미국의 정책에 대한 이해(Making Sense of U.S. Policy Amid North Korea’s Strategic Shift)"라는 주제로 진행한 세미나에서 정 박(Jung H. Park) 미 국무부 대북 특별부대표도 후퍼와 비슷한 맥락의 발언을 했다. 그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간 단계 조치에 북핵 동결이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전술핵, 고체연료 및 극초음속 미사일, 무인 잠수정 등 최근 북한의 무기 관련 활동과 확산의 범위를 고려할 때 우리가 고려해야 할 무기가 많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했다. 그의 발언 또한 북한의 핵 능력이 고도화되어 가는 현실에서, 우선 능력의 확대를 동결하면서 점진적인 비핵화협상을 해나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북핵 고도화에 따른 한미 확장억제의 실효성에 대해 일각의 우려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서 미국의 탈연계화(decoupling) 이슈가 다시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잇따른 미국 고위관리들의 '중간 단계' 발언을 바이든행정부의 대북정책 변화조짐으로 판단할 어떠한 징후도 없다. 하지만, 최근의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ㆍ기술ㆍ경제적 협력 강화 등 한반도를 둘러싼 전략적 상황의 변화와 동유럽 및 중동의 상황으로 인해 미국의 글로벌전략에 일정부분 변화가 생길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중장기적 외교안보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고민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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